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에 푹 빠진 북한 'AI 열풍'…지능형 로봇도 교육에 이용

맹찬호 기자 (maengho@dailian.co.kr)

입력 2025.07.11 04:20  수정 2025.07.11 04:20

대학에 인공지능 학과 신설 추진…챗GPT 연구도

김일성종합대학 연구자료에 나온 챗GPT ⓒ조선의소리·연합뉴스

북한이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에 발맞춰 대학 교육 체계 개편에 나섰다. 김일성종합대학을 포함한 주요 고등교육기관에 AI 관련 학과를 신설하고, 챗GPT를 비롯한 최신 기술에 대한 연구도 본격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달 말 열린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12차 전원회의 확대회의에서 교육구조 혁신 방안이 논의됐다고 지난 9일 밝혔다.


신문은 "올해 대학들에서 학부·학과들을 통합 정리하고 새로운 학과들을 내오기 위한 사업을 적극 벌리였다"면서 인공지능 기술 관련 학과의 신설과 같은 혁신을 앞세워야 인재를 키워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해킹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알려진 기술력을 보유한 만큼 AI 분야에서도 그 연장선으로 관심을 보였다.


앞서 북한 명문 김일성종합대학 홈페이지 '룡남산'에는 지난달 27일 김일성대 인공지능기술연구소가 "GPT 기술을 이용해 사람들의 정신 노동까지 대신하는 높은 목표를 내세웠다"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김일성대 인공지능기술연구소는 지난 2월 북한 대외선전매체 '조선의 소리'와 인터뷰에서 미국의 '오픈AI'가 개발한 대화형 인공지능(AI) 서비스 챗GPT를 사용하는 모습을 노출한 바 있다.


당시 한철진 김일성대 박사는 "선진 기술을 깊이 있게 습득할 수 있는 묘리와 그것을 우리의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고 언급했다.


북한의 대표적인 정보기술 연구기관인 '중앙과학기술통보사'도 최근 발간한 격월간지 '과학의 세계' 최신호(2025년 제2호)에서 '인공지능의 오늘과 내일' 특집을 통해 챗GPT를 다각도로 조명했다.


연구자 김설경은 기고문에서 GPT-4는 기계가 인공지능을 갖추었는지 판별하는 실험인 '튜링 테스트'를 이미 통과한 상태라면서 "앞으로 챗GPT를 비롯한 인공지능의 성능이 보다 높아져 사람의 예상을 초월하는 속도로 지능 수준이 높아지리라는 것은 틀림없다"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AI 기술이 글로벌 기술 흐름에 뒤처지지 않기 위한 전략이자, 체제 유지와 첨단 기술을 활용한 대외 공작 등에 실질적으로 활용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하고 있다.


다만 북한은 대부분의 주민이 외부 인터넷에 접근할 수 없고 오픈AI는 북한 IP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고 있을 가능성이 커 일반적인 방법으로 사용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지능형 로봇도 교육에 투입…과학기술 드라이브
북한 대외선전매체 '내나라'는 경흥정보기술교류소가 유치원, 소학교, 초급중학교, 고급중학교용 지능형로봇을 개발해 교육 부문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5월 17일 보도했다. ⓒ내나라 캡처

북한은 지능형 로봇을 전방위 교육 현장에 투입하면서 과학기술 기반 교육에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교육용 로봇을 통해 창의력, 문제해결력, 협동심 등 다양한 능력을 배양하겠다는 전략이 담긴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은 지능형 로봇을 교육에 활용하고 있다고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가 9일 보도했다.


지능형 로봇은 음악 영재들이 다니는 경상유치원, 수재학교로 알려진 동평양제1중학교, 남포초등학원 등에 도입돼 호평을 받고 있다고 조선신보는 전했다.


특히 경상유치원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가 졸업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곳에서 로봇 교육이 실시된다는 점은 상징적 의미도 크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달 15일 '교육용 로보트' 제목의 기사에서 "교육용 로보트를 집체적으로 조립, 조종하면서 창조력과 함께 협조정신·발표능력·지도능력 등의 자질을 갖추게 되며 교육용 로보트 경기를 통하여 문제 처리 능력을 높여나가게 된다"고 소개했다.


로봇 제작사인 경흥정보기술교류연구소의 현대화연구실장 리진혁은 지난 5월 대외선전매체 '내나라'에 "로보트의 동체를 구성하는 각이한 부분품들을 설계 제작하였으며 로보트 조종 장치와 조종 프로그람도 개발했다"고 전했다.


북한이 로봇 활용 교육에 집중하는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래 강조되는 '스템 교육(STEM, 과학·기술·공학·수학)'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외래어를 배격하는 북한이 '스템'이라는 영어식 표현과 개념만은 관영매체에 그대로 쓸 정도로 관련 교육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한편 북한 매체가 로봇 제작사라고 소개한 '경흥정보기술교류소'는 북한 매체에 2010년대 초반부터 등장하는 업체다.


국가정보원은 작년 2월 불법 도박 사이트를 제작해 한국 사이버 범죄 조직에 팔아넘긴 북한 노동당 39호실 산하 조직 '경흥정보기술교류사'를 적발했다고 브리핑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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