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동원' 피해자, 94세 정신영 할머니 "미안하다는 사죄 한마디만 해줬으면"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입력 2024.01.18 15:32  수정 2024.01.18 15:33

정신영 할머니 등 원고 4명, 18일 미쓰비시중공업 상대 손배소 일부 승소

재판부 "일본 기업, 원고 2명에게 1억원 위자료 지급…나머지 2명 1억6000만원"

판결 나오자 정신영 할머니 "일본, 지금이라도 '미안하다' 해주면 좋겠다"

18일 오전 광주 동구 광주지법에서 강제동원 피해 당사자인 정신영 할머니가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승소 판결을 받은 뒤 소회를 밝히고 있다.ⓒ연합뉴스

2차 집단소송에서 참여한 일제강제동원 피해자들이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한 손해 배상 소송 1심에서 승소했다. 소송 원고 중 한 명인 정신영(94) 할머니는 승소 판결을 받은 뒤 "일본 기업이 사죄라도 한마디 해줬으면 좋겠다"며 눈물을 흘렸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민사13부(임태혁 부장판사)는 이날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정 할머니 등 원고 4명이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 했다.


재판부는 정 할머니와 원고 1명에게 1억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했고, 다른 원고 2명에게는 1억6000여만원과 1800여만원 지급을 주문했다.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는 기각했다.


직접 판결 선고를 들은 정 할머니는 "일본이 지금이라도 (당시 강제동원된) 대한민국 소녀들에게 '고생 많이 시켜서 미안하다'라는 말이라도 한마디 해주면 좋겠다"며 "노인들이 다 (세상을) 떠나시고 몇분 남지 않았는데 일본에서 보상해주면 좋겠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일제강제동원 피해자인 정 할머니 등 원고 4명은 2020년 1월 강제동원 2차 집단소송에 나서 미쓰비시 측에 2억4000만원 상당의 위자료 지급을 요구했다.


정 할머니는 1944년 일본으로 가 미쓰비시중공업의 나고야 항공기 제작소 등에서 강제 동원 노동을 했으나, 일본 후생연금(노동자 연금보험)은 정 할머니에게 탈퇴 수당으로 931원(99엔)만 지급했다.


이번 소송에 앞선 다른 유사 소송에 비춰 일본기업 측이 항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소송 확정까지는 많은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광주·전남지부는 1차 소송 이후 2019년과 2020년 피해자 87명을 원고로 전범 기업 11곳에 대해 2차 집단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피해자들이 승소한 이번 소송 등 미쓰비시중공업·미쓰비시마테리아루 등을 상대로 한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민사 손해배상 관련 재판은 광주고법에 항소심 1건(원고 8명), 광주지법에 1심 14건(원고 79명) 등이 진행 중이다.


전국적으로는 일본 기업을 상대로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소송이 현재까지 63건이 제기(9건 확정판결)됐다.


최근 대법원에서는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가 일본 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2차 소송과 관련해 잇따라 피해자 승소 판결 사례가 나오고 있는데, 이에 대해 일본 정부는 "극히 유감스러우며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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