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이재명과의 격차 극복 못해
"국민 선택 겸허히 받아드려"
'패배 책임' 떠안은 지도부 거취 촉각
'새 지도부 체제'로 전환 불가피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완패하면서, 당 지도부 체제 재편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의 거취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국민의힘이 비대위의 비대위, 즉 새로운 비상체제로 새출발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새벽 3시 개표율 98.3% 현재 김문수 후보는 41.4%를 득표하는데 그쳐, 이재명 후보(49.2%)에 7.8%p 격차로 뒤처지며 완패했다.
김문수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민의 선택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대선 패배 승복 선언을 했다.
김 후보는 "당선된 이재명 후보 축하드린다"며 "그동안 내게 보내주신 국민 여러분의 뜨거운 성원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나를 선출해 함께 뛰어준 당원 동지 여러분들의 진심에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은 어떤 위기에 부딪히더라도 국민의 힘으로 위대한 전진을 계속해왔다. 부족한 내게 과분한 성원을 보내주신 국민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하지만 큰 격차로 패하면서 김문수 후보에게 부여된 당무우선권은 실질적으로 소멸됐다.
대선 패배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강제 단일화' 사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권성동 원내대표 역시 정치적 부담을 안게 됐다. 권 원내대표는 올해 12월까지 임기가 보장돼 있으나, 자리를 보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김용태 비대위원장이 직을 내려놓을지 여부는 불분명하다. 만약 김 위원장마저 자리를 내려놓는다면 비대위 체제 또한 일시적 공백 상태에 놓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비대위의 비대위' 체제가 가동되게 된다. 다만 이렇게 꾸려질 비대위는 사실상 전당대회 '관리형 비대위' 체제로서만 기능할 것으로 관측되며, 차기 전당대회 전까지 당을 최소한의 질서 속에서 이끄는 역할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반대로 전당대회에서 차기 지도부가 선출되기 전까지 김 위원장이 자리를 계속 보전하면서 당헌·당규 등을 개정해 이번 대선을 통해 드러난 민심을 받아안을 수 있는 전당대회를 준비하라는 의견도 의원총회에서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상당한 격차로 패배했으니, 김문수 후보의 전당대회 출마가 쉽지 않아 보인다"며 "친윤(윤석열)계도 전면적인 패전 위기로 새로운 지도체제 구성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전당대회를 통해서 새 대표를 뽑고 그 대표 중심으로 당을 바꿔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용태 위원장이 본인이 직접 전당대회를 준비하거나, 아니면 사퇴와 동시에 전당대회를 준비할 새 비대위원장을 직접 지목할 것으로도 짚었다. 엄 소장은 "권성동 원내대표는 사퇴가 불가피하고, 김 위원장이 새로운 비대위원장을 지명하더라도 어차피 차기 전당대회까지의 관리용일 뿐, 큰 역할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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