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사퇴 위해 무리수 둔 민주당

민단비 기자 (sweetrain@dailian.co.kr)

입력 2025.09.19 04:10  수정 2025.09.19 04:10

제보자 녹취록 AI 음성 '발각'

가짜 녹취 외 추가 근거 없어

"면책특권으로 가짜뉴스 선동"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조희대 대법원장의 '이재명 대통령 사건 개입' 제보를 재차 문제 삼은 가운데 제보자 녹취록이 AI(인공지능) 음성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역풍을 맞고 있다. 여기에 제보 외 추가 근거를 내놓지 못하면서 자충수를 뒀다는 비판이 나온다.


18일 야권에선 조희대 대법원장 관련 제보자 녹취록이 AI 음성임이 밝혀지자 강한 비판이 쏟아졌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유튜버가 AI 목소리로 만든 음성 파일에 흥분해 아무런 증거도 없는 음모론을 떠들어대며 사법부를 공격하는 꼴이 우스운 것을 넘어 기괴하다"고 꼬집었다.


박민영 국민의힘 미디어 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에 "유튜브발 AI 음성을 제보자 녹취록이라고 들고와 대법원장 사퇴까지 요구한 거냐? 막장도 이런 막장이 없다"며 "부승찬, 서영교 의원은 저질스러운 허위 선동으로 조희대 대법원장을 모욕한 데 똑바로 사과하시라"고 요구했다.


해당 제보는 조 대법원장이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직후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과 만난 자리에서 '이재명 사건이 대법원에 올라오면 알아서 처리한다'고 말했다는 내용이다.


지난 16일 부승찬 민주당 의원이 면책특권이 적용되는 본회의장에서 열린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언급하면서 재조명됐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이 지난 5월 1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제보 녹취록을 처음 공개했으나 그동안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런데 제보 내용이 담긴 녹취록이 AI 음성으로 드러나면서 상황이 역전됐다. 서 의원이 당시 법사위에서 공개한 녹취록이 지난 5월 10일 유튜브 '열린공감TV'가 '취재 첩보원'의 제보라며 처음 공개한 AI 음성과 똑같은 것이 밝혀지면서다. 열린공감TV는 당시 방송에서 제보 음성을 공개하면서 '해당 음성은 AI로 제작된 것으로 특정 인물이 실제 녹음한 것이 아님을 알려드린다'고 공지했다.


서 의원은 한 매체와의 통화에서 국회에서 공개한 녹취록이 AI 음성이라는 사실을 알았느냐는 질문에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제보 음성이 가짜 목소리임을 인지하지 못하고 섣불리 녹취록을 공개했을 가능성이 추측되는 대목이다.


부 의원도 제보 관련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그는 당초 '제보를 받았다'고 밝혔으나 "서 의원의 주장을 다시 언급했을 뿐"이라고 말을 바꿔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이 이재명 대통령 사건에 개입했다는 추가 근거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서 의원은 유튜브 '뉴스공장'에 출연해 제보자에 대해 "그 말을 해 준 사람이 전 정권의 고위직이죠"라고 말했으나 제보자가 누구인지를 밝히거나 추가 제보 등 증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이날 오전 정책조정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조 대법원장 의혹에 대한 추가 제보가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아직까지 확인된 건 없다"고 답했다.


민주당의 조 대법원장 사퇴 압박은 증거 부실로 동력을 잃은 상황이다. 김 대변인은 "특검·국정조사·탄핵은 의원들의 방법론적 주장이고 현재 당론으로 결정·추진하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거리를 뒀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본회의장에서 보장된 면책특권에 기대 조 대법원장을 끌어내리려 했다고 비판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허위 사실을 국회 본회의장에서 공공연하게 유포했다"며 "면책 특권 뒤에 숨어서 대정부 질문 시간을 가짜 뉴스 전파의 장으로 악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민주당은 대법원이 지난 5월 1일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이틀 만에 파기환송한 것을 두고 대선 개입 의혹을 제기하며 조 대법원장의 자진 사퇴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대법원은 전날 입장문을 내어 "대법원장은 해당 사건과 관련해 한 전 총리와는 물론이고 외부의 누구와도 논의한 바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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