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20~40% 배상…최대 45%P 가감
금감원 “DLF사태 보다 배상 비율 낮아”
투자자 “100% 전액 배상” 집회 예고
금융정의연대 등 단체 회원들이 2월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열린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 기반 주가연계증권 상품 대규모 손실 사태 관련 금융당국에 대한 감사원 공익감사 청구 기자회견에서 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기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에 대한 배상 비율이 마련됐다. 과거 해외 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때보다 배상 비율이 낮아진 반면 투자자의 자기책임 원칙은 강화됐다.
판매사들은 투자자별 케이스에 따라 세부적으로 살펴본다는 계획이지만, 피해 투자자들은 100% 원금 배상을 주장하며 대규모 집회를 예고하고 있어 홍콩 ELS 갈등이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날 홍콩 ELS 사태와 관련해 분쟁조정기준안을 발표했다. 금감원 마련한 분쟁안은 판매사의 기본 20~40% 책임 배상과 함께 불완전판매 및 투자자 자기책임 원칙에 따라 최대 45%포인트(p)까지 가감하는 내용이 담겼다.
예를 들어 ▲적합성의 원칙 ▲설명 의무 ▲부당 권유 중 한 가지만 어겼으면 20~25%, 세 가지 모두 어겼으면 40%를 배상하는 식이다. 내부통제 부실이 있는 경우 최대 10%p까지 가중되며, 투자자 상황에 따라 ±45% 가감하도록 했다.
이 같은 위반 행위에 대한 내부 통제부실 책임을 고려해 은행은 10%p, 증권사는 5%p 가중된다. 만약 온라인 판매채널을 이용했다면 판매사 책임을 상대적으로 적게 적용해 은행 5%p, 증권사 3%p 가중 비중을 낮췄다. 일반화하기 곤란한 내용이 있다면 기타 요인으로 10%p 가감할 수 있도록 배상 기준안을 마련했다.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 기반 주가연계증권 배상 비율 산출 개요. ⓒ금융감독원
홍콩 ELS 배상 비율은 판매사와 투자자의 책임 여부에 따라 크게 갈릴 것으로 보인다. 과거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때와 달리 ELS는 대중적인 상품인데다 강화된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적용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다.
이에 따라 다수의 투자자들이 20~60% 안에서 보상받을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세훈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브리핑에서 “DLF 사태 때보다는 전반적인 배상 비율이 더 높아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수의 케이스가 20~60% 범위 내 분포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지난 2019년 DLF 사태 때 배상 비율을 20~80%로 제시했었다.
이 수석부원장도 “과거 DLF 및 사모펀드는 비정형적이고 일반인이 이해하기 어려운 매우 복잡한 상품구조를 가지고 있었던 반면, ELS는 장기간 판매된 상대적으로 대중화된 상품”이라며 “상품구조가 정형화된 점 등에서 DLF와 차이가 있고, DLF 사태 이후 판매규제를 강화한 금소법 시행 등에 따라 판매사들의 형식상 판매절차는 대체로 갖춰진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판매자나 투자자 일방의 책임만 인정될수 있는 가능성도 남겨놨다. 경우에 따라 한 푼도 배상을 받지 못하거나 100% 배상받는 경우도 생길수도 있다는 의미다.
분쟁조정안의 이론 상으로도 100% 보상은 가능하다. 그러나 금감원이 재구성한 10가지 사례에선 75%가 최대다. 이에 대해 이 수석부원장은 “사례는 이해의 편의를 돕기 위해 재구성한 것이고 75%가 최대는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구체적으로 62회의 ELS 투자 경험과 1회 손실 경험이 있는 50대 중반 가입자는 배상 비율이 0%인 반면 은행 직원 권유로 ELS에 2500만원을 넣어 손실을 본 80대 초반 투자자에게는 75% 내외를 보상해야 한다는 결과를 내놨다. 이는 재구성한 사례 중 가장 높은 배상 비율이다.
이세훈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홍콩 ELS 대규모 손실 관련 분쟁조정기준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금감원은 공모 방식으로 대중화돼 다수의 개인 투자자에게 판매된 점, 조기상환이 가능한 상품 구조상 반복 가입한 점, 장기간 판매돼 판매 시점에 따라 관련 적용 법규 범위가 상이한 점 등을 감안했다는 설명이다.
금감원의 이번 분쟁안과 관련해 판매사와 투자자 간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은행권은 분쟁조정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투자자 케이스마다 추가적인 법률 검토가 진행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일부 투자자들은 100% 전액 배상을 주장하며 오는 15일 대규모 집회를 예고하고 있다. 이들은 피해 투자자들의 의견을 묻고 배상안을 마련했어야 한다며 판매사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강조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은행, 증권사 등 금융사들은 조만간 책임 분담 기준안의 수용 여부를 결정하고, 자율배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자율배상이 이뤄지지 않은 나머지 금액에 대해선 금감원의 분쟁조정위원회의 조정절차를 밟아야 한다. 판매사와 소비자 중 어느 누구라도 분조위의 조정안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배상문제는 법정으로 옮겨가게 된다.
이 수석부원장은 “금융위와 함께 검사결과 등을 면밀히 분석하고 ELS 등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판매 제도를 종합적으로 진단해 제도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홍콩 ELS 판매잔액은 총 18조8000억원이다. 올해 1~2월 기준 만기도래액 2조2000억원 중 총 손실금액은 1조2000억원이며, 추가 예상 손실금액은 4조6000억원으로 최대 5조8000억원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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