조현준 회장 승부수 통했다…효성중공업, 북미서 1조원 수주 '쾌거'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입력 2025.09.25 11:20  수정 2025.09.25 11:23

AI 시대 핵심 전력기기 선제적 투자로 미국 시장 입지 강화

전력기기 사업 집중 육성...초고압변압기 등 솔루션 공급으로 경쟁력 확보

북미 지역 수주액 1조원 돌파...미국 멤피스 공장 증설로 생산 거점 확대

AI·전기차 시대 맞아 초고압 전력기기 기술력으로 미국 시장 선도

조현준 효성 회장. ⓒ효성

효성중공업이 전력 수요 증가로 확대되는 글로벌 전력기기 시장에서 북미를 중심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 올해 북미 지역 수주액은 1조원을 돌파했으며 이는 전체 수주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세계 최대 전력시장인 미국에서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며 입지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회사는 최근 미국에서 연이어 대형 수주를 따냈다. 지난 6월 북미에서 초고압 가스절연개폐장치(GIS) 단일 계약 기준 역대 최대 규모를 확보한 데 이어, 미국 최대 송전망 운영사와 765kV 초고압변압기·리액터·차단기 등 대규모 전력기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 기업이 미국 765kV 송전망에 변압기와 차단기 등을 통합 패키지로 공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송전망에 설치된 효성중공업 765kV 초고압변압기. ⓒ효성

미국은 AI산업 확산에 따른 데이터센터 증가와 전기차 보급으로 전력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 이에 기존 365kV나 500kV 대비 송전 효율이 높은 765kV급 송전망이 각광받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2010년대 초부터 미국 초고압변압기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해 왔으며 이번 계약을 통해 765kV 송전망 토털 솔루션 공급 능력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현재 765kV급 변압기, 리액터, 차단기 등 주요 기기를 미국 시장에 종합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한국 기업은 효성중공업이 유일하다.


효성중공업은 미국 현지 생산 기반을 조기에 확보하며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북미 시장 대응에 나섰다. 올해 북미 지역 수주액은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으며 이는 전체 수주의 53%를 차지한다.


회사는 2020년 인수한 멤피스 공장에 지금까지 1억5000만 달러(약 2071억원)를 투자했고 현재 증설 작업을 진행 중이다. 2026년까지 시험 및 생산 설비가 확충되면 생산능력은 기존 대비 2배 수준으로 확대돼 초고압변압기 분야에서 글로벌 최대 규모 생산 거점을 갖추게 된다.


효성중공업 창원공장에서 직원들이 변압기를 조립하고 있다. ⓒ효성

조현준 효성 회장은 전력기기 사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지목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핵심 공급사로 도약하는 것을 그룹 중점 과제로 제시해왔다.


효성중공업은 글로벌 경기 둔화와 유럽 선진 기업과의 기술 격차 속에서도 미래 전력망과 스마트팩토리 관련 연구개발 투자를 지속해왔으며, 조 회장은 올해 3월부터 사내이사로 경영에 직접 참여하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신시장 개척과 사업 확장을 지원하고 있다.


조 회장은 “AI가 산업과 생활 전반에 파고들며 전력 인프라의 중요성이 한층 강화되고 있다”며 “효성중공업이 글로벌 고객들의 요구와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AI 산업의 핵심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가 필수"라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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