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와 딸은 경제공동체" vs "청탁받은 사실 없다"…'50억 클럽' 첫 재판

이태준 기자 (you1st@dailian.co.kr)

입력 2023.10.12 14:02  수정 2023.10.12 14:07

박영수 측 "'50억 클럽' 언급한 김만배도 '허언에 불과하다'고 검찰서 진술"

"대장동 사업, 하나은행 최종 수주 대가로 200억원 약정했다는 것도 거짓"

검찰 "朴, 딸 통해 50억원 지급 약속받아…실제로 딸이 11억원 수수했다"

"화천대유 고문에 취업하자 청탁으로 딸 입사시켜…경제적 공동체 관계"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두번째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연합뉴스

'대장동 로비 의혹'으로 구속기소된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첫 재판에서 "청탁받은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검찰은 "박 전 특검과 딸은 경제공동체"라고 거듭 강조하며 공소사실 하나 하나를 설명했다.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김동현)는 이날 오전 10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수재 등)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 전 특검의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박 전 특검 측은 "검찰은 박 전 특검이 대장동 민간업자들로부터 '우리은행 컨소시엄에 참여시켜달라'는 내용을 양재식 변호사로부터 보고받았다는 것을 전제로 공소사실을 구성했다. 하지만 양 변호사가 대장동 민간업자들과 이같은 이야기를 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고, 양박 전 특검이 관여했다는 증거도 전혀 없다"며 "더군다나 양 변호사는 박 전 특검의 하급자가 아니고, 30년 경력을 가진 변호사로서 개인 업무활동을 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박 전 특검 측은 "대장동 민간업자로부터 청탁받은 대가관계를 약속받은 적도 없다. '50억 클럽'에 대해서 김만배 씨 역시 스스로 '허언에 불과하다'고 진술했다. 대장동 사업에 하나은행이 최종 수주하는 대가로 200억원과 주택을 김 씨로부터 받기로 했다는 공소사실은 상식에 동떨어진 얘기"라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박 전 특검 측은 "대장동 민간업자들의 진술은 정확한 사실에 대한 기억이 시일이 경과함에 따라 점점 더 명료해졌다는 특징이 있다. 이는 검사가 구성한 사실에 맞춰서 시기와 내용이 조정됐다는 점에서 신빙성이 매우 떨어진다"며 "진술 역시도 추상적으로 몇 월경으로만 구성돼 공소장에 기재된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고 보여진다"고 지적했다.


이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수재 등) 혐의로 함께 기소된 박 전 특검의 측근인 양재식 변호사도 "박 전 특검과 공모한 사실도 없고, 대장동 민간사업자들로부터 청탁을 받은 적이 없다"며 "공소사실 전부를 부인한다"고 주장했다.


검찰 ⓒ연합뉴스

반면 모두 진술에 나선 검찰은 PPT까지 준비하며, 약 20분간 공소사실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했다.


검찰은 "박 전 특검은 지난 2016년 12월 국정농단 특검으로 임명됐다. 이후 대장동 사업의 배당수익이 발생하자 대장동 민간업자들은 박 전 특검에게 약속한 50억을 제공하고자, 로비 자금을 마련했던 이모 씨를 통해 박 전 특검에게 전달했다"며 "다만 특검이 공직자로 분류돼 박 전 특검이 50억원을 직접 수수할 수 없게 됐다. 이에 김 씨는 화천대유에 입사해 일하던 딸 박모 씨를 통해 50억원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검찰은 "박 전 특검은 우리은행 사외이사이자 감사위원으로 근무한 금융회사 임직원에 해당하는 인물이었다. 그런데 대장동 민간업자들의 컨소시엄 관련 각종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200억원 및 단독주택 2채를 약속받았으므로 특경법 적용이 가능하다"며 "아울러 딸을 통해 총 5회에 걸쳐 합계 11억원을 수수한 것 역시 청탁금지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검찰은 "박 전 특검은 성년인 딸에게 장기간 계속적으로 생계비를 지원해줬다. 그는 화천대유 자산관리 고문으로 취업하게 되자 청탁을 통해 딸을 화천대유에 입사시켜 매월 400만원을 수령받도록 했다"며 "박모 씨는 경제적 독립을 못 한 상태에서 박 전 특검으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는 경제적 공동체 관계를 성립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 공판은 26일 오전 10시에 열릴 예정이다.


한편, 박 전 특검은 지난 8월 초 구속됐다. 검찰은 박 전 특검의 구속 기간을 한 차례 연장해 수사를 진행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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