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전문성 강화"…官·女 사외이사 늘리는 산업계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입력 2024.02.23 12:52  수정 2024.02.23 12:52

주요 기업들 3월부터 정기주총…다양성·전문성 기대

산업·경제 관료 출신 영입…女 사외이사도 꾸준히 늘려

주요 대기업 사옥 전경. 왼쪽부터 삼성서초사옥, SK서린빌딩, 현대차그룹 양재사옥, LG트윈타워(출처 :각사) ⓒ데일리안 박진희 그래픽디자이너

산업계가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경제부처, 금융당국, 학계 등 다양한 분야 인사들을 사외이사로 영입한다. 경험과 역량을 갖춘 인물을 중용해 회사 이미지 개선 및 가치 제고에 힘쓰겠다는 전략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기업들은 내달부터 본격적으로 주총 시즌에 돌입한다.


눈에 띄는 것은 사외이사 라인업이다. 올해에도 주요 기업들은 각 산업에 풍부한 지식과 경험을 보유한 인물을 두루 사외이사 후보로 올려 이사회 내실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올해에는 특히 산업·경제부처 고위 관료가 사외이사 후보로 대거 이름을 올렸다. 삼성전자의 경우 3월 20일 열리는 주총에서 신제윤 태평양 고문을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그는 기획재정부 1차관, 금융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금융전문가다. 삼성전자는 "금융·재정 전문가로 회사의 자금 운용 및 글로벌 전략 등 다양한 방면에서 전문적인 조언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같은 날 삼성전기도 정승일 트러스톤자산운용 고문을 사외이사로 새롭게 선임한다. 정 사외이사 후보는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한국가스공사 사장, 한국전력공사 사장을 역임하며 에너지산업에서 경력을 쌓았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내달 주총에서 성윤모 중앙대 산업보안학과 석좌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그는 특허청장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지낸 인물로, 현재 효성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LS일렉트릭은 기획재정부 장관과 금융감독원장을 지낸 윤증현 윤경제연구소 소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금융분야 핵심 전문가로서 합리적으로 회사 경영을 감독하고 이사회 및 감사위원회 의사결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기업들이 자사의 주력 사업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더라도 산업·경제 관료 출신들을 속속 영입하는 것은 오랜 기간 다져온 경험과 식견을 바탕으로 여러 정책 기획 등에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깔려있기 때문이다.


민간 기업 출신 금융권 인사도 눈에 띈다. 현대글로비스는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를 지낸 최현만 고문을 사외이사로 후보로 추천했다. 미래에셋금융그룹의 창립멤버로 26년간 그룹에서 지낸 금융전문가로서, 이사회에 새로운 시각을 전달할 것이라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테슬라, AMD 출신 외국인 임원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현대모비스는 케네스 위텍(Keith Witek) 텐스토렌트(Tenstorrent) 최고전략책임자(COO)를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AMD, 테슬라, 구글 등에서 두루 경험을 쌓은 이력이 눈에 띈다.


현대모비스는 추천 이유로 "AI(인공지능)/SW(소프트웨어) 분야에서의 풍부한 경험과 폭넓고 전문적인 식견"을 들었다. 향후 현대모비스의 전장화 및 SDV(차량용 소프트웨어) 등 모빌리티 분야에서 실질적인 조언을 할 것이라는 기대다.


왼쪽부터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 성윤모 전 산업부 장관,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데일리안 DB, 뉴시스

여성 사외이사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자산총액이 2조원 이상인 상장사는 이사회 이사 전원을 특정 성(性)으로 구성하면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개정된 자본시장법에 따라 주요 기업들은 여성 사외이사를 영입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조혜경 한성대학교 AI응용학과 교수를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로봇공학, 제어 계측, IT 융합 등 로봇공학 및 로봇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30여 년의 경력을 보유한 로봇 분야 여성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삼성이 추친 중인 로봇 사업에서도 전문적인 조언을 할 것이라는 기대를 모은다.


삼성SDS는 내달 열리는 주총에서 이인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 원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그는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 제12대 통계청장, 한국경제학회장 등을 두루 거친 경제, 통계 및 ESG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회사가 추진 중인 각종 경영현안에 대한 데이터 기반의 조언을 비롯해 ESG경영에서도 충분한 자문을 할 것이라는 기대다.


기아는 이인경 MBK파트너스 부사장(CFO)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자본시장 및 전략투자 분야에 대한 전문가로서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시각에서 회사를 감독하고 자문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한편 이번 주총에서 삼성전자, 현대차는 이사 보수 한도를 증액 또는 감액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보수총액을 430억원으로 책정, 지난해 보다 50억원 줄일 방침이다. 회사측은 일반보수는 330억원으로 동일하나 자기성과보수를 15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축소한다고 설명했다. 사외이사를 포함한 이사 수는 전년과 동일하다.


반대로 현대차는 보수총액을 200억원에서 218억원으로 늘린다. 사외이사를 포함한 이사수는 12명으로 줄인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보수위원회의 객관적이고 투명한 심의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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