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성수기 공략 본격화
제로·저당 아이스크림 출시
수출국 다변화, 마케팅에 고삐
딥앤로우 모델 장원영ⓒ빙그레
무더위를 겨냥한 빙과업계의 여름 성수기 공략이 본격화됐다.
국내 빙과 시장의 ‘빅2’인 빙그레와 롯데웰푸드는 올해도 ‘제로(無당)·저당’ 제품을 전면에 내세우며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기 위한 경쟁에 돌입했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빙과시장 점유율은 빙그레가 42.7%로 1위를 차지했다. 이는 2022년에 이어 2년 연속 1위 자리를 지킨 것으로, 해태아이스크림 인수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됐다. 2위인 롯데웰푸드(39.8%)와의 격차를 2.89%포인트까지 벌렸다.
그러나 통계기관별로 점유율 차이를 두고 해석이 엇갈린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자료에서는 두 업체가 지난해 나란히 39.8%의 점유율을 기록해 ‘양강 구도’가 더욱 팽팽하게 나타났다. 양사의 시장 점유율이 80% 가까이를 차지하며 국내 빙과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올해는 특히 건강 트렌드를 반영한 ‘제로·저당’ 아이스크림 시장이 주요 전장이다. 빙그레는 ‘슈퍼콘 제로’, ‘더위사냥 제로’ 등 인기 제품의 설탕을 줄인 버전을 잇따라 선보이며 소비자의 발길을 끌어당기고 있고, 롯데웰푸드는 ‘돼지바 제로’, ‘빠삐코 저당’ 등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하지만 변수는 날씨다. 빙과류는 예년 기온, 강수량, 습도 등 기상 조건에 따라 매출이 큰 폭으로 달라진다. 지난 4월과 5월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낮아 판매 시동이 늦춰진 가운데, 6월 들어 본격적인 더위가 찾아올지 여부에 업계 이목이 쏠린다.
기상청에 따르면 기상청은 우선 여름철인 6, 7, 8월 내내 기온이 예년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보통 우리나라는 6월 하순인 20일 이후부터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장마 영향권에 들기 시작하는데 올해도 극한 호우가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통상 장마기간에는 외출이 줄고, 특히 편의점이나 마트 등 소매점 방문이 감소한다. 이는 충동구매 비중이 높은 아이스크림 특성상 판매 저하로 이어진다. 우산을 들고 다녀야 하는 시기에는 특히나 양손의 자율성이 떨어지는 아이스크림 구매 비중이 급격히 줄어든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스크림은 혹서기에 매출이 많이 오르는데, 먹을 때도 시원한데 들고 있을 때도 시원한 느낌이 나서 그렇다”며 “비교적 기온이 낮고 야외활동이 줄어드는 장마 기간은 빙과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설명했다.
스크류바 죠스바 등 제품 이미지.ⓒ롯데웰푸드
이 밖에 업계를 둘러싼 악재도 수두룩하다.
현재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 규모는 2015년 2조원을 넘긴 뒤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빙과류 시장 축소의 핵심 원인은 주 소비층 감소가 크다. 아이스크림을 주로 소비하는 어린이 인구가 매년 감소하면서 매출 하락에 속도를 붙였다.
할인 정책 역시 ‘독’이 되고 있다. 2010년 이후 반값 할인이 상시화 된 빙과시장의 유통구조는 수익성 악화에 크게 일조했다. 동네슈퍼 등이 사실상 가격 결정권을 갖고 있다 보니 빙과업체들은 판매량을 유지하기 위해 저가 납품 유혹을 뿌리치기 힘든 상황이 유지돼 왔다.
설상가상 최대 80% 할인까지 내세운 아이스크림 전문 할인점까지 생겨나면서 팔면 팔수록 적자를 보는 상황에 마주했다. 가격정찰제는 빙과업체들의 숙원사업으로 꼽히지만, 시도할 때마다 유통점주들과 소비자들의 강력한 반발에 막혀 실효성을 거두지 못한 채 막을 내렸다.
업계가 저당아이스크림을 통해 최근 트렌드에 적극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카니발리제이션’(자기잠식)에 불과하다는 해석도 적지 않다. 기존에 아이스크림을 먹던 수요층이 지속해서 아이스크림을 사먹는데, 시장 자체를 키우기보단 옮겨가는 현상에 불과할 것이라는 시각이다.
업계는 올해도 아이스크림 시장을 지속적으로 키우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 시장에 주목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또 브랜인지도 향상 및 시장 안착을 위해 빅모델을 활용한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기도 하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아이스크림 정찰제의 경우 유통채널이 더욱 다양화 되어 가고 있어서 자리잡기 어려울 것 같다”면서 “어려움 극복을 위해 해외 수출 국가 및 제품을 다변화하고 있다. 미국, 동남아 등 주요 국가에서의 현지 영업 및 마케팅 활동을 늘려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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