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7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와 단일화 관련 회동을 마친 뒤 나와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거칠어지는 김문수…'당 지도부와 설전' 이어 '법적 조치'까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와의 단일화를 놓고 당 지도부와 갈등을 겪고 있는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말과 행동이 더 거칠어지고 있다. 강제 단일화를 추진하는 지도부를 향해 "대국민 사기극을 벌이고 있다"는 날선 발언을 꺼내드는가 하면, 대선 후보 지위를 인정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내면서 법적 조치 카드까지 꺼내들고 있다.
김문수 후보는 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후보 등록일인 11일까지 한 후보와의 단일화를 종용하고 있는 당 지도부를 향해 "미리 짜인 본인들의 각본에 의한 한 후보 추대론에 지나지 않고 이건 단일화도 아니다"라며 "우리 경선은 뭐고 당원·국민과 후보들은 뭐냐. 이건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당 지도부는 이날 오후 6시 김 후보와 한 후보 간 1대1 토론을 실시하고, 이후 당원투표 50%·일반 국민 여론조사 50% 룰을 적용해 9일 오후 4시까지 후보 선호도 여론조사를 실시한 후 오는 11일 전까지 단일화를 마무리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 계획에 김 후보의 의견은 반영되지 않았다.
이에 김 후보는 이날 오전부터 당 지도부를 향해 날선 태도로 일과를 시작했다. 오전 8시 30분 긴급 기자회견을 잡은 김 후보는 "당 지도부에 요구한다. 이 시간 이후 강제 후보단일화라는 미명으로 정당한 후보인 김문수를 끌어내리려는 작업에서 손 떼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시점을 12일 이후로 미루는 대신 각 후보가 일주일간 선거 운동을 한 뒤, 다음 주 수요일(14일)에 방송 토론, 목요일과 금요일(15~16일)에 여론조사를 해서 단일화하자고 공개 제안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김 후보의 당 지도부 공격은 계속됐다. 김 후보는 관훈 토론에서 "당 지도부는 단일화가 되기 전까지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못하겠다고 하는데 완전한 해당(害黨)행위"라거나 "두 번씩이나 대통령을 지키지 못한 당에서 몇몇 사람들이 작당해 대통령 후보까지 끌어내린다면 당원 동지들과 국민이 이를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라며 지도부를 향해 날선 발언을 쏟아냈다.
뿐만 아니라 김 후보는 단일화 대상인 한 후보의 적격성에 대해서도 공세를 개시했다. 김 후보는 "꽃가마를 안 태워주면 등록을 안 하겠다는 일이 전 세계 정당 역사상 있은 적 있느냐"라며 "무소속으로 등록도 안 하고 입당도 안 하겠다는 유령과 단일화하라는 게 올바른 정당민주주의냐"라고 한 후보를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이어 "그분(한 후보)이 동네 구의원 선거라도 한번 해봤느냐"라며 한 후보의 선거 경쟁력을 문제 삼은 김 후보는 "이 판(정치권)은 난장판이다. 이 판에서 한 번도 경험해보지 않은 분이 이 판에 와서 아주 무도한 이재명 후보를 상대로 이길 보장이 있다면 제가 업고라도 모셔오겠다"고 한 후보를 직접적으로 비판하는 메시지를 꺼내들기도 했다.
▲'김덕수 분열' '재판 연기'…웃음짓는 이재명 [정국 기상대]
'김덕수(김문수·한덕수) 단일화 잡음' '파기환송심 연기' 등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대권가도에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이 후보는 '경제' '민생' 행보를 부각하는 한편,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고 국민의힘을 탈당한 김상욱 의원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등 외연확장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후보는 8일 '대선 후보 초청 경제5단체장 간담회' '민주당 중앙선대위 직능본부 민생정책 협약식' '경제 유튜브' 일정을 연이어 소화했다. 공직선거법 파기환송심 공판 일정이 대선 뒤로 연기되며 '사법리스크'가 다소 해소됐다는 평가를 받자 경제 행보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한 경제 5단체장과 만나 "경제 살리는 일의 중심은 기업"이라며 "이제는 민간 영역의 전문성과 역량을 믿고 정부 영역이 충실히 뒷받침하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처럼 정부가 경제·산업 문제를 제시하고 끌고 가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며 "세계 경제 전체가 어렵고 국내 경제도 매우 어려운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가진 역량·자본·기술·교육 수준을 모두 감안하면, 우리가 힘을 합쳐서 함께 이 위기를 이겨낸다고 하면 충분히 새로운 희망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간담회에는 최 회장을 비롯해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경제단체장들은 국민과 각 단체 회원 기업의 의견을 모은 '제21대 대선 미래성장을 위한 국민과 기업의 제안' 제언집을 이 후보에 전달하기도 했다.
이어 이 후보는 오후에는 중앙선대위 직능본부(박홍근·남인순 본부장)와 각종 전국 직능단체와의 정책 협약식을 가졌다. 대한의사협회·대한간호사협회·한국사회복지연대·한국사립유치원협의회·전국가맹점주협의회·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한국외식업중앙회 등 약 27개 직능단체 관계자 500여 명이 참석했다.
이 후보는 "민주당이 대한민국의 살림을 맡으려면 과제가 몇 개 있다"며 지역적 확장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이어 "영남은 취약하지 않느냐. 영남에서도 많은 지지를 획득하는 게 중요하다"며 "다양한 이해관계를 가진 집단과 평소 관계를 위해 직능으로 진출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날 대기업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이고, 또한 오후에 경제 채널 유튜버들과 유튜브 생방송에 나서면서 중도·보수 표심 확장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왔다.
아울러 '김종인·김상욱' 등 보수진영 인사들과 소통하면서도 외연 확장을 꾀하기도 했다.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이 후보는 이날 서울 모처에서 김종인 위원장과 오찬 회동을 했다.
중앙선대위 공보단은 "이 후보는 안부 인사와 함께 대한민국이 옳은 길로 가기 위한 조언을 구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 후보에게 "국민을 안심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준비를 잘하라"는 당부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는 또한 국민의힘 출신 김상욱 의원을 향해 "김 의원처럼 원칙을 지키고 국민 입장에서 판단하는 정치인은 당 상관없이 귀하다"며 "김 의원이 아니더라도 우국충정 어떤 분이라도 최대한 만나서 함께 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尹, 내주 법원 지하 아닌 지상 출입…처음으로 재판 출석 모습 공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오는 12일 열리는 내란 우두머리 혐의 3차 공판기일에 출석할 때 지상 출입구를 통해 법원에 출석하게 됐다. 윤 전 대통령이 법정에 출석하는 모습이 언론에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위치한 서울법원종합청사 방호업무를 담당하는 서울고등법원은 8일 공지를 통해 "오는 12일로 예정된 피고인의 공판 진행과 관련, 피고인(윤 전 대통령)이 서울법원종합청사 서관 쪽 지상 출입구를 통해 출입하도록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울고법 측은 이같이 결정한 것과 관련해 "이는 그간의 공판기일에서의 청사 주변 상황 등을 토대로 서울고등법원, 서울중앙지방법원의 주요 관계자 등의 간담회에서 논의된 사항을 비롯한 여러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청사 관리관인 서울고등법원장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윤 전 대통령은 오는 12일 오전 10시15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가 심리하는 내란 우두머리 혐의 3차 공판기일에 출석한다.
앞서 열린 두 차례 공판기일 당시 윤 전 대통령은 청사 지하 주차장을 통해 출석했다. 하지만 서울고법이 오는 12일 열리는 공판에는 윤 전 대통령에게 지상 출입구로 출석하도록 결정한 것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이 포토라인에 설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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