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은 없고 계파 싸움만 있는 野 전당대회 [고수정의 참견]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입력 2022.07.14 07:00  수정 2022.07.14 05:04

말뿐만인 쇄신…지지율 오르자 반성 대신 선명성 부각

'공천권 행사' 당 대표 자리 두고 계파 계산에만 분주해

퇴행적 전대선 누가 되더라도 리더십 세우기 어려워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중앙위원회 의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위원회의에서 1호 안건인 당헌 개정의 건을 상정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새 선장을 뽑는 전당대회가 4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전당대회는 정당 최대의 축제이자, 당의 미래와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정치 행사다. 전당대회를 '이슈의 블랙홀'로 부를 정도로 정치권의 모든 관심사가 여기에 묻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나 이번 전당대회는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에서 연달아 패배한 이후 치러진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17~18일 후보 등록을 앞두고 후보들의 출마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당 대표 후보는 공식적으로 출마를 선언한 사람만 5명(강병원·강훈식·김민석·박용진·박주민 의원)에 이른다. 아직 출마를 공식화하지 않았지만, 출마가 기정사실화돼 있는 사람(이재명 의원)도 있다. 여기에 당권 도전 의사를 밝힌 이들까지 더하면 당 대표 후보군만 최소 7명으로 예상된다. 최고위원 후보는 말 그대로 '쏟아지고' 있다. 선출하는 자리는 다섯 자리인데, 후보군만 10여 명에 달한다.


당 대표 후보든, 최고위원 후보든 하나 같이 약속한 건, 두 번의 선거에서 준열한 심판을 내린 국민에게 반성과 성찰의 모습을 보여주고 혁신과 쇄신하겠다 것이었다. 아직 출사표를 던지지 않은 잠재적 후보들도 이를 필수적으로 선언문에 담을 게 분명하다.


하지만 이들의 행보는 반성과 성찰, 혁신과 쇄신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오로지 2년 뒤 총선에서 공천권을 행사할 당 대표 자리를 누가, 특히 어떤 계파가 차지할지 계산에만 분주한 모습이다. '어차피 당대표는 이재명' 분위기 속에서 친명계는 강성 지지층만을 의식해 '이재명 마케팅'을, 비명계는 이에 반격하기 위해 '이재명 때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심지어 한 최고위원 후보는 "여성 최초 캠프 총괄상황실장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이재명 대선 후보의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노골적으로 말하기도 했다.


반성과 성찰 대신 선명성 부각으로 방향을 설정한 후보들도 있다. 이들은 출마 선언 당시 쇄신 보다 "유능한 민주당" "선명한 야당" 강한 야당"을 외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민심과 당심을 깨야 민주당이 다시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면서도, 여전히 민심보다는 당심을 우선하는 퇴행적인 행태를 버리지 못한 것이다.


가뜩이나 이번 전당대회는 시작부터 요란스럽지 않았나. 예비경선룰과 관련해 전당대회준비위원회가 '중앙위원 70%+국민 여론조사 30%'로 변경했지만, 불과 몇시간 만에 비상대책위원회가 원위치시켰다. 그러자 친명계는 "이재명 의원을 컷오프 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반발하며 연판장을 돌렸고, 전준위원장은 사퇴 의사를 밝혔다. 격론 끝에 당무위원회가 비대위 조정안을 철회했지만, 이번 전당대회가 화합과 혁신의 장이 아닌 계파 대립의 장으로만 비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을 실은 모양새만 됐다.


오죽하면 한 당권 주자가 최근 라디오에서 "윤석열 정부가 알아서 주저앉을 것 같은 상황이 되니까 민주당이 '저거 그냥 우리가 이기겠다, 혁신할 게 아니라 기회만 잘 보면 된다' 이렇게 생각하면 진다"라고 우려했을까.


다 알다시피 답은 이미 나와 있다. 미래 비전은 없고 계파 싸움에만 몰두하는 전당대회는 국민으로부터 또 외면 당할 것이다. 계파 손익 계산이 아닌 혁신과 쇄신, 비전을 두고 경쟁하는 전당대회, 내로남불에서 벗어나고 민심을 직시하는 전당대회를 치르라는 게 국민의 요구다. 이와 거리가 먼 전당대회라면 누가 되더라도 리더십을 제대로 세우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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