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 토크 예능 '틈만 나면' 세 시즌째 사랑 받아
이동식 편의점 배달하는 '가는정' 론칭
방송인 유재석도, 배우 이민정도 거리에서 시민들을 만나고 있다. 게임 미션을 수행하고 선물을 주거나, 이동식 편의점을 몰고 배달을 하는 등 저마다의 방식으로 시민들의 틈을 파고드는 중이다.
유재석은 세 시즌째 방송 중인 SBS ‘틈만 나면’을 통해 시민들을 만나 이야기하고, 선물을 준다. 일상 속 마주하는 잠깐의 틈새시간 사이에 행운을 선물하는 ‘틈새 공략’ 버라이어티로, 또 다른 MC 유연석과 매회 게스트로 출연하는 ‘틈 친구’와 함께 상품을 걸고 게임 미션을 수행한다. 날 것의 매력과 정제된 볼거리 사이, 자연스러운 재미를 추구 중이다.
ⓒ틈만 나면 영상 캡처
스타 게스트와 함께 게임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재미도 있지만, 여러 사연자들을 만나 나누는 ‘틈새 토크’가 ‘틈만 나면’의 핵심이다. 자신의 열성 팬과 만나 쑥스러워하는 유연석을 비롯해 모교에서 만난 후배들에게 기분 좋게 식사비를 낸 배우 이정은 등 비연예인 출연자들이 불어넣는 에너지와 이들과 호흡하는 과정에서 MC, 출연자들이 색다른 면모도 엿볼 수 있다.
KBS는 지난해 익숙한 이웃의 비범한 인생사를 담는 ‘2장 1절’을 선보인 바 있으며, 16일 시골 마을에 생필품을 가득 실은 이동식 편의점을 배달하고 하룻밤을 보내는 ‘가는정 오는정 이민정’도 론칭했다. 배우 이민정을 필두로 붐, 안재현, 김정현, 김재원 등이 시골 마을에 생필품을 배달하며 그곳 주민들과 하룻동안 일상을 함께한다. 첫 방송에서 이들은 장보기에 한나절 이상 걸리는 시골 마을 어르신들을 위해 생필품을 가득 실은 3.5톤 이동식 편의점을 몰고 갔으며, 실치잡이 배에 올라 동네 어르신들의 일손도 도왔다.
MBC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4’(이하 ‘태계일주4’)는 기안84의 해외 여행기를 담는 프로그램인데, 기안84 특유의 털털한 매력을 바탕으로 현지인들과 친구가 되는 과정을 통해 여느 여행 예능과 다른 재미를 만들어낸다.
최근 회차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높고 험준한 산길 ‘차마고도’로 떠난 기안84가 셰르파를 만나 그의 짐을 대신 들어주고, 그에게 밥과 옷을 사주며 진짜 친구가 됐다. 기안84가 그에게 전한 진심 어린 조언과 기안84가 헤어지며 셰르파 친구가 눈물을 흘리는 장면 등이 감동을 만들어냈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비연예인 출연자가 선사하는 색다른 재미가 있으며, 때로는 진솔한 이야기로 감동을 전하기도 한다. 시청자들과 더 깊게 공감대를 형성하며 화제성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방송 활동에 이미 익숙한 연예인이 아닌, 비연예인들이 유튜브 콘텐츠 등에서 활약하며 ‘리얼한’ 재미를 찾는 시청자들도 한 축을 차지 중인 상황에서, TV 플랫폼도 ‘길 위에서’ 날 것의 재미를 포착 중인 셈이다. 여행 유튜버 곽튜브, 빠니보틀을 비롯해 먹방 유튜버 쯔양, 입짧은 햇님 등 일반인이지만 연예인급 인기를 누리는 유튜버들이 자연스러운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매료시키는 상황에서 TV 예능은 스타 MC를 통해 안정감을 확보하는 한편, 시민들과의 토크를 통해 날 것 그대로의 재미를 담고 있다.
다만 스타 MC를 기용해 화제성을 유발하거나, 안정감을 찾는 흐름이 이어지는데 이것이 때로는 불협화음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비연예인들과 소통하며 자연스럽게 그들의 이야기를 끌어내는 ‘틈만 나면’의 유재석과 같은 사례도 있지만, 톱스타가 시민들과 거리감을 좁히며 길거리 예능의 재미를 잘 구현해 낼 수 있을지 걱정 어린 시선도 이어진다.
과거 거리에서 만난 시민들과 대화하며 재미와 감동을 만들어냈던 ‘유 퀴즈 온 더 블록’은 ‘다시 과거 콘셉트를 부활시켜달라’는 요청이 이어지지만, ‘2장 1절’처럼 1~2%대의 시청률에 그치거나 MBN ‘가보자GO’와 같이 길거리 예능에서 결국 스타의 집을 찾는 것으로 콘셉트를 유지하지 못하는 사례도 없지 않다. 라인업의 ‘화려함’보다는 날 것의 매력과 정제된 재미 사이, 적절한 균형을 찾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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