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했다 아입니까!" 하나 된 산청·함양·거창·합천, 경남도민체전 유치 쾌거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입력 2025.07.01 17:07  수정 2025.07.01 18:21



ⓒ 거창군

“진짜 (도민체전 유치)우리가 했다 아입니까!”


‘2027 경상남도 도민체전’ 유치 확정 소식을 듣고 경남 서부 4개 군(산청·함양·거창·합천) 지역민들은 엄지를 치켜들었다.


1일 국회 정보위원장 신성범(산청·함양·거창·합천/국민의힘) 의원실 관계자에 따르면, 경남도체육회 이사회는 이날 의결을 거쳐 ‘제66회 경남도민체전’ 개최지로 경남 서부 4개 군(공동 개최)을 확정했다.


지난해 전국체전 주 개최지 김해시를 밀어내고 이룬 쾌거다.


산청·함양·거창·합천에서 펼쳐지는 2027 도민체전(5월 중/대회 일수:4일)은 2026년 함안·창녕군에 이어 군부 단위에서 개최하는 두 번째 대회가 됐다.


2027 도민체전은 36개 종목에 1만2000여 명의 선수단이 참가하는 경남 최대 규모의 체육 이벤트. 체육시설 정비 사업은 물론 선수단과 방문객 유입으로 지역소비 진작 효과 등 상당한 경제적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도민 체전 개최 이후에는 장애인생활체육대회를 비롯해 초·중학생종합체육대회, 생활체육대전 등 후속 대규모 체육대회도 잇따라 유치, 지역체육 및 관광기반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연쇄적으로 이어지는 대규모 스포츠 이벤트는 단순한 체육대회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침체된 지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스포츠를 매개로 한 각계각층의 소통과 화합의 장도 될 수 있다.



ⓒ 거창군

지역민 소외감·박탈감 해소 동시에 자긍심 고취


유치 성과로 켜켜이 쌓였던 지역민들의 소외감과 박탈감은 씻어내고, 자긍심은 끌어올렸다.


4개 군은 어느 곳에도 뒤지지 않는 풍부한 문화·관광 자원과 스포츠 인프라, 성숙한 시민의식을 갖췄음에도 그동안 외면을 받았다. 해당 지역의 한 단체장은 유치에 앞서 가진 지난주 결의대회에서 “내가 살아있는 동안 꼭 유치했으면 좋겠다”고 말할 정도였다. 그만큼 간절했다.


유치 확정 소식을 접한 지역민들은 “진짜 (도민체전 개최)우리가 했다 아입니까!”라며 유치전에 나선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그러면서 “경제효과도 효과지만, 우리 (인프라)가 뒤질 게 없는데 우리는 도민 체전 유치 경쟁도 제대로 해보지 못했었다. 소외감이나 박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며 지난날의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동안 도민체전은 개최지가 양산-김해-진주-거제-창원 등 대부분 동부권과 해안권 지역에 편중, 경남서부 주민들은 상대적으로 박탈감과 소외감을 느꼈던 게 사실이다. 1만 2000여명의 선수단이 참가한 올해 대회도 진주시에서 펼쳐졌다.


이번 유치는 선택이 아닌 시대적 과제가 된 경남 전체의 조화로운 성장 유도는 물론 공정성과 형평성, 상생의 원칙을 실현하는 중요한 상징적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진병영 함양군수, 구인모 거창군수, 국민의힘 신성범 의원, 이승화 산청군수, 김윤철 합천군수(왼쪽부터). ⓒ 합천군
4개 군 행정협의회 협약서에 서명한 4개 군 단체장. ⓒ 신성범의원실


광역 거버넌스 모델의 초석


유치를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해왔던 지역 관계자들은 “각 지자체의 긴밀한 협력과 지역민의 열망이 만들어낸 결실이라는 평가를 받아 더 흐뭇하다”고 말했다. 평가대로 도민체전 유치는 4개 군이 하나로 뭉쳐 머리를 맞대고 한목소리를 낸 결과물이다.


지난해 8월 신성범 의원 제안에 따라 행정협의회를 구축한 4개 군은 지역균형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도민체전 공동 유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공감했다.


지난 3월 합천군에서 스포츠 비즈니스 정책토론회를 개최했고, 이후 수차례 실무협의를 거쳐 지난 4월 각 군 체육회(권희성 산청군 체육회장, 안병명 함양군 체육회장, 유인환 거창군 체육회장, 유달형 합천군 체육회장)가 도체육회에 공동 유치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후 4개 군 행정협의회는 밀도 있게 일정을 짜고 4개 군 체육회와의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추진 계획을 수립해 유치전에 열을 올렸다. 지난 24일에는 거창군에서 결의대회까지 가졌고, 마침내 도민체전 유치라는 목표를 달성했다.


하나로 뭉친 4개 군 행정협의회는 신성범 의원을 비롯해 4개 지역 군수(이승화 산청군수, 구인모 거창군수, 진병영 함양군수, 김윤철 합천군수)가 참여해 △지방소멸과 인구 증가를 위한 공동 대응 △일자리·주거·의료·복지 주요 현안사업 공동 대책 마련 △4개 군 연계·협력사업 발굴 △상호 협력, 정보 공유 등을 논의하고 추진해왔다. 분기별로 4개 군을 순회(개최)한 행정협의회는 도민체전 유치 추진의 기틀이 됐다.


4개 군이 공동개최를 준비하고 유치하는 과정은 행정 간 협력과 자원 공유의 모범 사례가 될 전망이다. 향후 다양한 분야에서 광역 단위 협력 거버넌스의 초석이 될 수 있다.



ⓒ 합천군


ⓒ 산청군


지역 경제 활성화, 생활인구 증대 등 상당한 경제적 파급효과 기대


도민체전 유치는 단순한 체육대회 유치를 넘어 서부경남의 새로운 미래를 여는 출발점이자 침체된 지역경제를 다시 일으키는 소중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1차적으로는 관광과 숙박, 외식업, 그리고 연계된 산업 분야에 경제적인 파급효과가 클 전망이다. 도민체전 개최로 유입되는 수많은 선수단 응원단 관람객들은 지역 내 숙박 음식 교통 관광 산업 전반에 활기를 불어넣으며 군민들의 체감 경제에 실질적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상대적으로 개발이 더딘 산간 내륙 지역의 체육문화관광 인프라를 확충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 현재 조성되어 있는 체육 인프라가 시설개선과 함께 확충, 군민의 체육복지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김대희 국립 부경대 교수는 ‘도민체전의 지역경제 효과분석 및 스포츠이벤트 확대방안’ 분석을 통해 산청·함양·거창·합천 4개군 대회 유치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를 100억원으로 추산했다. 미디어 홍보가치와 지역 인지도 상승, 특산물 홍보효과도 톡톡히 누릴 수 있다.


대회 유치로 4개 군이 행정력을 쏟았던 스포츠관광마케팅은 더 큰 탄력을 받아 생활인구 증대 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저출생-고령화로 인한 인구절벽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지방소멸위기에서 벗어나는 것을 넘어 침체된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내년부터 정부의 지방교부세 산정에 생활인구가 반영된다. 생활인구는 정주인구 외에도 통근, 통학, 관광 등 지역에 하루 3시간 이상 체류한 날이 월 1회 이상인 체류 인구와 외국인 등록인구를 포함한 개념으로 지역의 지속가능성과 직결되는 핵심인구다.




ⓒ 함양군

도민체전 유치 성공! 끝 아닌 새로운 시작


미래의 경제적 파급효과 확보와 광역 거버넌스 모델 제시, 지역민들의 박탈감을 씻어내고 자긍심을 고취시킨 유치 성과는 분명 평가받을 만하다.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성공적인 개최와 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치밀하고 전략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합심해 도달한 유치 자체는 분명 큰 의미가 있지만, 완전한 성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대회를 훌륭하게 치러내 지역의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고, 대회를 위해 참가한 인원들이 재방문할 수 있는 지역으로 도약해야 진정한 성공이라 할 수 있다.


스포츠 인프라 확충은 물론이고 도민체전 개최 전후로 지역축제와 지역의 전통문화행사 등을 연계해 구도심 상권 활성화, 지역 특산물 소비 촉진 등 추가적인 경제효과까지 일으켜야 한다. 도민체전 개최와 함께 지역관광산업 연계 발전을 통한 선수단 외 관광객 유입도 도모해야 한다.


스포츠관광마케팅으로 유입된 방문객들에게 관광 혜택을 더해 “(운동으로)땀만 흘리고 가는 것이 아니라 (관광지에서)힐링까지 하고 간다”는 반응을 이끌어낸다면, 해당 지역 내 체류기간 확대는 물론 향후 두꺼운 생활인구층을 쌓을 수 있다. 생활인구가 늘어나면 지역 내 다양한 분야가 활기를 띠고, 이는 지역 주민의 소득 증대와 재정 확충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무엇보다 4개 군의 협력 체계가 지금처럼 공고해야 한다. 신성범 의원은 “그동안의 공동개최 준비과정과 같이 4개군 행정협의회, 그리고 체육회와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2027년 경남도민체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무엇이든지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신 의원과 4개 군 단체장들은 4개 군을 둘러싸고 있는 덕유산·가야산·지리산 국립공원과 관련한 현안과 발전 방향을 국립공원공단에 건의한 바 있다. 4개 군 공동발전을 위한 과제를 논의할 때, 소도시 간 연계를 통한 광역 관광 활성화를 위해 애를 썼는데 이러한 노력이 계속되어야 한다. 개별 지역의 한계를 넘어 신선한 테마와 동선을 짜낸다면 지역 방문객들의 체류시간 증가와 소비 확대 효과를 더 키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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