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신드롬을 일으킨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흥행이 이제 전통문화 소비로 확장되며 또 다른 의미를 더하고 있다.
20일 오후 진행된 아리랑 국제방송 특별 프로그램 '케이팝 더 넥스트 챕터'(The Next Chapter)에는 이재명 대통령, 넷플릭스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 매기 강 감독, 트와이스 정연과 지효, 김영대 음악 평론가, 프로듀서 알티가 참석했다.
이 프로그램은 케이팝의 세계적 위상과 글로벌 콘텐츠의 가능성을 조망하고 케이팝의 발전을 위한 여러 구상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현재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공개 후 누적 조회수 2억 1050만 회, 시청 시간 3억 5090만 시간을 기록 중으로 역대 넷플릭스 영화 부문 2위를 달리고 있다.
메기 강 감독은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20년 넘게 일하며 늘 한국 전통문화를 담은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싶었다. 특히 한국의 무속신앙, 예를 들어 저승사자나 굿 같은 전통은 독특하고 주류 매체에서 잘 다루지 않은 주제였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케데헌' 이야기를 떠올리게 됐다"라고 기획 배경을 전했다.
그는 "당시 여러 스튜디오에서도 한국 문화를 다루려는 관심이 있었고 케이팝 역시 주목받고 있었다. 전통과 케이팝을 결합하는 콘셉트가 흥미로웠고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있었다"라며 "제 딸 이름이 루미라 루미 캐릭터와 연결되면서 더 각별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캐릭터 디자인에 대해서는 "한국 전통 갓과 한복 이미지는 상징적이고 멋지다. 요즘 아이돌 무대에서 이런 전통의상을 차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영화에서도 뮤직비디오처럼 조명과 색감을 활용해 패션 화보 같은 비주얼로 구현했다. 애니메이션으로는 처음 시도된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케데헌' 흥행과 국립중앙박물관 굿즈의 인기가 맞물리며 전통문화 소비가 새로운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뮷즈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16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56% 늘어났다. '케데헌'의 글로벌 흥행이 전통문화 분야에도 직간접적인 파급 효과를 일으키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김영대 음악 평론가는 "이번 영화는 단순한 한국 영화 상영을 넘어,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과 연계된 굿즈 판매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는 음악이 국적, 나이를 초월해 직관적으로 즐길 수 있는 힘이 됐다. 팬들은 단순히 콘텐츠를 소비하는 게 아니라, 그 문화를 자기 것으로 흡수하려 했다. 의상, 음식, 작은 소품까지도 팬덤 문화로 확장된다. 그렇게 케이팝과 한국 전통문화가 맞닿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 영화가 흥행에 그치지 않고 한국 문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증명했다는 평가와 관련해 김 평론가는 "더 이상 재해석한 한국을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 오히려 한국적인 것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더 큰 힘을 발휘한다. 디즈니의 '렛잇고'(Let it go)처럼 '골든'(Golden)을 똑같이 문화적인 코드로 재미있게 즐기고 있다. 더 이상 우리 것을 어떻게 보여줘야 외국 사람들이 봐줄까 고민하기보단, 최대한 한국 사람이 갖고 있는 걸 그대로 보여주는 게 진정성과 정체성을 보여줘야 한다. 이걸 조화롭게 보여주는 게 좋은 방법 같다"라고 밝혔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