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 브롬위치-스토크 시티-헐 시티 승격
TV 중계권료 포함 막대한 자금 배분받아
지난 25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뉴웸블리 스타디움에서는 ‘황금의 땅’ 엘도라도로 갈 수 있는 프리미어리그 승격 플레이오프 최종전이 펼쳐졌다.
올 시즌 챔피언십(2부리그) 3위팀인 헐 시티와 4위 브리스톨 시티 간의 대결로 압축된 이날 경기서 헐 시티의 노장 스트라이커 딘 윈더스(39)는 결승골을 뽑아내며 소속팀을 무려 104년 만에 1부리그로 이끌었다.
이로써 다음 시즌 프리미어리그는 김두현의 소속팀 웨스트 브롬위치와 스토크 시티, 그리고 헐 시티가 이미 강등된 버밍엄 시티, 레딩, 더비 카운티와 자리를 맞바꾸며 20개 팀 구성을 완료했다.
더욱이 6,000만 파운드(약 1230억 원)의 승격축하금을 받은 이들 팀들은 이 외에도 다음 시즌 손에 쥐게 될 어마어마한 TV 중계권료, 입장료 등이 기다리고 있어 입이 함지박만 하게 벌어져 있다.
‘황금의 땅’ 프리미어리그, 승격자체가 돈방석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는 지난 1992년 ‘올드 디비전-1’(1부리그) 소속의 23개 팀이 모여 만든 리그로 이들의 대중적 인기는 불과 10여 년 만에 세계 최고로 괄목 성장했다.
여기에는 일찌감치 ‘싹수’를 감지하고 뛰어든 미국의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의 BSkyB(British Sky Broadcasting)가 프리미어리그 흥행의 일익을 담당했다.
군소 위성방송채널을 합병해 단숨에 영국 최대의 위성방송으로 발돋움한 BSkyB는 막대한 중계권료를 프리미어리그에 투자하며 터줏대감이었던 공영방송 BBC와 최대채널 방송 i-TV를 추월해 버렸다.
사실 프리미어리그 출범 전까지 중계권료의 배분은 1부 리그가 50%를 2,3부 리그가 각각 25%씩 나눠 가졌다. 그러나 BSkyB라는 든든한 후원자를 등에 업은 프리미어리그는 영국 내 TV 중계권료를 독식하며 엄청난 증가추세로 주머니를 불려 나갔다.
또한 각 클럽들 간의 입장료 상승도 프리미어리그를 ‘황금의 땅’으로 만드는데 큰 힘을 보탰다.
영국의 일간 <가디언>은 27일 잉글랜드 서포터 연합이 프리미어리그 경기장 입장료 인상에 따른 반대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올 시즌 관중몰이에 성공한 빅4를 포함한 10위권 내 팀들이 2008-09시즌 입장료를 평균 10%이상 인상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
‘빅4’팀들 중 첼시는 서포터들의 강한 반발로 인해 동결이 예상되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성인좌석기준으로 6%를, 아스널은 100파운드를 인상할 움직임이며, 웨스트햄, 맨시티, 뉴캐슬 등 역시 4%씩 올리기로 결정했다.
여기에 블랙번(12.9%), 토트넘 핫스퍼(10.7%) 그리고 위건(10%)까지 인상대열에 동참하면서 서포터들을 술렁이게 하고 있다.
결국 프리미어리그 클럽들이 연례행사처럼 행하는 입장료 인상은 팬들을 월 50파운드(약 10만원)를 지불해야 시청할 수 있는 유료채널로 몰리게 만들고 있으며, 이렇게 벌어들인 막대한 수입은 고스란히 프리미어리그 클럽에게 재분배되고 있다.
이처럼 프리미어리그는 3개 방송사를 비롯해 스코틀랜드의 위성방송 <세탄타>, 해외송출 재분배권을 가지고 있는 미국 월트 디즈니 그룹의 두 채널 ESPN과 <스타 스포츠> 등을 모두 합쳐 3년간 27억 파운드(약 5조 6000억 원)의 계약을 이끌어 냈다.
이 금액은 프리미어리그 최하위팀도 최소 3000만 파운드(약 620억 원) 이상을 배당받을 수 있는 어마어마한 액수다.
이처럼 거액의 돈을 지급받을 수 있게 되자 프리미어리그에 승격된 팀들은 저마다의 공격적인 투자로 ‘황금의 땅’에 살아남기 위한 전략을 세우고 있다.
웨스트 브롬위치는 벌써부터 맨체스터 시티로부터 임대받은 이스마엘 밀러의 완전이적을 끝냈고, 크리스 번트(셰필드. 3백만 파운드), 레온 바넷(루톤. 250만 파운드) 등의 영입을 마쳤으며 김두현과도 완전이적 계약을 마쳤다.
또한 비싼 이자를 감수하면서까지 대출을 받아 경기장 확장공사를 하는 등 인프라 작업에 착수했고, 프리미어리그 TV중계 시설을 갖추는 것은 물론 앞으로 증가할 관중수를 대비해 이곳저곳에 돈을 투자하고 있다. 물론 이들의 빚은 내년시즌 모두 청산할 수 있다.
지방 소규모 축구클럽에서 ‘황금의 땅’ 엘도라도에 올라 선 이들 승격 팀들이 팀 재정에 살을 찌우는 것은 물론 잔류에도 성공할 수 있을지 프리미어리그의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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