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의 '유연성' 리더십…국민의힘 구심력 복원하나 [정국 기상대]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입력 2025.09.12 04:20  수정 2025.09.12 05:05

강온 양면 전략 펼치는 장동혁號

대여 협상 주도·갈등 봉합 성과

지방선거 앞둔 통합 행보 강화

당내 안정감 높였단 평가도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9일 오전 국회에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교섭단체대표연설 직후 관련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특유의 유연한 리더십을 발휘하면서, 계파 갈등으로 어수선하던 당 분위기가 한층 가라앉고 안정적인 기반을 되찾아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여당 사이에서 철저히 지워졌던 국민의힘이 협상 테이블에 복귀해 제1야당으로서의 요구를 관철시킨 것도 장 대표의 강온 양면 전략이 효과를 내고 있다는 방증으로 읽힌다.


이재명 대통령은 1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을 강화하는 세제개편안에 대한 입장을 사실상 철회했다. 이 배경에는 장동혁 대표의 제언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상장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보유액 50억원으로 현행 기준을 유지하겠다"며 "(주식양도세) 50억을 이야기했는데 장동혁 대표가 말하길래 그때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고 밝혔다.


이어 "협치라는 게 무조건 적당하게 인정하고 봉합하는 거랑 다르다고 생각한다. (협치는) 타당한 (야당의) 주장을 수용하는 것"이라며 "진정한 의미의 협치, 대화가 있으면 좋겠다. 부당한 걸 서로 관철하려고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강성 지지층과 강경파 의원들의 반발로 3대 특검법 개정안 합의는 최종적으로 무산됐지만, 전날 여야 합의를 이끌어내며 적극적인 협상 국면을 열어 젖힌 것은 장동혁 대표의 성과로도 평가됐다. 친여 강성 지지층의 광분으로 결실을 맺진 못했으나, 국민의힘이 공식 협상 테이블에 앉아 주도적으로 의견을 관철할 수 있는 토대를 닦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것이다.


전당대회 시절 선명성을 앞세웠던 장 대표가 최근 들어 중도 노선을 모색하며 정부·여당과의 소통에서도 강온 양면 전략을 병행하는 모습이 두드러진다. 혁신파 인사를 향해 날 선 메시지를 보낸 적도 있었지만, 실제 당 운영에서는 배척보다 포용에 무게를 두고 지방선거를 앞둔 통합 전략을 가동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친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김형동 의원을 정책위 수석부의장에 기용한 결정이 이런 흐름을 보여준다.


한동훈 전 대표가 휩싸인 당원게시판 의혹과 관련해 장동혁 대표가 진상 규명 의지를 밝히긴 했지만, 실제 조사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이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친한계 세력을 배제한 채 승리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현실 인식 속에서 통합 의지를 드러낸 행보로 해석된다.


이 같은 변화 속에 당내에서는 이전과 달리 불필요한 잡음이 줄고 계파 갈등으로 인한 소란도 한층 가라앉았다는 안정감을 체감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국민의힘 재선 의원은 "다른 사람들이 (대표로) 있을 때보다 (당 상황이) 나아졌다"며 "장 대표의 전달력이 좋기도 하고, 메시지가 잘 전달되기도 하니 당이 안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대여투쟁과 관련해서도 사실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수단들이 제약돼 있는 데 가능한 범위 내에서 적극적으로 나서며 메스컴의 주목을 받고 있다"며 "당을 잘 운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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