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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A 압박 우회한 中’…배터리 최대 격전지 된 유럽


입력 2022.09.07 06:00 수정 2022.09.06 20:53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LG에너지솔루션, 유럽 내 새 배터리 공장 부지 검토

CATL, 당분간 미국 계획 접고 유럽 시장 적극 공략

삼성SDI·SK온, 꾸준히 유럽 생산기지 확대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배터리 공장 ⓒ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배터리 공장 ⓒLG에너지솔루션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제정으로 미국 진출 길이 막힌 중국 CATL이 유럽으로 우회하면서, 유럽 시장 내 각축전이 예상되고 있다. 국내 배터리3사 모두 유럽에서 이미 터를 잡아 당장 닥칠 위기는 없지만, CATL의 공세가 유럽으로 집중된다면 시장이 레드오션화될 우려가 있다.


7일 외신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유럽 내 공장을 새로 증설하기 위해 부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지금은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으나, 지난 실적발표회(IR)에서 “유럽은 폴란드를 중심으로 파우치 생산을 확대해 나가는 동시에 원통형을 위한 신규 거점 확보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유럽에서 적극적인 생산능력 확장에 나서는 것은 기존 배터리 공급능력 대비 시장확대가 빠르게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이런 전망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 미국발 IRA의 후폭풍 때문이다. 글로벌 1위 배터리 업체 CATL 역시 유럽 공장 증설을 앞두고 있어 공급자 위주의 유럽 배터리 시장 구도가 흔들릴 수 있다.


미국 진출을 앞뒀던 CATL은 당분간 유럽 투자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CATL은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미중 관계가 틀어지자 미국 증설 계획을 보류했으며, 최근 IRA가 제정되면서 진출길 또한 막히게 됐다. IRA는 북미 현지에서 생산된 배터리 또는 전기차를 대상으로만 7500달러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해 중국산 배터리를 사용한 전기차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CATL은 헝가리 제2의 도시인 데브레첸에서 공장을 증설할 계획이다. 연간 생산용량은 100기가와트시(GWh)다. 유럽 지역 내 가장 큰 배터리 공장으로, 승용차 1000여대의 배터리를 만들 수 있다. 공장은 올해 안에 착공해 5년 반 안에 완공할 예정이다.


SK온 헝가리 1공장(자료사진)ⓒSK온 SK온 헝가리 1공장(자료사진)ⓒSK온

이와 같은 행보에 국내 배터리3사도 경계하는 눈치다. 그동안 중국 내수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했던 CATL이 최근 들어 중국 이외의 시장에서도 높은 성장세를 보여서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CATL은 테슬라 모델3를 비롯한 메르세데스 벤츠 EQS, BMW iX3, Cooper 등의 전기차 판매 증가로 2.2배 가까이 성장하면서 1~7월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 순위에서 3위로 등극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가 중국 내수시장을 이미 장악하고 전세계적으로 확장하려는 움직임이 위협되긴 한다”며 “국내 배터리업계의 유럽 점유율이 높다하더라도 맘 놓고 있을 순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삼성SDI와 SK온도 유럽 내 공장을 꾸준히 확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우선 경계심을 가지고 보고 있으나 기술 격차나 글로벌 생산기지 확보역량에 있어서는 아직도 차이가 많이 나고 있다”며 “따라서 기지를 다변화하고 스마트 팩토리 등을 빠르게 도입해 글로벌 생산기지를 늘리는 데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에 보수적이던 삼성SDI는 유럽 전기차 배터리 생산에 2조원 추가 투자를 확정했다. 헝가리 공장 증설을 포함해 내년 하반기까지 생산 능력을 연간 60GWh 수준으로 확대하겠단 것으로, 헝가리 공장의 기존 생산 능력 대비 70~80% 생산량이 증가될 전망이다.


SK온도 국내외 정책금융 기관을 통해 확보한 2조6000억원을 헝가리 이반차시에서 건설 중인 유럽 3공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총 3조3100억원이 투자되며, 규모는 연간 30GWh다. 오는 2024년부터 양산이 시작된다.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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