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에는 열린우리당 시절부터 축적된 배신자 이미지가 있다”
민주당이 지난 9월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를 초청, 자신들의 진로에 대해 가르침을 구한데 이어 11일에는 정치풍자 사이트 <딴지일보>의 김어준 대표를 불러 민주당의 활로에 대해 ‘고견’을 들었다.
김 대표는 이날 민주당 산하 민주정책연구원 주최 국회 초청 조찬강연에서 “민주당의 지지율이 정체된 것은 20∼30대 모바일 세대 입장에서 볼 때 자기 일처럼 감정이입이 안 되고 멋있다는 이미지의 이른바 ‘간지(느낌)’가 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감정이입이 돼야 열정도 생기고 열광하게 되는 데 민주당은 감정이입이 되지 않는다”며 그 이유로 “민주당에는 열린우리당 시절부터 축적된 배신자 이미지가 있다”고 지목했다.
김 대표는 “민주당은 ‘간지’가 안 나는데 ‘간지’가 난다는 것에는 닮고 싶다, 롤모델로 삼고 싶다는 의미가 담겨있다”며 “멋있지 않은데 지지하는 사람이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현 정세균 대표의 차이점에 대해 “노 전 대통령은 남의 일을 남의 일 같지 않게 만들었는데, 이런 점에서 정세균 대표와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역량의 차이는 감정이입이 되게 하느냐 못하느냐의 차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에 대해서는 “‘잘 먹고 잘 사는 사람들’이라는 느낌이 있다”고 분석한 그는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에 대해 “못 살지만 강단 있고 기개가 있어 ‘간지’가 있다”면서 “멋이 없어 따라하고 싶지 않은 정치인을 누가 지지하겠느냐”고 민주당의 인물난을 지적했다.
그는 “내년은 모바일 2.0 시대의 원년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선거의 관건은 모바일 네트워크에 어떻게 올라타느냐가 될 것으로 감정이입이 안돼 유권자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하면 게임은 끝난다”고 주장했다.
강연에 앞서 정세균 대표는 “뉴민주당 선언을 준비하고 있는데 잘 진행되는 것 같지 않다. 슬로 무빙(slow-moving)하는 것 같아 조금 걱정”이라며 “그래도 우리는 변화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김어준 대표처럼 발상을 전환할 수 있는 특별한 분을 모셔서 말씀을 듣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정책연구원장 김효석 의원은 “‘악플’보다 무서운 것이 ‘노플’”이라며 “관심이 없는 것이 더욱 무섭다. 민주당이 어떻게 해서 온라인 시대를 끌어갈 수 있는가 하는 말씀을 듣기 위해 김어준 대표를 모셨다”고 축사를 건넸다.
민주정책연구원은 ‘논객이 민주당을 논한다’는 주제의 초청강연을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 9월 24일 연사로 초청된 진중권 교수는 민주당 한 의원이 대선에서 패한 뒤 “이번 선거는 참 이상하다. 왜 졌는지조차 모르겠다”고 한 발언을 소개하며 “민주당이 상황 인식 자체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쏘아붙였었다.
진 교수는 당시 강연에서 민주당 실패의 가장 큰 원인으로 “왼쪽 깜빡이를 켜고 우회전 한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데일리안 = 김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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