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경찰 인사까지 관여했나…경찰청 "진상조사 중"

허찬영 기자 (hcy@dailian.co.kr)

입력 2025.05.13 15:09  수정 2025.05.13 15:10

경남지역 간부 경찰관 3명, 명태균에 승진이나 희망 보직 전보 청탁 의혹

경찰청 "감찰서 절차 위반 등 사항 나오면 그에 상응하는 조처 이뤄질 것"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연합뉴스

경남지역 간부 경찰들이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에게 인사 청탁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경찰이 사실 확인에 나섰다.


13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남경찰청은 경찰들이 명씨에게 인사를 청탁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경찰관 3명에 대해 본청 감찰부서에서 진상조사 중이다.


이들은 지난 2023년 각각 명 씨에게 승진이나 희망 보직 전보를 청탁한 의혹을 받고 있다.


앞서 명씨 과거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 2023년 7월 당시 창원서부경찰서 정보과 경찰 A씨는 명씨에게 "(김영선) 의원님께서 경찰청장이나 행정안전부 차관에게 B 총경을 '정보통'이라 소개하고 경남경찰청 정보과장 희망하니 꼭 보내달라고 요청해 주십사 합니다"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B 총경은 당시 창원서부경찰서장으로, 김 전 의원 지역구인 의창구를 관할하고 있었다.


이후 인사철을 앞두고 경남 경찰 내부에서는 경남경찰청장이 B 총경을 다른 곳에 발령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A씨가 메시지를 보낸 뒤 B 총경은 실제로 경남경찰청 정보과장으로 발령났다.


A씨는 명씨에게 자기 인사도 청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본부장님 제가 내년에 승진 예정인데 올해 승진하고 싶다"며 "행안부 장관이 경찰청장에게 하명하면 다음 달에도 승진할 수 있으니 챙겨봐 달라"는 취지로 명씨에게 연락했다.


당시 경남경찰청 소속 C 총경도 명씨에게 "본부장님을 만난 건 운명이 제게 준 특별한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부족하지만 잘 좀 부탁드립니다"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면서 자기 프로필도 전달했다. C 총경은 6개월 뒤 경무관으로 승진했다.


이에 대해 B 총경은 "만약 청탁하려 했다면 서장을 더 한다든지 더 좋은 자리로 해야지 정보과장을 원하는 청탁을 했겠느냐"며 "당시 제가 서장이었으니 A씨가 상관 생각하는 마음으로 얘기를 했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A씨는 "B 총경이 소위 정보통이라고 불릴 만큼 능력이 있으시니까 잘 되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명씨에게 단순히 어필한 것"이라며 "명씨에게 제 승진 얘기를 한 것은 지인에게 하는 푸념 정도에 불과하고 저는 계급 연수를 채워 승진했다"고 말했다.


경남경찰청 관계자는 "경찰 고위직들이 관련돼 있어 현재 경찰청 감찰 기능에서 진상조사 중"이라며 "감찰에서 절차 위반 등 사항이 나오면 그에 상응하는 조처가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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