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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종선의 배우발견㊱] 자꾸만 보고 싶은 눈웃음 끝판왕…‘오구실’ 이채은


입력 2022.11.08 14:49 수정 2022.11.08 14:49        홍종선 대중문화전문기자 (dunastar@dailian.co.kr)

배우 이채은 ⓒ출처=네이버 블로그 youseo1211 배우 이채은 ⓒ출처=네이버 블로그 youseo1211

스타 배우가 아니어도, 내 친구도 아닌데, 화면에서 보기 어렵다 싶으면 ‘무슨 일이지’ 궁금해지고 보고 싶은 배우가 있다. 배우로서 매력이 커서기도 하고, 작품으로 만났을 때 흡족하고 행복했던 기억이 있어서기도 하다.


최근 그런 궁금증이 인 배우는 이채은이다. 지난해 말 웨이브 드라마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이후 등장이 드물다.


언제 봐도 해맑은 미소에 밝은 기운, 특히나 눈웃음이 어찌나 사랑스러운지. 쑥스러움과 배려 가득한 몸짓에 동글동글 커트 머리는 귀엽기까지 하다. 긴 머리 시절도 있었지만, 커트 머리가 잘 어울리기로는 1970년대를 풍미한 가수 혜은이와 왕좌를 다툰다.


귀여운 오구실 씨 ⓒ이하 출처=네이버 블로그 fkhlkcjy15 귀여운 오구실 씨 ⓒ이하 출처=네이버 블로그 fkhlkcjy15

보고픈 마음에 지나간 단편영화들, 단막극, 시리즈들을 톺아 보다 웹드라마 ‘오구실’(연출 추강석, 극본 이민혜, 제작 72초TV)에 정착했다. 시즌3까지 3년에 걸쳐 나왔지만 8+8+10부작, 총 28부작에 불과하고 한 회가 1~2분 숏 드라마이기에 단숨에 내달렸다.


한달음에 볼 수 있는 이유는 짧아서만이 아니다. 1분여 이야기에 50분 드라마 한 회의 재미가 담겼고, 한 시즌을 다 보고 나면 장편 드라마 시즌1을 본 것 이상의 감동이 있고, 시즌3까지 보노라면 명작 영화나 소설을 탐독한 듯 삶과 세상에 대한 깊이를 느낄 수 있다. 무엇보다 배우 이채은이 빚은 오구실 씨를 계속 보고 싶어서, 그를 보며 계속 흐뭇하게 행복하게 웃고 싶어서 멈출 수가 없다.


저절로 함께 웃게 하는 배우 이채은의 힘 ⓒ 저절로 함께 웃게 하는 배우 이채은의 힘 ⓒ

어째서 오구실 씨만 보면, 아니 이채은만 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걸까. 아기를 볼 때면 저절로 웃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 아닌가 싶다. 배우 이채은을 보노라면, 그의 조용하면서도 다부진 연기로 탄생한 캐릭터를 보노라면 함께 미소 짓게 된다. 이채은의 눈웃음이, 사람과 세상을 바라보는 따스한 시선이 우리에게로 ‘복사’된다. 뽐내지 않지만, 작품과 캐릭터가 필요로 하는 이상으로 힘주지 않지만, 자신의 좋은 에너지를 우리에게 분유(나눠서 공유)할 줄 안다는 것은 배우로서 대단한 힘이다.


배우 이채은을 몰라도 좋다. ‘오구실’ 단 몇 편만 봐도 그 매력에 빠질 것이다. 찌뿌둥했던 마음이 맑게 갤 것이다.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초년, 나이와 상관없이 사랑이 잘 풀리지 않는 당신, 직장에서 세상에서 받은 상처에 반창고가 필요한 우리에게 해법의 문이 살짝 열리는 작품이다.

다시 만나고 싶은 오구실, 자꾸만 보고 싶은 배우 이채은 ⓒ72초TV 제공 다시 만나고 싶은 오구실, 자꾸만 보고 싶은 배우 이채은 ⓒ72초TV 제공

가수 커피소년(노아람)의 차분한 내레이션으로 들려오는 말들도 참 좋다. 지친 어깨에 위로를 주기도 하고, 잠시 잊었던 삶의 원칙들을 상기시키기도 한다. 이민혜 작가의 글이 참 맛있다.


오구실 역에 이채은을 캐스팅하고, 그 곁에 배우 장세원(세원 역)과 신병수(공 대리 역)를 세운 추강석 연출의 안목도 좋다. 오구실의 직장 상사 임 부장(임태형 분) 캐릭터도 너무 재미있다. 캐스팅보다 더 좋은 건 추강석 감독의 연출력이다. 어쩜 72초에 이리 많은 것을 알차게 담아낼 수 있는지 놀랍다. ‘오구실’은 왓챠, 네이버TV 등 OTT(Over The Top, 인터넷TV)에서 볼 수 있다.

홍종선 기자 (dunasta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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