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지침이 전면 해제됨에 따라 지역 공연계도 활기를 되찾고 있다. 이미 코로나 이전 수준을 훌쩍 넘어서고 매진 행렬을 이어가고 있는 수도권과 비교하면 다소 늦은 속도다. 지역의 많은 공연장이 공공기관에서 운영되고 있어 민간공연장이 다수 포진된 수도권보다 회복이 늦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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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에 따르면,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을 제외한 지역의 지난달 티켓 판매액은 113억225만원으로, 전년 동기(45억7568만원) 대비 약 147% 상승했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동기(19억1463만원)와 비교하면 무려 490% 증가한 수치로, 코로나 이전 티켓 판매량을 훌쩍 넘어섰다.
지역별로는 ▲경상도 77억1209만원(전년 동기 35억3713만) ▲충청도 23억407만원(전년 동기 7억5472만원) ▲전라도 5억9612만원(전년 동기 2억9386만원) ▲강원도 3억5953만원(전년 동기 2286만원) ▲제주도 3억3041만원(전년 동기 3274만원)이다.
모든 지역이 전년 대비 최소 2배 이상의 큰 상승폭을 보였지만, 극장 규모별로도 희비는 크게 엇갈린다. 관객 수요의 절반 이상이 대극장으로 쏠리면서 사실상 방역지침 해제 효과가 소극장까지 미치지 않았다는 하소연도 나온다.
지역 중 가장 큰 티켓 판매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경상도의 경우 지난 5월 대극장 티켓 판매액이 66억7681만원이었던 반면 중소극장은 10억3528만원에 그쳤다. 경상도 전체 티켓 판매액의 약 86% 이상이 대극장에 집중되어 있다.
특히 충청도의 경우는 코로나19 이전과 이후, 대극장과 소극장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더 심각해진 지역으로 꼽힌다. 같은 기간 충청도 대극장은 18억3366만원의 티켓 매출을 기록하면서 전체 매출의 약 80%에 웃도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대극장이 약 64%(7919만원)의 티켓 판매액을 책임졌던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수도권에서 시작한 대극장 뮤지컬의 투어가 각 지역에서 열리고, 닫혀 있던 공공극장들이 속속 문을 열면서 티켓 판매액이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뛰어 넘었지만, 소극장의 열악한 환경은 코로나 이전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셈이다.
한 지역 공연계 관계자는 “수도권과 마찬가지로 지역의 대극장도 객석을 100% 회복하고, 만원 관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소극장의 경우 전석 매진은 고사하고 단체관람 역시 코로나19 확산 이전의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오히려 코로나19 이전보다 대극장과 소극장의 간극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공연계에서는 소극장이 위축되지 않기 위해 극장 규모, 장르에 따른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 관계자는 “지역 공연 시장 전체 규모가 확장되는 것은 물론 긍정적인 신호지만, 그 안에서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더 뚜렷해지는 건 공연 생태계의 다양성이 훼손되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면서 “다양성이 상실될 경우 문화산업 전반에 있어서 결코 미래를 긍정적으로 내다보기 힘들다. 대극장과 소극장이 상생할 수 있는 정책, 환경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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