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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봉투 확산 조짐'에 민주당 전체 '술렁'…"지도부 책임져야" 비판도


입력 2023.05.31 15:10 수정 2023.06.01 10:00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檢, '경쟁 후보 금품 제공 정보 입수' 영장에 적시

윤관석·이성만發 리스크 확대 조짐에 우려도↑

당시 경쟁 상대 '홍영표·우원식' 이름 떠오르자

당내 '출렁'…당사자들은 "전혀 그런 사실 없다"

무소속 윤관석(왼쪽), 이성만 의원(오른쪽)이 3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출석해 각각 자리하고 있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윤관석, 이성만 의원 체포동의안이 보고됐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무소속 윤관석(왼쪽), 이성만 의원(오른쪽)이 3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출석해 각각 자리하고 있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윤관석, 이성만 의원 체포동의안이 보고됐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면서 더불어민주당 내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김남국 의원발(發) 코인 보유·투자 논란이 가라앉지도 않은 상황에서 돈봉투 의혹과 관련한 인물들이 더 늘어날 조짐이 나타나면서 여론이 더 악화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당내 일각에선 당의 어려운 상황을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특별기구를 출범시키는 등 이재명 대표가 당을 빠르게 수습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1일 이성만 무소속 의원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서에 따르면, 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윤관석 무소속 의원이 돈 봉투를 조달하기로 결심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경쟁 후보 캠프가 금품을 제공하고 있다'는 정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검찰은 2021년 5·2 전당대회를 앞두고 송영길 전 대표의 지지율이 경쟁 후보였던 홍영표·우원식 의원에게 추격당할 정도로 하락하자, 경쟁 후보 캠프에서 민주당 의원들을 상대로 금품을 제공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윤 의원이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등과 함께 돈 봉투 조달 계획을 세웠다고 청구서에 적시했다.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서에는 경쟁 후보가 누구인지는 적시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5·2 전당대회 때 송 전 대표의 경쟁자라면 홍영표·우원식 민주당 의원일 수밖에 없다. 전당대회를 전후해 민주당 전체에 뇌물성 자금이 뿌려졌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인 만큼 검찰의 수사 범위가 더 확대될 수 있는 신호탄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검찰은 송 전 대표의 전국대의원 지지율이 1월 29일(51.8%)에 선두로 조사된 후 하락세를 탔고 경쟁 후보들과 격차가 좁혀지는 상황인데다, 4월말 송 전 대표가 서울·경기·대구·전북에서 2위로 밀려나는 등 투표기간(4월28일~5월2일) 전국대의원 지지율이 역전될 위험성이 가시화됐다고 적시했다.


또 검찰은 이 의원이 4월 23일 윤 의원의 지시에 따라 '조직본부 요청사항' 제목으로 작성된 행동지침 메시지를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으로부터 전달받았다는 점을 적시했다. 이 지침에는 직접 전국대의원들에게 연락해 송 전 대표를 지지하도록 요청하는 '오더'를 내리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윤 의원은 송 전 대표 보좌관 박모 씨로부터 300만원이 든 봉투 10개를 받아 경선 투표 시작일인 4월 28일 오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회의실에 모인 의원들에게 돈봉투를 살포했다는 게 검찰의 주장이다. 이 의원은 이 자리에서 돈 봉투 1개를 받은 혐의를 받는다.


이와 관련해 홍영표와 우원식 의원은 관련 진술을 부정하고 있다. 홍영표 의원실 관계자는 "일말의 관련도, 그런 사실도 없는 사안"이라며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대응할 것도 없다"고 말했다. 우원식 의원실 관계자 역시 "(현재 제기되는 의혹과 관련해) 아는 바도 없고 그런 일도 없었다"며 "전혀 관련 있는 일이 없어서 입장을 낼 것도 없다"고 말했다.


지난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기간인 2021년 4월 27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자 토론회에서 홍영표(왼쪽부터), 송영길, 우원식 후보가 나란히 서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지난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기간인 2021년 4월 27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자 토론회에서 홍영표(왼쪽부터), 송영길, 우원식 후보가 나란히 서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아울러 돈봉투 문제로 민주당을 탈당한 윤 의원와 이 의원의 태도 역시 화두에 오르고 있다. 윤 의원은 압수수색 전날 휴대전화를 교체하고 보좌관 역시 업무수첩 등 자료를 파쇄한 정황이 영장에 담기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이 의원은 탈당을 하고도 지난 26~27일 열린 민주당 인천시당의 워크숍 뒤풀이 행사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져 구설수에 오른 상태다.


국민의힘은 이 의원을 향해 "선당후사 하겠다며 탈당한 민주당 행사에서 음주가무를 즐겼다니 스스로 '위장 탈당'을 인정한 셈"이라고 비판의 수위를 높인 상태다. 아울러 "이 의원의 반복적인 무책임한 행태는 민주당 지도부의 책임이 크다"고 강조하며 이재명 대표를 겨냥한 메시지를 내놓기도 했다.


민주당 내부는 조금씩 술렁이는 모양새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에서 '(우원식·홍영표) 캠프에서 먼저 돈 봉투를 돌리고 있다는 소문을 듣고 이쪽에서 돌린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 같다'는 질문에 "그게 사실이라면 참 큰일이다. 그리고 검찰이 그냥 넘어가지는 않을 것이다. 이건 좀 더 두고봐야 한다"며 "또다시 광풍이 불어올 것이다. '돈 봉투 시즌 2'가 시작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근데 지금은 (돈 봉투) 준 분이나 받은 분들이 전부 다 부인을 하고 있으니까, 이것 역시도 좀 더 두고봐야 될 것"이라고 답했다.


아울러 당내에선 의혹이 아예 저변을 넓힐 수 없도록 자체 수사기구를 만들어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김의겸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에서 "민주당은 검찰의 수사가 들어올 때 조금 더 신속하고 정확하게 자체적으로 판단해 검찰의 수사나 언론의 보도가 왜곡되고 과장된 게 있으면 결연히 맞서서 싸워야 한다"며 "자체적으로 문제가 있다 싶으면 과감히 사과하고 털어내는 정확성과 민첩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반적으로 (당 대응이) 좀 느리고 수세적이고 방어적으로만 끌려가고 있어 문제를 확산시킨 측면이 있다"며 "당내에 좀 더 권한을 부여받은, 시시비비를 분명히 가리는 특별한 조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이런 상황이 터지고 있는데도 대응책을 내지 못하는 지도부를 향한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김의겸 의원은 "안팎으로 어려움에 처하고 뭘 하나 하려고 하면 또 다른 목소리가 나와 좌고우면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당 대표가 새로운 기구를 만들어 자신의 권한을 넘겨 그 기구에서 판단하고 처리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한 의원은 "일이 자꾸 커지는 상황에서 탈당 같은 일시적인 대응에만 나서니까 진짜 문제는 하나도 해결이 안되고 논란만 계속 커지는 것"이라며 "이미 당내에서도 혁신이나 쇄신과 같은 얘기가 나오는 만큼 이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여론이나 민심을 읽고 제대로 대응에 좀 나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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