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선회에 전당대회 판도 흔들…'대선 경선 리턴매치' 열리나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입력 2025.07.08 04:10  수정 2025.07.08 04:10

안철수, 내정 닷새 만에 혁신위 던지고 전대 출마

'찬탄파' '수도권' 안철수, 출마 만으로도 기대감 ↑

'리턴 매치' 성사 가능성도…金·韓·羅 이목 집중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7일 오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을 사퇴한 뒤 당대표 출마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마치고서 기자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당 혁신위원장직을 전격 사퇴하고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국민의힘 전대 판도가 본격적으로 요동치기 시작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에 처음부터 반대한 유일한 중진 의원이자, 수도권을 지역구로 둔 안 의원의 출마만으로도 당 쇄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대권주자급 인물인 안 의원의 출마로, 주요 당권주자로 거론돼온 한동훈 전 대표, 나경원 의원 등의 출마 가능성도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안철수 의원은 7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혁신위원장 전격 사퇴와 함께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했다. 공교롭게도 같은날 직전에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혁신위원장으로 정식 임명된 직후였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인적 쇄신 및 혁신위 구성에 대해 논의했지만, 의견이 엇갈리며 회의감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비대위는 이날 오전 안 위원장을 포함해 최형두 의원, 호준석 대변인, 이재성 여의도연구원 부원장, 송경택 서울시의원, 김효은 전 교육부장관 정책보좌관을 혁신위원으로 임명하는 혁신위 구성을 의결한 바 있었다.


그러나 안 의원은 이를 "합의되지 않은 날치기 혁신위를 거부한다"고 비판하며 "당을 위한 절박한 마음으로 혁신위원장 제의를 수락했지만, 혁신위원장 내정자로서 혁신의 문을 열기도 전에 거대한 벽에 부딪혔다"고 주장했다.


이어 "(혁신위 인선) 그것 자체가 전체적으로 합의된 안이 아니다"라며 "최소한 한 명에 대해선 내가 합의해준 바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대표가 돼 단호하고도 강력한 혁신을 직접 추진하겠다"며 "우리 당을 반드시 살려내고 이재명 정부의 폭주를 막아 내년 지방선거를 잘 치르고 다음 총선의 교두보를 만들겠다"고 제창했다.


안 의원의 전격적인 출마 선언으로 내달 중순으로 예상되는 전당대회의 구도는 급변할 것으로 보인다. 긍정적인 반응이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안철수 의원이 계엄에 반대했고 탄핵에 찬성한 (국민의힘의) 유일한 중진의원이란 점, 그리고 지역구가 수도권 이라는 데에서 (컨벤션 효과를 불러일으키는 것과 관련해) 의미 부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전당대회 체급이 한층 격상되면서, 대권주자였던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을 비롯해 한동훈 전 대표, 나경원 의원의 출마 여부에도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대 불출마를 공언하며 혁신위원장직을 수락했던 안 의원조차 입장을 바꿔 출마한 만큼, 아직 명확한 태도를 드러내지 않은 이들의 출마 가능성도 활짝 열려 있는 상황이다.


친한(한동훈)계 주자로 당내 최다선 조경태 의원이 출마를 공식화한 상황이지만 한 전 대표 역시 아직 불출마를 확정 짓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친한계 한 의원은 "한 전 대표가 나온다면 조 의원이 출마를 철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희석 전 대변인은 이날 조선일보 유튜브에 출연해 "안철수 의원의 오늘 (혁신위원장 사퇴 후 전대에 출마하는) 뉴스가 있기 전 상황이라면, '당 상황이 너무 딱딱할 것 같으니까, 바뀌지 않을 것 같으니까, 친윤(윤석열)계가 당을 꽉 잡고 있으니 나가서 된다 한들 의미가 없다' '작년 하반기 당대표 시절보다 훨씬 당 상황이 좋지 않으니, 된다 한들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것 같다' '원내와 지도부가 완전 윤(윤석열계)이 돼서 아무것도 못할 것 같다'는 걱정으로 사실 (한 전 대표의) 출마를 반대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지금 이 순간 당 혁신에 대해서 문제의식이 나오는 것 아니냐. 안철수 의원이 대놓고 '메스' 대신 '칼'을 들겠다고 뒤를 안 보겠단 것"이라며 "그럼 분위기가 (현재) '혁신해야 한다' '비대위가 너무하다' 이런 문제 의식을 삼는 부분에 있어서 한동훈 전 대표의 출마 가능성이 높아지고 바뀔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나경원 의원도 아직 당권 도전에 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는 않고 있지만, 국회 농성 등 대여 투쟁에 적극 나서면서 여전히 유력한 당권주자로 분류되고 있다.


특히 김문수 전 장관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의 단일화 문제로 당 주류와 마찰이 있었고, 한동훈 전 대표도 당 주류와 악연이 있는 상태에서, 안 의원조차 당 주류를 겨냥한 '인적 쇄신'의 깃발을 치켜들었다는 점에서, 당 주류가 지지할 수 있는 선택지가 나 의원 밖에 없다는 방향으로 압축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전당대회는 8월 중순 개최로 가닥이 잡혔으며, 이들은 늦어도 보름 내로 출마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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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때가 되었나요?  부탁 드립니다!!
    2025.07.08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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