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차세대 HUD' 들고 유럽행… "가상이야? 실제야?" [IAA 2025]

데일리안 뮌헨 =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입력 2025.09.09 06:47  수정 2025.09.09 07:05

현대모비스, IAA2025서 프라이빗 부스 꾸려

신기술로 유럽 고객 '정조준'… "獨 OEM 관심 많아"

올해 최초 '슬로프 AR HUD' 공개… 현실감 높여

조작계 눈돌릴 필요 없이 전면 유리 보며 기능 조작

8일(현지시간) 독일 뮌헨 메쎄홀에서 열린 IAA(뮌헨 모빌리티쇼) 2025에 마련한 현대모비스 프라이빗 부스 내 전시된 데모카 '엠빅스'.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현대모비스가 유럽 자동차 제조사들로부터 계약을 따내기 위해 무기를 잔뜩 챙겨 독일로 향했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폭스바겐그룹 등 쟁쟁한 완성차 제조사들이 포진한 만큼, 그간 공개하지 않았던 신기술을 올해 처음 유럽에서 선보이고, 기술력을 알리겠다는 목표다.


현대모비스는 8일(현지시간) 독일 뮌헨 메쎄홀에서 열린 'IAA(뮌헨 모빌리티쇼) 2025'에서 프라이빗 부스를 꾸렸다. 현대모비스가 IAA에 참가한 것은 올해로 3번째다.


현대모비스는 IAA, CES(국제 가전 박람회) 등 글로벌 주요 전시회에서 일반 관람객에게 오픈된 전시보다는 프라이빗 부스에 무게를 두고 운영해왔다. 글로벌 완성차 고객들에 대한 맞춤형 제품 소개로 고급스러운 브랜드 경험을 제공해, 실제 수주 성과로 직결시키기 위해서다.


올해 IAA 프라이빗 부스에서는 평년보다 더 각별히 신경쓴 모습이 역력했다. 보쉬 등 주요 부품 경쟁사 대비 가격 경쟁력에서 뒤쳐진 상황에서 기술력을 무기로 경쟁하는 만큼, 전동화와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강조하는 데 힘을 실었다.


IAA는 전세계 4대 모터쇼로 꼽히는 유럽 최대 모터쇼로, 실제 올해 전동화,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전환 시대에 맞춰 AI, 자율주행을 기반으로 한 신차들이 대거 공개됐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폭스바겐그룹 등 현지 업체는 물론 한국, 중국, 일본 등 쟁쟁한 브랜드들이 경쟁하는 주요 시장인 만큼, 기술력에 대한 니즈도 상당하다.


8일(현지시간) 독일 뮌헨 메쎄홀에서 열린 IAA(뮌헨 모빌리티쇼) 2025에 마련한 현대모비스 프라이빗 부스 내 전시된 '슬로프 AR HUD'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특히 올해 현대모비스의 프라이빗 부스에는 그간 선보인 적 없던 신기술도 처음으로 공개됐다. 차세대 헤드업 디스플레이(HUD)인 '슬로프 AR HUD'다. 기존 수직으로 표시되던 주행정보와 그래픽을 눕힌 형태로 개발해 주행 정보가 도로에 붙어 표시되는 것처럼 보이도록 한 기술이다. 고속도로 출구 주변 색상 유도선을 보는 것과 같은 생동감있는 정보 제공이 가능하다.


부스를 찾은 OEM 관계자들의 관심도 상당하다. 이미 BMW 등에서 유사한 기술을 양산차에 적용하고 있지만, HUD의 진화에 대한 니즈가 여전하다는 의미다. 슬로프 AR HUD의 경우 이미 지난달 열린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북미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수주에 성공했으며, 현재 2028년 양산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누워 있는 이미지를 가진 HUD가 저희가 최초 기술은 아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좀 더 주목을 받을 수 있는 이유는 AR 엔진 소프트웨어가 들어가기 때문에 아이 트래킹도 가능하다"며 "사용자의 눈을 따라서 움직이기 때문에 훨씬 더 정교하게 입체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장점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모비스 홀로그래픽 윈드쉴드 디스플레이를 관람객이 체험하고 있다.ⓒ한국자동차기자협회

EV9 실차를 기반으로 제작한 데모카 '엠빅스'도 호응이 뜨겁다. 이 데모카에는 현대모비스가 전세계 최초로 개발 중인 '홀로그래픽 윈드쉴드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는데, 운전석과 조수석 전면의 유리창을 통째로 디스플레이처럼 활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독일 자이스의 광학 필름 기술을 이용해 빛을 원하는 방향으로 회절시키는 원리다. 차량 전면 유리에 대형 스크린이 띄워진 듯한 착시 효과를 불러일으킨다.


흥미로운 점은 슬라이더블 디스플레이와 함께 사용할 때 완벽한 '안전 운전'이 가능해진다는 점이다. 슬라이더블 디스플레이는 중앙부터 미끄럼틀처럼 곡선으로 개발된 디스플레이로, 디스플레이를 보다 넓게 사용하면서도 꼭 필요한 기능은 햅틱 기술이 적용된 바를 통해 손쉽게 조작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슬라이더블 디스플레이에 위치한 햅틱 바를 조작하면 전면 유리에 탑재된 '홀로그래픽 윈드쉴드 디스플레이'에 기능이 즉각적으로 표시된다.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이 햅틱 바는 전면 홀로그래픽 윈드쉴드 디스플레이와 연결돼 햅틱 바를 눈으로 보지 않아도 앞 유리창에 볼륨을 줄이거나, 음악을 넘기는 등 조작이 즉각적으로 표시된다. 운전 중 전면을 응시하면서 필요한 기능을 조작할 수 있어 안전한 운행에도 크게 도움이 된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운전 중에 터치 조작을 해야하다 보니 최근 터치 디스플레이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높아지고 있는데, 햅틱 반응으로 운전자는 조작이 잘 되고 있다는 걸 바로 알 수 있고, 전면 유리에 바로 표시가 되기 때문에 운전 중에 시선을 떼지 않아도 조작을 쉽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IAA 2025 현대모비스 부스 전경ⓒ한국자동차기자협회

전기차 배터리 시스템(EV BSA)과 하이브리드 배터리 시스템(HEV BSA),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BSA) 등 현대모비스의 전동화 역량을 대표하는 풍부한 배터리 시스템 포트폴리오도 전시됐다.


구동모터와 인버터, 감속기를 통합 모듈화한 ‘EDU 3-in-1’과 차량 사양별 다양한 라인업을 갖춘 ICCU(통합충전제어장치), 각 바퀴에 전기모터와 브레이크, 기어 등을 통합해 4륜 독립 구동이 가능한 '인휠 시스템' 등도 전동화 시대에 걸맞는 핵심 기술들이다.


프라이빗 부스와 별개로 일반 관람객에게 공개하는 퍼블릭 전시도 마련했다. 독점 기술인 '홀로그래픽 윈드쉴드 디스플레이'의 이해를 돕는 체험 차량을 마련해 소비자들이 직접 실주행시 편리함을 미리 경험해볼 수 있도록 했다.


슬라이더블 디스플레이.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