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펀드 위험액 현실화…정책성 펀드 투자 유인↑
ALM 매칭 활성화 검토…인프라·SOC 접근성 확대
수익 기회 커진 만큼 리스크 관리·생태계 보완 과제
금융당국이 보험사의 자본규제를 손질하며 ‘생산적 금융’ 확산의 길을 열고 있다.ⓒ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금융당국이 보험사의 자본규제를 손질하며 ‘생산적 금융’ 확산의 길을 열고 있다. 국채 위주의 안전자산 투자에 머물렀던 보험자금이 벤처·인프라 등 장기투자로 흘러갈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다만 투자 범위가 넓어지는 만큼 위험관리 부담도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공존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보험사의 지급여력제도(K-ICS·킥스) 산출 방식을 조정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핵심은 주식 위험액 산출 기준을 합리화하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비상장주식에 일괄적으로 49%의 높은 위험계수가 적용돼, 국민성장펀드와 같은 정책성 펀드를 통한 투자에도 실질적인 제약이 있었다. 앞으로는 정책성 펀드 투자에 한해 위험도를 낮게 평가해 요구자본을 줄일 수 있다.
이 같은 변화는 보험사의 투자 전략에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그간 정책적 취지에도 불구하고 자본 부담 탓에 막혀 있던 영역에서 운용 스펙트럼이 넓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벤처기업 지분이나 사회간접자본(SOC) 프로젝트 등은 높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지만, 규제의 벽 때문에 접근성이 떨어졌다는 지적이 있었다. 규제 개편은 이런 투자처로의 접근성을 높인다.
펀드 투자 방식도 현실에 맞게 바뀐다. 지금까지는 펀드 전체를 ‘고위험’으로 간주해 위험액이 과도하게 산출됐으나, 앞으로는 편입자산을 세분화해 실제 위험 수준을 반영한다.
레버리지 펀드도 약관상 최대 레버리지 비율이 아닌 실제 운용 비율을 기준으로 위험액을 산출하도록 해 불필요하게 부풀려진 자본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업계에서는 자본규제 완화가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요구자본 측정 방식이 완화되고 매칭조정 제도를 조정할 수 있게 되면, 국민성장펀드 같은 정책성 펀드 투자와 다양한 투자 구조 활용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투자 다변성과 지금보다 조금은 높은 수익률을 추구할 여지도 생긴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이와 함께 자산·부채 현금흐름 매칭조정(ALM 매칭) 제도 활성화도 추진하고 있다. 인프라펀드처럼 장기간 일정한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자산에 투자하면, 해당 수익을 부채 평가에 반영해 부채 규모를 줄일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자본 확충 효과와 장기 투자 유인이 동시에 강화되는 셈이다.
그러나 제도 개선이 곧바로 투자 확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투자가 다변화되는 만큼 위험관리도 더 중요해졌다”며 “규제 완화가 자칫 건전성을 해치지 않도록 리스크 관리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보험사 자금이 국채 밖으로 흘러가려면, 제도 개편과 함께 안정적 투자 생태계 조성과 위험관리 강화가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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