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적 판단 떠나서 죄송…향후 재판 성실히 임할 것"
취재진 질문엔 별 다른 대답 안 하고 준비된 차량 타고 바로 떠나
김만배 입, 검찰수사 주요 변수…남욱 "천화동인 1호=이재명 지분, 김만배에 들어"
남욱 증언과 다른 입장 밝히면…향후 재판, 진실공방 전개 전망
대장동 비리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구치소에서 석방된 후 "소란을 일으켜서 여러모로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김 씨는 24일 0시 3분경 경기도 의왕시에 위치한 서울구치소에서 풀려난 뒤 "법률적 판단을 떠나서 죄송하다는 말씀도 드린다"며 "향후 재판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4일 구속된 지 385일 만이다.
일부 시민들은 구치소에서 모습을 드러낸 김 씨를 향해 "김만배는 자백해라" "양심선언 해라"며 소리치기도 했다. 이후 김 씨에게 난입한 유튜버로 인해 인파가 뒤섞이는 혼잡스러운 상황이 발생했다.
이 같은 상황에 당황한 김 씨는 취재진의 질문에 별다른 대답 없이 준비된 차량에 탑승했다.
앞서 김 씨는 지난 23일 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을 통해 "어떤 언론과도 인터뷰하지 않겠다"며 "어디서도 따로 얘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 씨는 대신 "재판에 성실히 임하겠다. 법정에서 모든 걸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씨는 자신에 대한 과열된 취재 경쟁을 우려하며 "거주지는 가족뿐만 아니라 주민들이 있으니 피해가 가지 않도록 취재를 자제해 주시기를 부탁한다"고 부연했다.
한편, 화천대유뿐만 아니라 천화동인 1, 2, 3호를 자신과 가족 명의로 소유한 김 씨는 대장동 사업 민간 지분의 49%를 소유해 배당액만 2000억 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의 석방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앞서 석방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남욱 변호사의 폭로 때문이다.
남 변호사는 지난 21일 대장동 재판에서 "천화동인 1호는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측 지분이라고 김만배 씨에게 들었다"고 증언했다. 남 변호사 증언이 김 씨가 말한 걸 바탕으로 하는 만큼, 실제 김 씨가 어떤 입장을 밝힐지가 검찰 수사의 주요 변수가 된 상황이다.
검찰은 남 변호사 증언과 별개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공소장에 김 씨 지분의 24.5%, 약 428억 원은 유동규, 김용, 정진상 세 사람이 받기로 약속했다고 적시했다.
하지만 김 씨가 이런 검찰 판단과 남 변호사 등의 증언을 부인하면 향후 재판은 진실공방 양상으로 바뀔 수도 있다. 실제 김 씨는 지난해 수사 때부터 천화동인 1호는 자신 몫이고 '그분'을 언급한 건 자기 몫을 더 챙기기 위한 거짓말이었다고 주장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