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그룹 (여자)아이들의 1집 '아이엠'(I am)으로 데뷔한 전소연은 '라타타', '세뇨리따', '오 마이 갓', '화' 등 독창적인 콘셉트와 깊은 음악적 메시지를 놓치지 않으면서도 중독성 있는 훅을 가진 곡을 발매하며 '천재 프로듀싱돌'로 불렸다. 그러나 최근에는 그 유명세가 주춤하는 모습이다. 국내 리스너들의 호불호가 엇갈리기 시작했고, 성적도 수직 하락했다.
사실 아이들이 본격적인 대중성을 확보한 기점은 전 멤버였던 서수진이 학교폭력 의혹에 휩싸이며 팀을 탈퇴한 이후부터다. 잠시 그룹이 흔들렸으나 아이들은 정규 1집 '아이 네버 다이'를 발매했고, 타이틀곡이었던 '톰보이'는 2022년 멜론 연간 2위와 미국 빌보드 선정 그해 최고의 케이팝(K-POP) 1위를 차지하며 그룹을 전성기로 이끌었다. 이후 '누드'는 과감한 발상으로 호평을 받았고, '퀸카'는 숏폼 영상에 특화된 하이라이트 멜로디로 인기를 끌었다.
다만 이러한 전성기를 뒤로 하고 아이들은 지난해 1월 발매한 정규 2집 '2'부터 국내 대중에게 '불호'의 반응을 얻기 시작했다. 당시 선공개 싱글이었던 '와이프'(Wife)가 선정성 논란에 휩싸였고, 이후 공개한 타이틀곡 '슈퍼레이디'는 지나치게 높은 전소연의 음역대, 웅얼거리는 듯한 래핑 파트, 흐름이 예상되는 전개 등으로 식상하다는 평을 받았다. '클락션', '굿 띵'은 비슷한 이유로 혹평을 마주했는데, 대체적으로 숏폼 영상용 곡을 만든 탓에 가사와 후렴구가 유치하게 느껴지고 음악적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의견이다.
이러한 현상의 배경에는 '퀸카'의 압도적인 글로벌 파급력이 있었다. 당시 틱톡과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을 통해 '퀸카'의 챌린지 영상이 퍼졌고, 그 결과 '퀸카'의 뮤직비디오는 현재 4억뷰를 기록했다. 이는 아이들의 역대 뮤직비디오 중 가장 높은 조회수다.
이 때문에 프로듀싱을 하는 입장에서 전소연은, 국내의 호불호 반응을 감수하더라도 더 많은 이들이 들을 확률이 높은 '숏폼 영상용 곡 제작'이라는 전략을 택했을 것이고, 앞의 결과물이 나왔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멤버 전원이 큐브엔터테인먼트와의 재계약을 완료한 시점에서, 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음악성에 대한 고민이 필수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단순한 가사와 익숙한 멜로디가 장기적인 활동에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2023년 미국 매체 미디엄은 예술적 가치를 잃어버린 일부 신곡들을 비판하며 "틱톡과 같은 숏폼 콘텐츠 플랫폼의 광범위한 사용으로 현대 팝송에서는 중독성이 가장 중요해졌다. 입소문을 타는 것이 아티스트의 목표가 됐고, 아티스트들은 음악의 질보다 트렌드를 더 우선시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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