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전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호소했던 MBC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씨의 1주기를 앞두고 오씨의 어머니가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
오씨의 어머니 장연미씨는 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쌍하게 죽은 내 새끼의 뜻을 받아 단식을 시작한다. MBC를 용서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장씨는 "오요안나가 떠난 지 1년이 다 되어 간다. 하루하루 피 끓는 시간 속에서 겨우겨우 살아내고 있다"며 "부끄러운 엄마가 되지 않으려고 힘겹지만 견디고 있다"고 했다.
이어 "요안나는 너무너무 살고 싶어 했다. 얼마나 살려고 노력했는지 모른다"면서 "제가 그만두라고 했는데도 꿈이 있어서 끝까지 하겠다고 한 아이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런데 책임지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고 절규했다.
장씨는 "MBC는 요안나가 죽은 후 부고조차 내지 않으며 모른 척했고, 자체적으로 진행한 진상조사위원회 결과도 공개하지 않았다"며 "MBC와 두 번 만나 요구안을 전달하며 문제 해결을 요구했지만 성의도 없고 해결 의지도 없었다"고 오열했다.
2021년 MBC 공채 기상캐스터로 입사한 오씨는 지난해 9월 세상을 떠났다. 오씨의 휴대전화에서는 동료 기상캐스터들에게 괴롭힘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긴 원고지 17장 분량의 유서가 나왔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5월 특별근로감독 결과, 오씨에 대한 괴롭힘이 있었다고 결론 내렸다. 다만 오씨의 신분이 근로자가 아닌 '프리랜서'인 점을 들어 '직장 내 괴롭힘'은 인정되지 않았다.
MBC는 괴롭힘 의혹에 거론된 기상캐스터 A씨와의 계약은 해지했으나, 다른 기상캐스터들과는 재계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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