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탄성명 기사 10개 났더라면
백지 넣었더니 50개…5배 나와
정권 향한 방법도 새로운 방식을
자꾸 고민해야겠다는 생각 들어"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지난 7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KBS 수신료 분리징수 추진' 반대 규탄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언론자유특위위원장을 맡고 있는 고민정 최고위원이 '대통령실 백지 항의서한 촌극'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실수였기는 했지만 새옹지마(塞翁之馬)처럼 오히려 잘된 일, 좋은 결과를 불러왔다는 것이다.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은 9일 SBS라디오 '정치쇼'에 출연해 전날 화제가 됐던 '대통령실 백지 항의서한 촌극'을 가리켜 "실수였다. 왜 그것을 제대로 못 챙겼나 하는 마음이 들기는 들었다"면서도 "한편으로는 잘된 것 아니냐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앞서 고 최고위원은 민주당 언론자유특위·과방위 소속 의원들과 함께 지난 7일 용산 대통령실을 KBS TV 수신료 분리징수 추진 건과 관련해 항의방문했다.
이 자리에 대통령실에서 대야(對野) 관계를 담당하는 정무수석실 전희경 정무1비서관이 나오자, 고 최고위원은 "자세한 내용은 이 안에 들어있으니까 대통령과 같이 논의해달라"고 당부하며 서류봉투를 건넸다. 전 비서관도 "주신 말씀을 잘 전달하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하지만 '수신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엉터리 여론조사로 수신료 분리징수 시행령 개정 추진 공영방송 죽이기 중단하라!'는 제목까지 인쇄돼 겉에 붙여져있던 서류봉투 안에는 정작 아무 것도 인쇄되지 않은 백지 A4 용지 두 장만 달랑 들어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백지 항의서한'은 무슨 심오한 의미가 담긴 게 아니라 단순한 실무진의 실수로 밝혀졌지만, 이 사실은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며 큰 화제가 됐다. 고 최고위원의 "한편으로는 잘된 것 아니냐는 생각"이라는 말은 이를 가리킨 것이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여태까지 대통령실 앞에서 1인 시위도 해보고, 대거 가서 규탄도 해보고, 단식농성 이런 것들을 사람들이 하는 이유는 봐달라는 것"이라며 "그날도 규탄성명을 그대로 읽었고 그 내용을 넣었어야 하는데 못 넣은 것 아니냐. 그런데 규탄성명에 대한 기사가 10개 났더라면, 백지를 넣었더니 50개… (기사가) 5배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권을 향한 방법도 옛날 방식을 벗어나서 뭔가 새로운 방식을 자꾸 계속 고민해봐야 되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좀 아이러니도 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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