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법 개정 부정은 시대착오적”

입력 2009.02.05 22:58  수정

보수성향 지식인 137명 ‘방송법 개정 촉구 선언문’ 발표

전직 언론인·법조인 등 참여

“1980년대 방송장악 체제 벗어나는 첫 걸음…10년 여당 민주당, 협력해야”

“방송법 개정은 과거 1980년대 신군부가 만든 방송장악 체제를 벗어나려는 첫 걸음입니다. 이런 법을 부정하는 태도는 반민주적이며 시대착오적입니다.”

방송법 개정을 놓고 2월 임시국회에서 여야의 첨예한 대립이 예상되는 가운데, 보수 성향 지식인들이 ‘방송법 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언론계, 학계, 법조계, 시민사회 단체 등 지식인 137명은 5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송법 개정을 촉구하는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날 선언은 방송법 개정의 당위성을 알리는 한편, 정치권이 정쟁화를 자제하고 대승적 차원에서 방송법 개정을 다뤄줄 것을 호소하기 위해서 마련됐다.

인하대 법대 이재교 교수는 “새로운 시대 미디어 강국으로의 입지를 다지고 그에 따른 고부가가치 창출과 고용 창출을 도모해야 하는 시급한 상황에서 방송법이 표류하고 있다”며 “방송법이 언론장악, 방송장악 이라고 몰고 가는 잘못된 경향이 심각해, 이에 대한 오해를 풀고 설명을 하고자 자리를 갖게 됐다”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방송법은 필수적인 흐름임에도 정치권은 당리당략적 차원으로 접근하고 있고 일부 언론들은 직접적인 이해당사자가 되어 객관성을 상실한 보도 태도를 보이고 있다’면서 객관적 관점에서 방송법에 접근할 것을 강조했다.

이들은 “최근 방송법 개정을 둘러싼 소모적인 갈등을 보고 더 이상 침묵할 수 없었다”며 “미디어의 발전, 나아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하여 어떤 방향이 옳은지 토론이 이루어져야 하는데도 정파성, 이데올로기의 대립의 양상으로 보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현재의 지상파 방송은 1980년 신군부가 방송장악을 위한 언론통폐합의 산물로서 국가권력에 의한 방송장악이 가능한 체제”라며 “때문에 공영방송은 역대정권의 입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노무현 정부 시절, 공영방송이 탄핵에 대한 일방적인 보도와 2007년 대선에서의 노골적인 선거운동, 과장왜곡을 통한 광우병 촛불시위를 통하여 우리 사회가 치러야 했던 비용은 그 액수를 헤아릴 수 없다”고 개정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방송법 개정은 방송장악체제에서 벗어나려는 첫걸음으로, 이를 통하여 민주화를 완성하고 매체융합과 세계화 흐름에 맞게 우리 매체를 정비하며 다른 선진국들과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할 것”이라면서 “법 개정을 원천적으로 부정하는 태도는 반민주적이요 시대착오적”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방송법 개정에는 여야, 보수-진보의 차이가 있을 수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들은 “모든 것의 일차적인 책임은 정부여당에 있다. 밤낮으로 토론하고 설득하려는 노력을 보였어야 했다”면서도 “10년 동안 대한민국을 책임져온 공당으로서 미디어의 발전을 위한 법률개정에 협력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민주당의 태도를 문제삼았다.

참석자들은 언론노조에 대해서도 “언론통폐합으로 형성된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하여 미디어의 발전을 저지하겠다는 태도는 언론인이라면 부끄러워야 마땅하다”며 “전 세계의 미디어는 매체통합은 물론 온라인 매체의 등장으로 인하여 격변을 겪고 있는데, 군사정부시절의 체제를 옹호해서 어찌 하자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일침했다.

이들은 “지금 우리에겐 싸움과 미움이 아니라 다양한 하나됨이 절실하다”며 “방송은 권력과 이념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고 믿는다. 이 일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고, 진보와 보수가 나뉠 수 없다고 믿는다”고 개정에 협력할 것을 호소했다.

이날 선언에는 조선일보 류근일 전 고문, 강동순 전 방송위원, 한미클럽 봉두완 회장, KBS아트비전 김은구 전 사장, 서울신문 이한수 전 사장, 대한언론인회 조창화 회장 등 언론인, 한국외대 김우룡 명예교수, 서울대 윤석민 교수, 경인여대 김길자 초대학장, 등 학계 인사, 시대정신 안병직 이사장, 나라정책연구원 김광동 원장, 시민과함께하는 변호사들 이헌 대표 대행 등 시민사회 인사를 포함해 총 137명이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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