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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마음 한편에 남는 작품”…김현주에게 더욱 특별했던 ‘정이’


입력 2023.02.05 08:59 수정 2023.02.05 08:59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그리움 담긴 작품..결과가 좋지 않았어도 의미 있는 작품이 됐을 것”

“어느 순간 일에 대한 욕심이 좀 생긴 것 같다. 후회 남지 않게 하고 싶다는 마음 자연스럽게 생겼다.”

배우 김현주에게 ‘정이’는 남다른 작품이었다. 액션이라는 장르에 도전할 수 있어 새롭기도 했지만, 고 강수연과 함께할 수 있어 감사하기도 했다. 그리움과 설렘, 짠함과 기쁨이 공존했던 만큼 앞으로도 늘 특별한 작품이 될 ‘정이’였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정이’는 기후변화로 폐허가 된 지구를 벗어나 이주한 쉘터에서 발생한 전쟁을 끝내기 위해 전설적인 용병 정이의 뇌를 복제, 최고의 전투 A.I.를 개발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SF 영화다.


ⓒ넷플릭 ⓒ넷플릭

공개 직후 글로벌 순위 1위를 차지하는 등 전 세계 구독자들의 관심을 받아 김현주 또한 ‘다행’이라고 여겼다. 고 강수연과 함께 했던 작품인 만큼, 더 많은 시청자들이 ‘정이’를 함께 감상하며 즐겨주기를 바랐던 것이다. 김현주는 인터뷰 시작 직후 강수연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내면서 ‘정이’를 향한 남다른 감정을 털어놨다.


“좋으면서도 짠한 마음이다. 주관적인 상황이라 말씀을 드리긴 그렇지만, 여러 복합적인 감정이 드는 것 같다. 후반 작업이 굉장히 많은 작품이었는데, (후반 작업 도중 강수연 선배 별세 소식을 들었을) 감독님 마음도 너무 짠하다. 강수연 선배님 모습을 보면서 편집을 할 수밖에 없으셨을 텐데. 더 공을 들일 수밖에 없었을 것 같다. 마음 한편에 남는 작품이 될 것 같다. 그리움이 있으니. 결과가 좋지 않았어도 의미 있는 작품이 됐을 것이다. 배우로서도 의미 있는 작품이다.”


김현주는 이 영화에서 전설적인 전쟁 영웅 정이를 연기했다. 아픈 딸을 위해 두려움 없이 전쟁에 나서던 국민적 영웅부터 그의 뇌를 복제해 탄생한 A.I. 용병의 모습까지. 다양한 면모를 소화하며 또 한 번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지옥’에 이어, 또 한 번 액션 연기에 도전하면서 김현주 또한 색다른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지옥’에선 발차기부터 구르기 등 기본적인 걸 했었다. 기본적인 걸 다져놓은 상태였다. 시작점은 수월했다. ‘정이’ 때는 와이어 액션 같은 것들이 좀 있었다. 그런 것 위주로 훈련을 했었다. 훈련 과정이 너무 재밌었다. 땀을 흘리면서 몸을 부대끼는 작품들을 많이 안 했었다. 혼자서 고뇌하고, 고심하고 감정으로만 끌어올리는 것들을 많이 했었는데, 내가 열심히 준비를 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도 들고. 캐릭터를 만들어 낸다는 느낌이 더 강했던 것 같다. 준비를 하는 과정이 너무 재밌었다. 모든 부분을 완벽하게 해내진 못했지만, 그래도 노력을 많이 했던 것 같다.”


김현주 특유의 섬세한 감정이 정이에 특별함을 부여하기도 했다. 딸을 향한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한 것은 물론, 액션 연기에도 감정을 가미해 정이가 처한 상황을 설득력 있게 구현해 낸 것. 액션 신에서도 정이의 감정을 세심하게 구분하면서 디테일을 놓치지 않았던 김현주의 공이었다.


ⓒ넷플릭스 ⓒ넷플릭스

“초반부는 정이가 실험 대상이라는 걸 인지하지 못한 상황에서 펼치는 전투였다. 잘 싸우지만, 애쓰는 느낌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기고, 딸에게 가야 한다는 그런 마음이 있지 않았나. 처절한 느낌을 주고자 했다. 마지막 액션에서는 더 과하고, 파워풀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 몸이 기계였으니. 그런 부분에 차이를 두려고 하신 것 같다. 마지막 부분에선 CG인 줄 알았다고 하시는 분도 있었다. 맞게 구상을 잘해주셔서 표현이 잘된 부분이 있는 것 같다. 나는 동작 같은 부분에서도 감정이 느껴질 수 있도록 하려고 했다.”


강수연의 연기를 옆에서 직접 보고 교감하면서 느끼는 특별한 감정도 있었다. 극 중 정이와 서현처럼, 많은 말로 감정을 나누진 못했지만 강수연이 감정에 몰입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 또한 자연스럽게 애틋함을 고조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엄마와 딸의 관계지만, 정이는 기억이 없는 상태였다. 그래서 대사를 많이 주고받거나, 교감하는 장면이 많진 않았다. 그럼에도 각자의 감정들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보면 눈물이 나는 그런 상태였다. 서현이 실험 대상인 정이를 엄마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여기지만, 그래도 쉽진 않았을 것이다. 극 중에서 실험을 반복할 때 ‘괜찮으실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 그런데 어느 날, 서현이 정이에게 귓속말로 말을 전해주는 장면을 찍을 때 ‘너 보면 눈물이 난다’고 하시더라. 어떻게 감정을 끌고 왔는지, 다 알 수 있는 말이었다.”


지금은 김현주에게 더없이 특별한 작품으로 남은 ‘정이’지만, 새로운 시도 앞에서 부담감을 느낄 법도 했다. 그러나 김현주는 ‘도전’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일이라며, 이러한 시도를 할 수 있음에 감사를 표했다.


“사실 나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강한 사람이다. 도전이나 새로움에 대해 염려나 불안감을 많이 느낀다. 새로운 사람에 대해서도 그렇고. 그런데 어느 순간 유연해졌다. 특히 ‘왓쳐’나 ‘지옥’ 시리즈를 하면서는 ‘해도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언가 새로운 걸 시도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실패를 해도 돌아서면 별 게 아니지 않나.”


앞으로도 김현주의 도전은 계속될 전망이다. ‘더 나은 필모그래피를 쌓고 싶다’는 바람을 밝힌 김현주가 어떤 두려움 없는 행보로 시청자들을 즐겁게 할지 벌써부터 기대를 자아낸다.


“어느 순간 일에 대한 욕심이 좀 생긴 것 같다. ‘나중에 후회할 것 같다’, ‘지금이 아니면 언제’. 이런 생각도 많이 한다. 나이 들면서 그렇게 된 것 같다. 어렸을 땐 시간이 아까운 줄 모르니까. 어느 순간이 지나면서는 일하는 것이 싫고, 나한테 시간을 많이 주고 싶고 그랬었다. 아마 그때 시간을 충분히 줬기에 지금이 가능한 것일 수도 있다. 후회 남지 않게 하고 싶다는 마음이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생겼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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