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美 IRA 우회 전략으로 유럽 진출 잇따라
K-배터리, 유럽 내 선제적 진출로 '기반 튼튼'
배터리3사, 美 진출 공략으로 中 추격 견제
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이미지. ⓒ데일리안 박진희 그래픽디자이너
K-배터리를 맹추격하는 중국 배터리 기업들의 공세가 유럽 시장에서도 매서워졌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으로 북미 진출길이 막히자, 유럽 지역을 집중 공략하기 시작한 것이다. 중국 업체들의 유럽 내 점유율이 날이 갈수록 상승하며, K-배터리의 ‘텃밭’ 유럽 지역을 뺏길 수 있단 우려 섞인 목소리까지 나온다.
그럼에도 업계는 중국 업체들이 K-배터리를 쉽게 뛰어넘진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K-배터리가 이미 유럽 지역에서 공고한 입지를 다졌을뿐더러, 최근 성장세가 둔화된 유럽 시장이 향후에도 제한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4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유럽연합(EU)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 기업의 점유율은2020년 14.9%에서 지난해 34.0%로 2배 이상 껑충 뛰었다. 반면 같은 기간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한국 기업의 점유율은 68.2%에서 63.5%로 다소 감소했다.
이는 중국이 글로벌 진출지를 유럽으로 눈을 돌리면서 나타난 결과다. IRA 시행으로 북미 투자에 난항을 겪게 된 중국 기업들은 우회 전략으로 유럽 투자가 가속화됐다.
K-배터리의 최대 경쟁자 CATL은 지난해 하반기 IRA가 하원을 통과 이후 헝가리 데브레첸에 73억4000만 유로(약10조3700억원)를 투자해 10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공장을 연내 착공하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배터리 2위 기업 BYD도 헝가리 포트타운에 배터리 공장을 세울 계획이다.
최근에는 폭스바겐, 볼보 등과 협력관계를 맺은 중국 배터리 업체 신왕다가 유럽 헝가리에 신규 배터리공장을 짓겠다며 나섰다. 투자 규모는 최대 19억6000만 위안(약 3524억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LG에너지솔루션 원통형 전지 ⓒLG에너지솔루션
하지만 이들의 진출이 K-배터리에게 크게 우려될 상황으로 번지진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내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유럽 현지에 생산설비를 구축한 만큼, 현재 중국 기업과 압도적인 격차를 보이고 있단 점에서다.
또 유럽 시장은 전기차 침투율이 높았던 기저효과가 발생하면서 성장세가 다소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CFO는 “유럽 시장에서 지속된 고물가와 유럽 내 주요각국의 GDP 역성장 등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주요 OEM 전기차 판매량은 예상보다 저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배터리3사(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가 최근 집중 투자 중인 북미지역의 성장률은 견조할 전망이다.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에서 유럽 지역 성장률이 전년 대비 18%에 그친 한편, 북미 지역은 48% 성장률을 보였다. 또 에너지경제연구원(KEEi)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지역은 IRA 시행 등 정부 정책에 힘입어 2030년까지 전기차의 시장 점유율이 두 배 증가해 2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한편, 유럽은 현재와 같은 25%의 비중을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SK온도 올해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유럽 지역에서 전기자동차 수요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나, 고객사나 대상 차종은 SK온에게 매우 제한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유럽 진출이 전혀 우려되지 않는다고 말할 순 없지만, 현재를 두고 봤을 땐 K-배터리가 유리한 위치에 있는 것은 맞다”며 “미국 투자를 확대하지 않았을 경우 중국 업체들로 인해 받는 타격이 컸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지만 마음 편히 놓을 상황이라고 말할 순 없다”며 “계속 해왔던 대로 중국을 견제하며 잘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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