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트럼프에 '피스메이커' 역할 요청…정상회담 실질 화두는 北

김은지 기자 (kimej@dailian.co.kr)

입력 2025.08.26 03:51  수정 2025.08.26 04:02

李 "남북관계 풀 수 있는 유일한 인물"

트럼프 "김정은 올해 안 만나길 바래"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뉴시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한미 정상회담에서 가장 많이 거론된 인물 중 한명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피스메이커'라 지칭하며 한반도 평화 구상을 거듭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만날 것을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가급적이면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분단 국가로 남아 있는 한반도에 평화를 좀 만들어달라"며 "김정은과도 만나고 북한에 트럼프 월드도 하나 지어서 거기서 골프도 칠 수 있게 해 주시고, 그래서 전 세계가 인정하는 평화의 메이커로서의 역할을 꼭 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아울러 "세계 지도자 중에, 전 세계에의 평화 문제에 (트럼프) 대통령처럼 관심을 갖고 실제로 성과를 낸 경우는 처음으로 보인다"며 "유럽·아시아·아프리카·중동 등 여러 곳에서의 전쟁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역할로 휴전하고 평화가 찾아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 "(트럼프) 대통령 덕분에 한반도 관계가 매우 안정적이었는데, 그 이후 대통령께서 미국 정치에서 잠깐 물러선 사이에 북한이 미사일도 많이 개발했고 핵폭탄도 많이 늘어났다"며 "진척된 것 없이 한반도 상황이 정말 많이 나빠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얼마 전 김여정(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미국과 나를 비난하는 발언을 할 때도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의 특별한 관계는 의심하지 않는다고 했다"며 "기다리고 있다는 뜻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나의 관여로 남북 관계가 잘 개선되기는 쉽지 않은 상태"라며 "실제로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은 트럼프 대통령"이라고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피스메이커를 하면 나는 페이스메이커를 하겠다"며 한반도 평화 구상에 함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김 위원장과의 관계와 대화 의지를 거듭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만나 달라는 이 대통령의 요청에 이르면 올해 안에 만나고 싶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올해 아니면 내년에 그(김 위원장)를 볼 것이냐'는 취재진 질의에는 "나는 많은 사람을 만나고 있다. 그래서 말하기는 어렵지만 올해 그를 만나고 싶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과의 회담에 앞서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이뤄진 취재진 질의응답에서도 "나는 북한의 김정은과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면서 "언젠가 다시 볼 것이다. 그를 만나는 것을 고대하고 있다. 그는 나와 아주 잘 지냈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집권 시절 김 위원장과 두 차례 정상회담을 가졌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나는 그를 여동생(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을 제외한 누구보다도 잘 안다"고 강조했다.


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외에 양국의 조선업 협력인 일명 '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카드 등을 염두에 둔 발언도 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에서) 조선 분야뿐 아니라 제조업 분야에서도 르네상스가 이뤄지고 있고, 그 과정에 대한민국도 함께하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것이 우리 (트럼프) 대통령의 꿈으로, 미국이 다시 위대하게 변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특검 수사가 미군기지 등을 상대로 진행됐다고 비판한 데 대해서는 "미군을 수사한 것이 아니라 부대 안에 있는 한국 군의 통제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했나 확인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친위 쿠데타로 인한 혼란을 극복한지 얼마 안 된 상태이고 내란 상황에 대한, 국회가 임명한 특검에 의해 사실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물론 내 통제 하에 있진 않지만 대한민국 검사가 하는 일이 팩트체크"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나중에 조금 더 자세히 설명드리겠다"고 덧붙였다.


두 정상은 백악관 웨스트윙 캐비닛룸에서 오찬을 겸한 비공개 회담을 이어갔다.


한편 한미 정상회담은 당초 이날 낮 12시 15분(한국시간 26일 오전 1시 15분)으로 예정됐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오전 10시 행정명령 서명 일정이 지연되면서 이 대통령도 이에 맞춰 백악관에 도착했다. 한미 정상회담은 예정보다 30분쯤 늦게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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