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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러,핵군축협정 돌연 연기"…러 "美, 사찰재개 우선"


입력 2022.11.30 15:48 수정 2022.11.30 15:59        이한나 기자 (im21na@dailian.co.kr)

뉴스타트 회의 하루 전 연기

러 "우리 우선순위 고려 안해"

美 "구체적 이유 못 들어"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이 2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이 2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미국과 러시아의 핵통제 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뉴스타트·New START) 관련 감축 협상을 재개하는 회의 하루 전날 돌연 연기됐다. 미국은 러시아 측이 일방적으로 회의를 연기했다는 입장이고 러시아는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개입하고 사찰재개만 우선시하는 탓이라고 주장했다.


A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양국은 29일(현지시간)부터 내달 6일까지 이집트 카이로에서 뉴스타트 협상을 위한 양자협의위원회(BCC)를 열고 뉴스타트 관련해 논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전날 러시아 외무부가 BCC 일정이 추후로 연기됐다고 발표한 데 이어 미 국무부도 러시아가 일방적으로 연기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뉴스타트 협상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러시아 대통령의 주도로 2010년 체결됐다. 양국이 실전 배치 핵탄두 수를 1550개 이하로 감축하고, 핵탄두를 운반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전략폭격기 등을 700기 이하로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 협정은 지난해 1월 당시 만료를 한달 앞두고 있었지만 협정을 5년 연장하자는 미국의 제안으로 2026년까지로 연장됐다. 특히 이번 BCC의 경우 러시아의 핵위협으로 인한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정해진 일정으로 양국 간 대화채널이 열려있다는 긍적적인 신호로 관측된 바 있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이날 취재진에게 "미국이 여러 분야에서 우리의 우선순위를 고려하는 것을 꺼렸다"면서 "러시아는 다른 우선순위가 있었지만 미국은 사찰재개 논의만을 원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미국의 개입이 오히려 위험을 증가시키고 있다"며 "양측은 '다른 입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양국 간 대화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국 사이에 대화는 없지만, 양국은 주기적으로 신호를 교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으로 어떤 신호를 뜻하는 것인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다만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6일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담당 보좌관 등과 접촉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확전의 위험성을 미리 방지하고 러시아와의 통신 채널을 계속 열어두기 위한 목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랴브코프 차관은 향후 회의 일정에 대해서는 "추후 미국에 새로운 날짜를 제안할 것이다. 바로 제안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존 커비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BCC는 기본적으로 양측이 세부조항과 형식적 절차, 이행 메커니즘에 관해 모여서 얘기할 수 있는 기회"라면서 "이번 회의가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예정된 일정으로 우리는 매우 고대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커비 조정관은 "우리는 러시아 측으로부터 이번 회의를 왜 연기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을 듣지 못했다"라며 "대사관을 통해 알아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한나 기자 (im21n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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