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북 유해 송환 공개에 "군 사기 높이기 위한 목적…보상 요구 메시지인듯"

맹찬호 기자 (maengho@dailian.co.kr)

입력 2025.07.01 11:39  수정 2025.07.01 11:40

희생자 예우 통해 파병 동요 주민 단합 목적도

합참 "러 파병 동향 아직 없어…하계 훈련 중"

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 29일 방북 중인 올가 류비모바 러시아 문화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예술인 공연 중 무대 배경화면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러시아 파병 북한군 전사자 관을 어루만지며 애도하는 장면을 30일 공개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러시아 파병 북한군 전사자의 유해 송환식으로 추정되는 장면을 공개한 것과 관련해 정부는 군의 사기를 높이기 위한 목적일 것으로 추측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전날 조선중앙TV가 보도한 북러 예술인 공연에 북한 가수의 무대 배경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관을 인공기로 덮는 듯한 사진에 대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내부적으로 추가 파병이 예정 돼 있는 만큼 희생자에 대한 예우를 통해 군의 사기를 높이기 위한 목적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앞서 조선중앙TV가 공개한 사진들은 북한군이 러시아 군인들과 함께 찍은 사진, 북한군이 쿠르스크 전장에서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피 묻은 수첩 사진 바로 뒤에 나와 전사자 유해 송환 장면임을 추정할 수 있다.


영상 속 수첩에는 '전투원 동지들 드디어 결정의 시각은 왔다.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동지께서 안겨주신 하늘 같은 사랑과 믿음을 안고 성스러운 싸움에 주저 없이 용감하게…'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조선중앙TV는 북러 예술인 공연에 참석한 올가 류비모바 러시아 문화부 장관과 관객들이 눈물을 훔치는 장면도 여러 차례 비췄다.


이와 관련 통일부 당국자는 "비공개 파병으로 동요하던 주민들을 단합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도 보인다"는 평가도 내놨다. 다만 북한 측의 희생을 강조함으로써 러시아를 향해 상응한 보상을 요구하는 메시지도 담은 것으로 보인다고 이 당국자는 덧붙였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는 지난달 17일 평양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만난 후 러시아 언론에 북한이 추가로 공병과 군사 건설인력 등 6000명을 파견하기로 했다고 공개했지만, 북한은 대내외 매체에 이를 언급하지 않았다.


또 지난해 10월 북한이 전투병 1만1000여명을 러시아로 보낸 1차 파병 당시 쇼이구 서기는 한 달여 전인 작년 9월에 방북해 파병에 합의한 바 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26일 북한의 러시아 추가 파병이 이르면 7~8월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이날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북한군 추가 파병 동향에 대해 "북한군 동향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러시아전 파병을 준비하는 동향은 아직 없다. 하계 훈련기간 중으로서 전방에 있는 부대들도 일부 하계 훈련을 하고 있고, 철책 설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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