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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벼랑 끝에 서다


입력 2023.03.23 04:04 수정 2023.03.23 08:23        데스크 (desk@dailian.co.kr)

이재명 사법처리 성격이 부분적으로 변화

다양한 정책 현안에 대한 대통령의 반응

국힘 전당대회…국힘, 보수 극우적 성향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월 8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월 8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과 국힘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다. 3월 13~17일 조사에서 윤 대통령이 국정 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36.8%,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60.4%였다. 정당별 지지율은 국힘 37.0%, 민주당 46.4%이다. (리얼미터) 기타 중요한 대목은 40대를 중심으로 민주당에 대한 정치적 결집이 이뤄지고 20대가 40대 수준에서 대통령과 국힘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점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힘 지지율의 하락은 일시적인 현상이라기보다는 구조적인 현상이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무엇이 문제일까?


윤석열 정부는 조국 사태를 계기로 형성된 반민주당·반문재인 연합전선의 성과로 탄생했다. 이 연대의 주역은 보수층+중도층+20~30대 남자들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추미애-윤석열 갈등에서 법치의 수호자로 국민 대중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재명의 체포동의안 부결과 전당대회를 계기로 윤석열 정부를 있게 한 구조가 변화되고 있다.


첫째. 이재명 사법처리의 성격이 부분적으로 변화했다. 이전 시기, 이재명 사법처리 문제는 상대적으로 순수 법률적 문제의 성격이 강했다. 이재명이 정말 죄가 있는가? 죄가 있다면 그 정도는 어느 정도인가? 등이 법률적 질문에 해당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재명 사법처리 국면의 정치적 측면이 부각된다. 이들 질문에는 이재명 당 대표에 대한 사법처리가 본인 또는 정당에 유리한가 그렇지 않은가이다.


최근에는 이재명 사법처리에 대한 정치적 논란이 어느 정도 정리되는 듯하다. 이재명을 낙마시키기에는 민주당 전체가 지는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에 정치적 맥락에서 이재명 대표 체제에 대한 정치적 승인이 진행되고 있다. 문재인·박지원·유시민 등 범야권의 유력 정치인들이 비슷한 맥락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재명 사법처리라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우호적으로 작동했던 정치적 지형이 약화하고 있다.


둘째는 다양한 정책 현안에 대통령의 반응이다. 대통령은 선이 굵은 의제를 선정하고 전선을 단일화하며 대세를 장악하는데 강한 사람이다. 한미동맹·화물연대와 같은 이슈에서 힘을 발휘했던 것도 그 때문이다. 반면 정치력이나 민주적 토의가 필요한 시점에서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


이재명 사법처리 국면이 정치적 성격을 띠어감과 동시에 제기되는 정치적 의제가 적과 아가 뚜렷한 전선적 형태에서 다양한 이해관계가 경합하는 정치적 양태를 띄고 있다. 상대적으로 대통령의 약점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3.1 기념사에 이은 한일 정상회담, 주 69시간 노동에서 대통령의 지지율이 엷어지는 것도 그 때문이다. 3.1 기념사는 전선과 돌파에 능한 대통령이 야심만만하게 채택한 의제이다. 그러나 디테일이 문제였다. 대통령은 조금 더 신중하게 접근했어야 했다. 디테일이 충족되지 않으면서 야당의 공세가 강화되면서 대통령의 결단 대신 섣부름과 미숙함이 부각되는 양상이다.


셋째는 국힘 전당대회이다. 국힘 전당대회를 계기로 대선 당시의 정치적 연합이 훼손되었다. 중도층은 국힘이 보수 일색으로 짜이는 것 심지어 보수진영에서 중도. 온건 보수를 정치적으로 공격하는 것에 대해 불편함을 느낄 것이다. 지금은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정치적 공간이 이완되면 안철수·유승민 등으로 대표되는 당내 중도층의 행보는 장담하기 어렵다.


결정적이었던 것은 20~30대의 흐름이다. 현재 20대는 거의 40대에 준하는 수준에서 대통령과 국힘에 대한 강렬한 비토층으로 남아 있다.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는 불과 0.73% 차이로 승리했다. 당시 20~30대 남성 집단이 이재명 후보를 지지했다면 선거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이 구도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40~50대가 견고한 친민주당 성향을 보이는 조건에서 20~30대를 견인하는 것은 해도 되고 말아도 되는 사안이 아니라 반드시 해야 하는 결정적인 문제이다.


그런데도 국힘 전당대회를 정말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다양한 집단에 대한 정치적 공간과 운신의 폭을 열어주는 대신 보수강경파 일색으로 선거를 진행했다. 현재의 국힘은 그들이 동의하는 어떤 경향과 감수성에 동의하지 않으면 공존을 용납하지 않는 폐쇄적이고 위협적인 정당이 되어 버렸다. 대통령은 국힘 전당대회를 계기로 안정적인 당·청 관계를 기대했지만, 지금의 국힘은 대통령의 부담이 될 소지가 큰 것 같다.


또 다른 문제는 국힘의 보수 극우적 성향이다. 2019년 김기현 후보는 전광훈 목사가 주최하는 거리 집회에서 연설하는 과정에서 전광훈 목사를 치켜세운 적이 있다. 수석 최고위원으로 당선된 김재원 수석 최고위원 또한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종북이나 간첩을 검거하고 색출하는 것은 필요한 일이다. 그런데 이들 사안은 국정원이나 경찰의 방첩 기능을 강화하는 정도로 충분한 사안이다. 반면 이를 국힘이 중심이 되어 대중적인 여론몰이로 발전한다면 중도층의 결정적인 이반을 불러오고 국힘은 점점 강성지지층만의 정당으로 치달을 것이다.


대통령과 국힘의 지지율 하락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인 현상이다. 따라서 대응 또한 현 상황을 구조적으로 돌파하는 것에서 방향을 찾아야 한다. 그러나 그렇게 하기에는 국힘 또한 멀리 왔다. 필자가 현 국면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벼랑 끝에 섰다고 보는 이유이다.


ⓒ

글/ 민경우 시민단체 대안연대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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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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