羅, 법사위 오자마자 추미애와 '설전'
강경 발언 있지만 당내선 '긍정 평가'
타 이슈에 전선 펴며 '여론전' 이끌어
당내선 "훌륭한 중진들 역할 해줘야"
국민의힘이 법제사법위원회 간사로 합류한 5선 중진 나경원 의원 효과를 보고 있다. 말꼬리를 잡히면서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확실히 국민들의 시선을 잡아끄는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당 안팎에선 당내 중진 의원들이 더 큰 역할을 통해 당의 전투력을 끌어올리는데 일조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나경원 의원은 4일 국회 법사위에서 열린 검찰개혁 공청회에서 재차 야당 간사 선임 안건 상정을 요청하며 추미애 법사위원장을 몰아붙였다. 나 의원은 "지난번 법사위에서 위원장의 회의 진행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국회법 정신을 이렇게 무시하는 걸 보며 이게 바로 의회독재구나 생각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간사 선임은 국회법에 규정돼 있다"며 "위원장이 마음대로 간사 선임안을 안 올려주고, 1반 반장을 뽑는데 왜 2반 반원들이 뭐라고 하느냐"고 덧붙였다. 이에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5선씩이나 되면서 신상발언과 공청회 관련한 주제를 벗어났다는 것도 구분을 못 하느냐"고 비난하자, 나 의원은 "발언을 취소하라"며 재차 다그쳤다.
앞서 나 의원은 추 위원장을 상대로 지난 2일에도 같은 이유로 맹공을 가한 바 있다. 법사위로 사보임된 뒤 처음 열린 전체회의에 참석한 나 의원은 "여야 합의 정신이 존중되는 국회가 돼야 하는 것이 첫 발자국인 만큼 간사 선임의 건을 먼저 올려달라"고 요청했지만, 추 위원장이 이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검찰개혁 공청회 계획서 채택의 건만을 심사했기 때문이다.
이에 나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합의는 커녕 어떠한 협의도 없었다. 국회법과 오랜 국회의 역사와 관례, 의회민주주의를 짓밟는 민주당의 만행이 계속되고 있다"며 "어제도 추 위원장은 국민의힘 의원들에게는 발언권 자체를 제한했다. 이게 국회냐, 북한식 민주당 인민회의냐"라고 추 위원장을 강하게 질타했다.
당내에선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일단 '나경원 전면 배치'는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다소 과한 발언이 있었던 건 인정하지만, 이 역시 추 위원장이 당연히 해줘야 하는 걸 해줬다면 일어나지조차 않았을 일"이라며 "이걸 이슈화를 시키면서 여론전을 이끌어낸 건 분명히 나경원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CBS라디오 '뉴스쇼'에 출연해 "그 이전에 추 위원장의 일방적인 법사위 운영이라는 것도 정말 우리 국민이 봐야 된다"며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다. 이것은 국회가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뿐만 아니라 나 의원은 다수 이슈에 대해 전선을 펼치며 활약하고 있다. 최근 서울법대 82학번인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이 같은 82학번 동기인 자신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을 겨냥해 "뻔히 알면서 윤석열·김건희에게 머리를 숙이고 아양·아부했다"고 난사한 것에 대해, 나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이젠 이재명에 머리 숙이고 아부해 감방을 탈출한 것이냐. 본인의 경험담이냐"고 반격했다.
이와 관련해 국회 국방위원장인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나 의원이 추 위원장이나 여당의 독주에 대해서 제동을 걸어야 되겠다. 상징적으로 나라도 나서야 되겠다 해서 자원한 거라고 생각한다. 너무 잘하신 일"이라며 "나 의원이 나서셔서 대립각이 서지 않느냐. 이게 당을 위한 이게 헌신인데 그런 면에서 나 의원의 리더십이 굉장히 빛났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처럼 나경원 효과가 나오면서 당 안팎에선 중진들의 역할론이 재차 대두되는 모양새다. 정치·정무 경험이 풍부한 당내 중진들이 전면에 나서 전투를 이끌고 방향을 잡아줘야 소수야당이라는 한계와 정부·여당의 공세에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에서다.
이에 장동혁 대표도 지난달 28일 나 의원이 법사위 간사직을 수락한 것을 환영하며 페이스북에 "이번 정기국회 대정부질문 등에서 중진의원들의 더 큰 활약을 기대한다"고 요청하기도 했다.
또다른 국민의힘 의원은 "초·재선의 패기도 있지만 중진의 경륜도 당을 운영하는데 매우 중요한 일"이라며 "훌륭한 길을 걸어오면서 엄청난 경험을 갖고 계신 중진들이 우리 당에도 있다는 걸 확실히 좀 보여줘야 한다. 적절한 위치에서 역할을 좀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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