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ID 폐지하고 배당 선진화...자본시장 낡은 규제 없앤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2.11.28 14:32  수정 2022.11.28 14:38

거래소·금융위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세미나’ 개최

배당제 미 외국인 등록제 개편...허수성 청약에 페널티

송영훈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상무가 2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옥에서 열린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정책 세미나'에서 외국인 투자제도 개선 방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데일리안

한국거래소가 우리 자본시장의 매력도를 제고하기 위해 금융당국과 함께 외국인 투자 등록제 폐지를 추진한다. 한국 증시 저평가의 주요 원인으로 꼽혀온 외국인 투자제도를 손질해 거래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배당도 주요 선진국 수준에 맞춰 제도와 관행을 개선해나갈 전망이다.


송영훈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상무는 2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옥에서 금융위원회·자본시장연구원 등과 공동으로 개최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세미나’에서 “외국인투자자의 사전등록 의무를 폐지하는 대신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개인 여권번호와 법인 식별번호(LEI) 번호로 대체하면 투자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투자등록제는 국내 상장 증권에 투자하려는 외국인이 금융당국에 인적 사항 등을 사전 등록하는 제도다. 지난 1992년 외국인의 국내 상장주식 투자를 처음으로 허용한 이후 30년간 유지됐다.


그러나 서류부담이 과도하고 등록번호를 통해 투자자별 투자전략이 실시간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로 대두됐다.


이에 외국인투자자들의 불만이 커진 가운데 지난 2016년 통합계좌(글로벌 운용사가 다수 투자자의 매매를 한 계좌로 처리하기 위해 개설한 계좌)가 도입됐지만 활용도가 떨어져 그간 개설 사례가 없었다.


이에 거래소는 금융당국 및 유관기관과 지난 6월부터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이러한 문제를 해소할 자본시장 선진화 방안을 마련해왔다.


송 상무는 “최종 투자자별 투자내역 보고 의무를 폐지하고 금융당국이 필요할 때 징구할 수 있도록 전환한다”면서 “종목·국적별 외국인 거래내역 등은 현재와 같이 실시간 확인이 가능해 외국인 투자동향 파악 및 취득한도 관리 종목 관리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외국인 장외거래를 사전이 아닌 사후 신고 대상으로 전환하는 것과 영문 공시의 단계적 의무화 등도 제안했다.


정준혁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정책 세미나'에서 배당절차 선진화 및 배당 활성화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데일리안

거래소는 금융당국과 함께 불투명한 배당 제도 개편에도 나선다. 미국 등 선진국처럼 주식시장 상장사의 배당금 규모를 먼저 확인하고 투자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현행 배당 제도는 상장 기업들이 매년 12월 말에 배당받을 주주를 확정(배당기준일)한 뒤 이듬해 3월 주주총회에서 배당금을 결정하고 4월에 지급하는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은 한국을 선진국지수에 편입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로 글로벌 기준과 다른 배당 제도를 꼽고 있다.


정준혁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세미나에서 “분기 배당의 경우에는 현재 선(先) 배당기준일·후(後) 배당액 확정만이 허용돼 자본시장법 개정 등이 필요하다”며 “배당액을 먼저 확정하고 이후 배당기준일을 정하는 것으로 순서를 바꿔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이익배당이 가장 핵심적인 주주의 권리지만 국내 기업들의 낮은 배당 성향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배당 성향은 19.14%로 미국(37.27%)과 영국(48.23%), 독일(41.14%), 프랑스(39.17%), 일본(27.73) 등보다 낮다.


정 교수는 “이러한 낮은 배당 성향으로 인해 국내 투자자들은 결국 장기 배당투자보다 단기 매각차익 실현을 선택하게 된다”며 “기업 자율성을 존중하면서도 투자자들의 배당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배당을 활성화할 수 있는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공모주 청약 시 기관들의 납입 능력을 초과하는 허수성 청약을 금지하고 적정 공모가를 발견하기 위한 방안도 제시됐다. 금융위는 이날 세미나에서 나온 의견들을 반영해 연내 최종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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