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 무패 홍명보호, 짓누르는 홈경기에서도 달라질까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5.09.11 08:19  수정 2025.09.11 09:24

지난 9월 부임 후 원정서 5승 2무 무패 행진

홈에서는 팬들 비난 여론 의식, 부담 안고 경기

홍명보호는 원정서 무패 행진 이어가고 있는 반면, 홈에서는 큰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미국 원정 2경기서 1승 1무로 부임 후 원정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홍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10일(한국시각)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의 지오디스파크에서 열린 멕시코와의 친선 경기서 2-2로 비겼다.


대표팀은 전반 22분 라울 히메네스에게 선제골을 내줬으나 후반 들어 손흥민과 오현규의 연속골이 나오며 승부를 뒤집었고, 종료 직전 산티아고 히메네스에 동점골을 얻어맞으며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이로써 지난 7일 미국전 2-0 승리에 이어 멕시코전 2-2 무승부까지 9월 A매치서 1승 1무의 성과를 낸 뒤 해산했다. 대표팀은 다음 달 열리는 10월 A매치서 브라질, 파라과이를 홈으로 불러들여 평가전을 갖는다.


대표팀은 홍명보 감독이 지난해 9월 사령탑에 부임한 뒤 15전 9승 5무 1패의 전적을 기록 중이다. 눈여겨볼 부분은 홈보다 원정에서 더욱 강하다는 점이다.


먼저 홍 감독은 부임하자마자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에 곧바로 돌입했다.


하지만 홈에서의 경기력이 형편없었다. 지휘봉을 잡고 치른 첫 경기 팔레스타인전에서 졸전 끝에 0-0으로 비긴 대표팀은 오만, 요르단 원정서 2연승을 거둬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이후 대표팀은 예선 총 전적 6승 4무를 기록하며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다만 홈과 원정에서 냉온탕을 오간 게 흠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부임 당시 홍명보 감독이 축구팬들로부터 환영을 받지 못한데다 정몽규 축구협회장을 향한 여론 또한 차가워 홈경기가 열릴 때마다 이들을 비판하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부담은 오롯이 선수들에게 전달됐다. 일부 선수들은 경기 후 대표팀을 비판하는 팬들과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고 홍명보 감독 또한 지난 3월 요르단전이 끝난 뒤 “선수들이 홈경기서 부담을 갖고 있다. 경기에 집중할 수 없는 분위기도 있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대표팀은 오히려 중동 원정에서 4승 1무(홈 2승 3무)의 호성적을 얻을 것을 바탕으로 월드컵 진출을 확정했다.


홍명보 감독 부임 후 대표팀 성적. ⓒ 데일리안 스포츠

이후 7월에는 개최국 자격으로 일본, 중국, 홍콩이 참가한 동아시안컵을 치렀다. 결과는 2승 1패. 몇 수 아래인 중국, 홍콩전에는 손쉽게 승리를 거뒀으나 한일전을 패하며 안방서 우승 트로피를 내주고 말았다. 홍명보 감독 부임 후 첫 패배였고 대회의 총평 또한 실패로 귀결됐다.


대표팀은 9월 A매치 기간, 월드컵 본선 현장 적응을 위해 미국으로 향했다. 상대 역시 월드컵 개최국인 미국, 멕시코로 정해지며 최고의 스파링 상대를 골랐다.


원정에서의 대표팀은 이번에도 강했다. 미국전서 2-0 승리하더니 북중미 축구의 맹주 멕시코전마저 2-2 무승부를 거뒀다. 특히 최근 소속팀을 옮긴 손흥민이 2골-1도움을 올리며 건재함을 과시했고, 홍 감독이 밀어붙이고 있는 쓰리백 전술도 견고함을 자랑했다.


홍명보호는 다음달 10일 브라질, 14일 파라과이와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친선전을 펼친다. 해외파까지 모두 소집돼 홈경기를 치르는 것은 지난 6월 쿠웨이트전 이후 4개월 만이다. 그 사이 싸늘했던 축구팬들의 여론이 바뀌었을지, 선수들 또한 부담을 내려놓고 경기에 집중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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