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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날' 맞은 이준석…당내서도 엇갈린 '징계·사퇴 여론'


입력 2022.07.07 13:41 수정 2022.07.07 13:41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7일 윤리위, '이준석 성상납' 징계 심의

이준석 "해명할 것 없다"며 '의혹 부정'

'李징계 반대'측 "다양성·젊은층 확보"

찬성측은 "당내 갈등 이번에 정리" 주장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6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제1차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6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제1차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본인을 둘러싼 '성상납 의혹'과 관련한 윤리위원회 심의를 앞두고 있다. 이번 징계가 이 대표의 '당권 유지 여부'와 연관된 만큼,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이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당 일각에선 두 번의 선거를 승리로 이끈데다 2030세대를 당으로 유입시키는데 큰 역할을 한 이 대표를 좌시해선 안 된다며'징계반대론'을 내놓은 상황이다. 이들은 특히 이 대표가 낙마할 경우 당 내홍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반면, 일부 당내 인사들은 이 대표에게 제기된 의혹이 당의 위신을 떨어뜨린데다, 이 대표의 언행이 오히려 당내 갈등을 격화시켰다며 이번 기회로 당내 갈등을 정리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으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7일 오후 7시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제4차 윤리위원회를 개최하고 이준석 대표의 '성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을 심의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지난 2013년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로부터 두 차례 성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을 무마하기 위해 본인 측근인 김철근 국민의힘 당대표 정무실장에게 지시를 내려 제보자에게 7억원을 주려고 시도했단 의혹을 받고 있다.


이 대표는 지속해서 본인에게 제기된 성상납과 증거인멸 의혹을 모두 부정해왔다. 앞서 지난 6일 YTN과의 인터뷰에서도 이 대표는 "제가 무슨 증거를 어떤 방식으로 인멸할 것을 어떻게 교사했느냐, 하나도 아는 것이 없다"며 "정확히 뭘 해명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그냥 오라니깐 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제는 이 대표가 당헌당규상 피선거권이 박탈되는 당원권 정지 이상의 징계를 받게 될 경우 당내 권력구조가 얽힐 수 있단 점이다. 이 대표가 징계를 받아 자진사퇴 압박이 거세질 경우 이를 수습하기 위한 조기전당대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조기전당대회가 열릴 경우 현재 차기 당권을 노리고 있는 의원 간의 세력결합 및 충돌이 예상돼 당의 내홍은 더 짙어질 우려가 나온다.


이에 국민의힘 내부에선 이 같은 당 내홍을 우려하며 이 대표의 징계가 적절치 않다는 발언들이 나오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전날 "당은 다양성을 먹고 산다. 이 대표가 물러날 경우 이 다양성이 훼손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오 시장이 언급한 '다양성'은 이 대표 중심의 당내 세대교체와 2030으로 확대된 국민의힘의 젊은 지지층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양성을 위해서라도 이 대표에 대한 징계를 내리지 말아야 한다고 간접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이양희 국민의힘 윤리위원장이 지난달 22일 국회에서 열린 이준석 대표의 성상납 의혹 및 증거인멸교사 의혹 징계를 논의하기 위해 중앙윤리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양희 국민의힘 윤리위원장이 지난달 22일 국회에서 열린 이준석 대표의 성상납 의혹 및 증거인멸교사 의혹 징계를 논의하기 위해 중앙윤리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경남 밀양시·의령군·함안군·창녕군을 지역구로 둔 3선 조해진 의원도 지난 5일 KBS 라디오에서 "이 대표와 같은 젊은이의 참여가 있었기 때문에 우리가 대선과 지선에서 극적으로 이길 수 있었던 것은 분명하고, 당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서도 이런 존재가 필요하다"며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임기가 보장된 대표를 그런 식으로 내보낸다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더 큰 혼란, 수습할 수 없는 위기에 당을 빠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민의힘 한 재선 의원은 "의혹만으로 징계를 내려 당대표 직을 내려놓게 하는 건 과한 처사라는 생각이 든다"며 "대선과 지선을 승리로 이끈 대표를 내쳤다간 후폭풍이 있을 게 분명한만큼 어떻게든 당내 갈등을 잘 중재해 오히려 더불어민주당과의 문제를 잘 해결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당내 일각에선 이 대표에 대한 징계가 합당한 처사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이철규 의원은 5일 본인 페이스북에 이준석 대표를 겨냥해 "길이 아니면 가지말고(非路不走), 말같지 않으면 듣지말라(非話不聽). 지도자의 위치에 있는 자가 새겨 들어야 할 말. 세상 사람들은 스스로 파멸의 길로 들어서며 남탓을 해대는 사람을 후안무치한 자라고 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후안무치는 '뻔뻔스러워 부끄러움이 없다'는 의미의 사자성어다.


최근 이 대표와 지속해서 갈등을 빚은 배현진 최고위원도 본인 페이스북에 "'안 했다. 물의 빚어 송구하다' 이 열 자의 말, 스스로가 확신을 갖고 했다면 간단히 해결됐을 일을 대체 몇 달 째인지. 해야 할 말만 하시라"며 "본인이 20대의 본인과 싸우고 있는 걸 온 국민이 다 아는데, 횡설수설로 시간 흘려 보내기에 이번 한 주는 그를 믿고 지지했던 많은 이들에게 너무나 아쉽고 또 가혹하지 않은가"라는 내용의 글을 올려 이 대표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수사기관의 수사결과가 나와 봐야 아는 것이지만, 분위기 상 이 대표가 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이 대표가 당내에서 너무 많은 갈등을 일으킨 만큼 일단 이를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고, 무슨 이유가 됐건 당에서 혁신위를 띄워놓은 상황인 만큼 제대로 된 개혁을 거쳐 당이 쇄신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이 대표의 공백으로 발생할 2030의 이탈도 어느 정도는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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