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복귀 후 본격적 파업 돌입 예상
슈퍼호황에 각 사 노조 목소리 커져
조선노연은 동반 파업 예고까지
지난달 24일HD현대중공업 노조사무실에서 22~24일 진행한 파업찬반투표 개표를 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노조
여름휴가 직후 대대적인 공동파업을 예고했던 조선사 노조의 업무 복귀 시점이 다가오면서, 조선업계의 하투(夏鬪)가 본격화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일각에선 호황 기조를 이어가는 상황에 '노조 리스크'가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과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국내 주요 조선사들의 여름휴가가 이번 주 내로 종료된다.
조선소는 야외 근무인 데다 뜨거운 열기에 달궈진 철판에서 작업이 진행돼 폭염이 오는 여름철에는 단체로 쉬어간다. 이같은 업계의 통상적인 여름 휴가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조선사 노조들이 휴가 직후 대대적인 파업을 예고해서다. 특히 올해는 조선사 노조들이 동반 파업을 예고하고 있어 이목이 더욱 집중된다.
국내 조선사들이 속한 노조 단체인 조선업종노조연대(조선노연)는 오는 28일 동반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HD현대삼호·삼성중공업·한화오션·케이조선 등 중대형 조선사들이 속한 조선노연은 지난달 27일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 전체 총원 1만9111명 중 1만4936명이(78.15%) 참여하고, 1만3864명(92.8%)이 찬성표를 던져 쟁의행위를 가결했다.
이들 노조는 조선업 호황에 맞는, 합당한 노동자들의 처우를 요구하고 있다. 노조 측은 국내 조선사가 연이은 분기 흑자를 기록하고, 고부가 선박 수주가 이어지는 올해가 10여년간 억제된 처우를 개선할 적기로 보고 있다.
각사 노조는 이미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다. 한화오션 노조(금속노조 대우조선해양지회)는 지난달 8∼9일 찬반투표를 진행, 85.4%(3641명)가 찬성해 파업을 가결하고 지난달 15일 7시간 부분파업을 벌였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 역시 지난달 22일 97.14%(3226명) 찬성으로 파업을 가결했다. HD현대미포와 HD현대삼호도 각각 지난달 24일, 26일 조합원 투표로 파업을 가결했다.
이들 조선업계 노조는 모두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쟁의조정 중지 결정도 받은 상태라 합법적 파업이 가능하다.
금속노조 조선노연 관계자는 "압도적인 쟁의행위 찬반투표 결과는 조선소 노동자들이 얼마나 분노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원만한 교섭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끝까지 노동자들의 성의를 무시한다면 28일 조선노연 1차 총파업을 시작으로 시기에 연연하지 않고, 어느 때보다 강한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현재 조선사들이 일감을 쌓아두고 있어 최대 수준의 조업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점이다. 조선사들은 일감을 적기에 소화하기 위해 조선소 도크를 최대한 가동하며 선박을 건조하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국내 대형 조선소의 평균 가동률을 보면 HD현대중공업(88.1%)을 제외한 4곳이 모두 100%를 상회한다. 특히 HD현대삼호의 가동률은 116.0% 수준으로 초과 가동을 통해 선박을 만들어 내고 있다.
여름 휴가가 끝나고 나서도 이같은 강도 높은 조업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 국내 조선업계는 지난달 전세계 선박 발주가 급격히 감소하는 가운데도 96만CGT(18척)을 수주하며 월간 수주량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수주 잔고가 적정한 수준으로 계속 쌓이고 있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일감 때문에 높은 도크 가동률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여름 휴가로 2주가량을 쉬었다. 이런 상황에서 공동파업이 진행되면 일시적일지라도 또 작업이 멈춰지는 건데 이는 납기를 맞춰야 하는 사측 입장에서는 부담이 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같은 '노조 리스크'가 더욱 부각될 경우 향후 수주 경쟁에서 국내 조선사의 경쟁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일감이 쌓여 있어도 수주를 멈출 수는 없다. 최근엔 하팍로이드가 7조원 규모의 컨테이너선 발주를 예고한 소식도 있었다"면서 "한국과 중국 업체들의 수주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노조 리스크는 도크 가동에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꼴이다. 누가 최종적으로 수주 경쟁에 승리할지 알 수 없지만, 경쟁력 저하가 우려되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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