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과자 대표로 급부상한 오리온 과자
관광객에 특화된 마케팅‧패키지 주효
중국 시장 내에서도 한국 과자 인기
중국 관광객의 방한이 늘면서 식품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한령 완화와 비자 면제 조치가 맞물리며 귀국 선물로 한국 과자를 사려는 중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어나고 있어서다. 이에 맞춰 관련 기업들은 한정판 패키지를 선보이는 등 K마케팅에 열중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 460만명 가운데 58%가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올해도 K-팝 공연 등 문화콘텐츠가 몰린 5~6월과 중국 수능(6월 7~9일) 마무리 시기까지 맞물리면서 인천공항을 통한 젊은 층 방문객 유입이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특히 최근 중국 내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완화 움직임과 함께 우리 정부가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오는 3분기 중국단체관광객(유커)에 대한 한시 비자 면제를 시행함에 따라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관광객 회복세가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식품업계에서는 방한 관광이 늘어나면 K콘텐츠, K뷰티, K패션과 함께 K푸드가 다시 한 번 ‘한류 소비’의 중심축으로 떠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과자 한 봉지에 담긴 바삭한 한류, 그 맛에 반한 중국인들이 귀국 선물로 대량 구매를 이어가고 있어서다.
그 중 대부분이 오리온 제품이다. 오리온은 이 같은 수요에 힘입어 올해 1분기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오리온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역·명동 등 주요 관광 상권에서 전년 대비 59%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공항철도와 연결돼 ‘외국인 쇼핑 성지’로 꼽히는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에서는 오리온 과자 5종의 매출이 무려 91%나 급증했다.
해당 매장의 인기 제품은 ‘참붕어빵’, ‘비쵸비’, ‘알맹이’, ‘예감’, ‘마켓오 브라우니’ 시리즈다.
이 중 참붕어빵은 중국 관광객들에게 ‘귀국 선물’로 대량 구매가 이어지는 품목이다.
참붕어빵은 이름부터 중국인 취향을 저격했다. 물고기를 뜻하는 '魚(위)'가 풍요와 재물을 상징하는 '余(위)'의 발음과 같아 선물용으로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또 붕어빵을 사계절 즐길 수 있도록 한 게 흥미롭다는 반응이다.
‘비쵸비’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관광 특화 패키지까지 출시되며 ‘한국여행 선물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SNS에 영어와 중국어, 일본어 등으로 ‘한국여행 기념품 추천’, ‘실패 없는 과자 선물’ 등 구매 후기가 올라오면서 입소문이 퍼졌다.
관광객에 특화된 마케팅도 주효했다. 오리온은 임금, 선비, 각시, 도령 등 한국 전통의상으로 제품을 포장한 ‘비쵸비 코리아 에디션’을 관광상권을 중심으로 선보였다.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서울역점 등에서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선물용으로 구매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중국 시장 내에서도 오리온 과자가 인기다.
오리온 측에 따르면 징둥닷컴 등 중국 온라인 쇼핑몰 내 한국 제품 직구 카테고리에서도 높은 판매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오리온의 중국 성장 비결은 ▲선제적 진출 ▲현지화 전략 ▲지역 채널망 확장 ▲충성 고객 확보 등으로 압축할 수 있다.
오리온은 처음부터 현지 시장에 맞춘 제품을 선보였다. 글로벌 식품업체들이 동일한 제품을 해외시장에 판매하는 것과는 다른 행보다.
중국 법인 매출 1위 제품은 야투도우(오!감자)다.
2006년 중국 시장에 첫 선을 보인 오!감자는 2016년 국내 제과업계 최초로 단일 국가 매출 2000억원을 돌파하며 더블 메가 브랜드에 등극, 2023년에는 중국에서만 연 매출 2170억원을 기록했다.
중국 법인은 이런 시장 상황을 간파해 단계적으로 공략했다. 맛 개발에 있어서도 철저히 현지화 전략에 포커스를 맞췄다. 다양한 민족과 소비계층에 대한 음식 기호와 성향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꼬북칩은 2018년부터 현지명 랑리거랑(浪里个浪)으로 출시돼 마라새우, 쌀새우맛 등을 현지에서 생산해 판매되고 있다. 슈위옌(예감) 역시 구운 감자칩의 깔끔한 맛으로 젊은 소비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초코파이 출시 당시 한국의 '정'(情)을 중국 현지에 맞게 '인'(仁)으로 바꿔 선보이며 국민 정서를 사로잡았다. 이후 오감자, 고래밥 등 다양한 신제품을 잇달아 히트시키며 중국 시장 내에서 높은 성장률을 이어가고 있다.
내년에는 그래놀라 시장 확대에 본격 드라이브를 건다.
오리온은 지난 9월 중국 프리미엄마트 올레(OLE) 100여개 점에 제품 공급을 시작했으며, 11월부터는 코스트코 및 허마센셩으로 판매처를 확대했다. 대형마트 따룬파, 창고형 마트인 샘스클럽과 현재 세부 사항을 조율 중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 시리얼 시장은 2009년 5000억원 규모에서 2021년 1조9000억원 규모로 12년 새 4배 가량 성장했다.
올해는 시리얼 시장 규모가 2조3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건강과 다이어트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그래놀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K과자, 라면, 김, 인삼 캔디 등은 귀국 선물로 빠지지 않는 품목”이라며 “중국 내 SNS에서 한국 식품이 ‘맛도 있고 건강하다’는 이미지로 소비자 호응을 얻고 있어, 그 수요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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