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급식, 제한된 무상 지원…정책 전환 필요성 커져

김소희 기자 (hee@dailian.co.kr)

입력 2025.07.25 10:52  수정 2025.09.08 15:30

취약계층 중심 무상 우유급식…일반 학생은 자부담

일선 학교·일부 지역 “모든 아이에 영양 지원 필요”

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 서울우유가 진열돼 있다. ⓒ뉴시스

정부가 운영하는 학교 우유급식 사업은 현재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한부모가정 자녀 등 취약계층 학생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일선 학교와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우유급식이 특정 계층에 한정돼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성장기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한 무상 우유급식 확대의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전국 급식률 줄어든다지만…일부 지자체는 자체 예산 투입해 확대 중


25일 학교우유급식 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우유급식률(학생기준)은 30.8%다. 10년 전인 2014년까지만 해도 우유급식률은 53.2%를 기록했다. 10명 중 5명은 우유급식을 먹었으나, 10년 새 10명 중 3명만 섭취하고 있는 셈이다.


학교 우유급식은 성장기 학생들에게 필요한 영양소 공급과 우유 음용습관 조기 형성을 위해 교육 일환으로 실시하는 단체 급식이다. 조기에 형성된 우유 음용습관으로 우유 소비와 국가 식량 정책에 기여할 수 있다는 효과도 도모할 수 있다.


성장기 아이들 영양 공급과 낙농 산업 발전 등을 위해 시행되고 있는 학교 우유급식률이 떨어지고 있는 데에는 대체재 존재, 유당불내증 등 체질상 문제, 교육적 설득 문제, 보편급식 미비 등이 존재한다.


일부 성장기 아이들은 두유, 요구르트, 탄산 등에 더 익숙해 우유를 거부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또 우유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저하돼 왜 먹어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취약계층 대상 등 일부만 무상으로 우유를 지원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보편급식으로 시행되지 않으니 일반 가정은 자부담이 발생해 참여율이 낮을 수밖에 없다. 정부에서 시행하는 학교 우유급식 무상지원은 기초생활수급자, 취상위계층, 한부모가족, 특수교육대상자, 국가유공자 자녀 등으로 제한돼 있다.


그럼에도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자체 예산을 투입해 학교우유 급식을 모든 학생 대상으로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는 전체 초등학생 대상으로 우유급식을 확대해 제공하고 있다. 2011년부터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은 학교급식 안에 우유급식을 포함시켜 무상급식으로 지원하고 있다. 우유급식에 들어가는 예산은 서울시가 30%, 서울시교육청이 50%, 자치구가 20% 부담한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취약계층 중심이 아니라 학교급식에 우유급식을 포함해, 전체 초등학생 대상으로 자체 예산을 투입해 우유급식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성장기 아이들 칼슘 공급 등 영양 공급을 위해 지원 중”이라고 설명했다.


전라남도도 성장기 청소년 건강 증진과 낙농가 경영 안정을 위해 올해 지자체 예산 약 111억원을 투입해, 전체 초등학생에게 학교우유 무상급식을 추진하고 있다. 전남도가 전체 초등생 대상 학교우유 무상급식을 진행하고 있는 건 올해까지 5년째다. 전남지역 학교우유 급식률은 약 80%(2023년 기준)로 전국 평균(30%)보다 약 2.5배 높다.


전남도 관계자는 “학교우유 급식 기본적인 취지가 성장기 학생들에게 건강을 증진하고, 우유 소비 기반도 확대해 낙농산업 발전을 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취약계층 학생들에게만 한정해 지원하는 것보다는 모든 아이들에게 우유급식을 지원하는 게 좋겠다는 정책전 판단 아래 5년째 자체 예산을 투입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 시내 한 매장 우유 진열대에 우유가 판매되고 있다. ⓒ뉴시스
“선진국처럼 우유급식도 보편 제도화돼야”


전문가와 현장 교사도 성장기 아이들에게 우유 섭취를 지원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이영우 한양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학교우유급식이 학생들의 선택을 강요한 시대착오적 정책이라곤 하지만 우리나라는 EU, 미국, 일본 등과 달리 학교급식과 학교우유급식이 분리돼 있다”며 “즉, 학교장 재량에 따라 우유급식 여부가 결정돼 우유급식을 실시하지 않는 학교의 학생은 우유급식을 선택할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학교우유급식 제도가 만들어주는 섭취 환경은 청소년기의 건강한 습관 형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며 “초등학교부터 중·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우유 섭취를 자연스럽게 이어갈 수 있는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임선 노량진초 영양교사도 “우유급식을 통해 아동기에 우유 섭취 습관을 형성함으로서 성장기 필수 영양소인 칼슘, 단백질 등을 섭취할 수 있게 한다”며 “특히 초등학생들도 아침 결식률이 점점 증가하고 있는데 오전 간식으로 제공되는 우유가 이를 보완해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불만 등이 나오지만 그럼에도 우유급식 제도는 필요하다”며 “우유는 양질의 칼슘과 단백질 등을 손쉽게 섭취할 수 있고, 성장기 학생들의 튼튼한 뼈 형성을 위해 우유급식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낙농업계에서도 학교우유급식 제도개선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낙농육우협회는 자유무역협정(FTA) 관세철폐 대비 국내산 우유 및 유제품 공급을 위한 기반유지 대책으로 낙농분야 대선공약 3대 요구사항을 발표한 바 있다. 그중 사회적 비용 절감과 보편적 복지를 위한 공공 우유급식 제도화가 포함돼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유럽연합(EU), 미국, 일본 등 선진국과 달리 학교급식과 학교우유급식을 분리하여 실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유급식을 실시하지 않는 학교의 학생은 우유급식 기회가 박탈되는 것이나 다름없다. 성장기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과 발달을 위해서라도 학교급식과 학교우유급식이 통합되어 실시될 수 있도록 정책적 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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