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행동 나서는 비명계…당내서는 "다양성" "자제해야" 의견 분분

김은지 기자 (kimeunji@dailian.co.kr)

입력 2023.11.13 14:37  수정 2023.11.13 14:47

공천 앞두고 비명계 "머지 않은 시간 공동모임 오픈"

조정식 "민주 정당에서 다양성 존재하는 것 당연"

홍익표 "이미 시스템 공천 확정…내부 의견 조율할 것"

박지원 "이재명은 의원 설득하고 비명계도 자제하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총선기획단 제1차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더불어민주당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이 공천 학살 우려에 따라 집단행동을 예고하며 당내 분열이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비명계 의원들의 '12월 탈당설'까지도 고개 들어, 강서구청장 보궐 선거에 이어 총선 승리를 위한 내부 단합을 강조했던 당 지도부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


13일 민주당에 따르면, 비명계에서 이원욱 의원을 중심으로 한 모임 '원칙과 상식'이 가까운 시일 내 출범을 앞두고 있다.


이 의원은 지난 10일 MBC인터뷰에서 "탈당보다는 가까운 의원들이 일단 가시적으로 (당의 변화를 위해서) 공동 행동을 해보자는 것이 논의되고 있다"라며 "머지 않은 시간에 이 공동 행동을 할 수 있는 모임을 오픈시킬까 싶다. '원칙과 상식' 이런 이름이 되지 않을까 한다"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모임에 참여하는 이들을 '비명계' 대신 '혁신계'로 불러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개별(행동)보다는 압박이 발휘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칙과 상식에 참여하는 주축 멤버는 이상민·조응천·이원욱·김종민 의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명계 의원들이 새로운 조직을 만드는 것은 열세에 몰린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를 다지기 위해서라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비명계의 이 같은 움직임은 총선기획단장에 조정식 사무총장이,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에 위원장에 수석사무부총장인 김병기 의원, 부위원장에는 조직사무부총장인 김윤덕 의원 등 '친명'이 전진배치된 것과 무관치 않다. 총선기획단이 현역 의원의 페널티 강화를 골자로 하는 '김은경 위원회 혁신안'을 들여다본다는 것 역시 비명계 내부에서 공천 불이익 위기감을 키우고 있다.


논란이 되는 김은경 혁신위안은 선출직 공직자 평가 하위 20%에게 적용되는 경선 득표 감산 대상을 30%까지 확대하고 경선 득표 감산율 적용 폭을 최대 40%로 늘리는 내용이다. 현행 당헌당규는 평가 하위 20% 해당자에게 경선 득표에서 20% 감산을 하도록 하고 있다.


당장 당 지도부는 비명계의 반발이 끊이지 않는 것에 대해 "내년 총선의 공천 룰이 이미 합의 돼 있다"라며 공천 학살 가능성을 일축하는 모습이다. 또한 당내에서는 "다양성이 존재해야 한다"라는 입장에 이어 "친명과 비명 모두 자제해야 한다"는 조언 등 다양한 의견이 분출되고 있다.


조정식 사무총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비명계 의원들이 조만간 지도부를 향한 단체행동에 나설 것이란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민주 정당에는 다양성이 존재하는 게 당연하다"라고 말했다.


당 총선기획단이 현역의원 평가와 관련 '김은경 혁신안'을 검토하기로 한 것에 관해선 "김은경 혁신위가 제안을 줬을 때 당이 논의해 수렴하고 조정하는 과정들을 못했다"라며 "앞으로 총선기획단에서 논의하고 토론해 가닥을 잡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기본적으로 큰 방향에서 민주당은 2016년부터 시스템 공천의 틀이 잡혀 있다"며 "그런 기본방향과 큰 틀 안에서 논의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도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공천 룰 개정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데 대해 "현실화되지 않은 가능성을 놓고 '그렇게 되면 어떻게 하겠다' 얘기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불필요한 얘기이다"라고 선을 그었다.


또 "아직 어떤 (비명계) 의원들도 탈당을 얘기하고 있지 않다"라며 "그래서 그런 상황으로 가지 않도록 내부 의견을 조율하고 하는 것이 지도부의 몫이라고 생각하고 내가 열심히 해보겠다"라고 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미 4년 전 이해찬 대표 시절에 시스템 공천을 확정지었지 않나. 당헌·당규에 1년 전에 공천 룰을 정하게 돼 있다"며 "이개호 (총선 공천 제도)TF 팀장이 지난 4월에 정한 룰대로 하면 된다"라고 강조했다.


야권 원로인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계파 갈등이 격화된 데 따른 양측의 진지한 소통을 촉구하기도 했다.


박 전 원장은 전날 페이스북에 "민주당의 최대 혁신은 단결, 강한 당으로 윤석열 독주 정권에 저항하고 투쟁하는 민주당이 돼야 한다"라며 "뭉치면 승리하고 흩어지면 패배한다"라고 적었다. 그는 "이재명 대표도 직접 의원들을 설득하고 강성지지자들을 자제시켜야 한다. 소위 비명계 의원들도 말씀 한마디가 중요함을 아시고 역시 자제 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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