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4조7678억…전년比 102%↑
코로나 금융지원 내달 종료 임박 '분수령'
리스크 도미노 차단 이미지. ⓒ연합뉴스
국내 5대 금융그룹이 대출 부실에 대비해 쌓은 충당금 규모가 1년 새 두 배 넘게 불어나며 올해 들어 반년 동안에만 5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충격파로 리스크 비용이 확대되는 가운데, 금융당국의 거센 압박으로 충당금 부담이 한층 커지는 모습이다.
이런 와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 이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실시돼 온 금융지원의 종료 시점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위기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KB·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 등 5개 금융그룹의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은 총 4조76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1.6% 늘었다. 신용손실충당금은 금융사가 고객들에게 빌려준 돈의 일부가 회수되지 못할 것을 대비해 미리 수익의 일부를 충당해 둔 것이다.
금융그룹별로 보면 우선 KB금융이 쌓은 신용손실충당금이 1조3195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177.4% 급증하며 최대를 기록했다. 신한금융 역시 1조95억원으로, 농협금융은 8436억원으로 각각 67.8%와 128.6%씩 해당 금액이 증가했다. 우리금융도 8178억원으로, 하나금융은 7773억원으로 각각 64.6%와 84.1%씩 신용손실충당금이 늘었다.
5대 금융그룹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 ⓒ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충당금의 확대 배경에는 치솟은 금리가 자리하고 있다. 고금리 여파로 대출을 갚는데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많아지고, 이런 흐름이 금융사의 여신 건전성에 악영향을 주는 양상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사상 처음으로 일곱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중 7월과 10월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p)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이에 따른 현재 한은 기준금리는 3.50%로, 2008년 11월의 4.00% 이후 최고치다.
금융당국도 위기 대응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위해 은행의 수익이 손실 흡수 능력을 갖추는 데 활용될 수 있도록 자본 확충과 충당금 적립 제도를 정비하겠다는 방침이다.
먼저 기업신용 증가와 자본비율 악화, 연체율 상승 등을 고려해 경기대응완충자본을 부과토록 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5월 은행들에게 경기대응완충자본 1%p를 부과하는 내용의 개선안을 의결하고, 자본 확충 상황을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내년 5월부터 경기대응완충자본을 포함한 규제 비율과 버퍼 등을 고려해 추가 자본을 적립하게 될 것이란 예상이다.
또 은행별 리스크 관리 수준과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등에 따라 차등적으로 추가 자본 적립의무가 부과된다. 스트레스테스트의 신뢰성 제고를 위해 테스트 전 과정에 대한 검증과 사후관리를 강화하는 제도 정비도 병행된다.
아울러 앞으로 예상되는 손실에 비해 대손충당금이나 준비금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금융당국이 은행에 대손준비금 추가 적립을 요구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된다. 금융당국은 이런 내용을 담아 올해 3분기 내에 은행업감독규정을 개정할 계획이다.
문제는 추가 악재가 도사리고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19 이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상대로 시행돼 온 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가 다음 달 말 종료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수면 아래로 억눌려 온 부실 대출이 한꺼번에 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코로나19 금융지원을 통한 만기연장·상환유예 이용 금액은 지난 3월 말 기준 85조3000억원, 관련 차주는 38만8000명에 이른다. 만기연장 잔액은 78조8000억원, 상환유예 잔액은 6조5000억원이다. 상환유예 잔액 중에서는 원금 상환유예가 5조2000억원, 이자 상환유예가 1조4000억원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 등을 중심으로 한 충당금 이슈는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가시화할 것"이라며 "코로나19 금융지원 종료 이후 연착륙이 얼마나 잘 이뤄질 수 있을지 여부가 금융사와 차주 모두에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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