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섭렵한 기술 전문가
초격차 기술 확보 중요한 시점에 적격 평가
최주선 삼성SDI 사장 ⓒ삼성SDI
삼성SDI가 삼성그룹의 굵직한 사업을 책임져 온 '기술 통' 최주선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국내 배터리 업계가 최근 중국의 저가 공습에 직격탄을 맞으며 '기술 초격차 확보'로 경영 전략을 선회한 가운데, 삼성SDI가 엔지니어 출신 경영자를 신임 대표로 맞아 한층 더 강력한 기술 경쟁력 확보가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SDI는 28일 신임 대표이사로 삼성디스플레이 최주선 사장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최 신임 대표는 삼성전자 그룹 내부에서 기술 통으로 꼽힌다. KAIST 전자공학 박사학위 취득 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DRAM개발실장, DS부문 미주총괄 등을 거쳐 삼성디스플레이 대형디스플레이사업부장과 대표이사를 차례로 역임하며 기술전문성을 발휘해 왔다.
엔지니어 출신 경영자로 우수한 기술 전문성과 경영 능력을 발휘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견고한 사업 성장을 이끌어 왔다는 평이다. 실제 그는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을 성공적으로 이끈 뒤 삼성디스플레이로 옮긴 후 1년여 만에 체질 개선을 주도하며 성과를 보였다. CEO 선임 당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 혁신과 사업 확장을 주도했다.
이번 최 신임 대표 선임은 삼성SDI가 기술적 도약이라는 중차대한 과제 앞에 놓인 상황에서 리더십 교체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기술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국내 배터리 업계는 글로벌 전기차 수요둔화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저가형 제품을 중심으로 한 중국 배터리 업체의 글로벌 시장 장악력이 나날히 견고해지고 있다. 최근엔 전기차 보편화에 우호적이지 않은 도널드 트럼프의 백악관 재입성까지 앞두고 있어 또다른 전략 수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같은 대외적인 리스크에 대응할 방법은 결국 초격차 기술 확보로 시장 지배력을 높이는 것 뿐이다.
실제 삼성SDI는 어느때보다 대대적인 R&D(연구개발) 투자에 나서고 있다. 삼성SDI의 올 3분기 누적 R&D 투자금은 98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8% 증가했다.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중 최고 수준이다.
삼성SDI의 R&D 투자는 올해 분기마다 증가했다. 1분기 3373억원이던 R&D 투자액은 2분기에 3559억원으로 증가했다. 기술 초격차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최 신임 대표는 첨단 디스플레이 기술 개발과 대규모 제조 공정 혁신을 이끌었던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삼성SDI의 첨단 배터리 기술 개발과 생산 효율성 강화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안팎에서도 최 신임 대표의 인사 시점이 적절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지배적이다. 미주 총괄 경험을 통해 트럼프 리스크 및 세계 정세에 대응하는 동시에 기술 전문성으로 삼성SDI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것이란 분석이다.
문학훈 오산대 미래전기자동차학과 교수는 "전임자인 최윤호 사장은 전략통이었는데, 이번 최주선 사장은 기술통으로서 전문성을 발휘해왔다"면서 "현재 삼성SDI가 기술적인 부분에서 한단계 도약을 위해 초격차 확보가 절실한 상황인 만큼 최 신임 대표에 기대하는 바를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대게 대기업들은 재무통을 앉히는 경우가 많은 데 엔지니어 출신의 기술 전문가를 선임한 건 현 배터리 업계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고 단행된 인사"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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