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대출 규제 여파에…저축은행, 유가증권 보유 40% ↑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입력 2025.12.21 12:39  수정 2025.12.21 12:43

지난 9월 말 기준 12조5000억원…전년 동기 比 40.5% 늘어

대출 위축에 수익구조 다각화…각종 시장 변동성 노출 우려도

저축은행이 보유한 유가증권 규모가 올해 40% 이상 급증했다.ⓒ 저축은행중앙회

저축은행이 보유한 유가증권 규모가 올해 40% 이상 급증했다. 부동산 침체와 대출 규제로 대출 여건이 악화되면서, 자기자본을 활용한 투자로 수익을 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저축은행중앙회와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저축은행 79개사의 유가증권 잔액은 총 12조5000억원으로 지나해 같은 기간(8조9000억원)과 비교해 40.5% 늘었다.


유가증권 잔액은 지난 2022년 말 6조7천억원에서 2023년 말 8조2000억원으로 22.4% 늘고, 지난해 말 8조9000억원으로 8.5% 증가했다. 이런 추세에 비해 올해 증가세는 가파른 수준이다.


유가증권 잔액 기준으로는 OK저축은행이 2조798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애큐온저축은행(9975억원), SBI저축은행(8402억원), 웰컴저축은행(7400억원), 한국투자저축은행(6123억원) 등 순이다.


특히, 애큐온저축은행은 올해 유가증권 잔액 증가율이 400%를 넘겼다. 신한저축은행(92.5%), 웰컴저축은행(62.5%), 하나저축은행(48.4%), DB저축은행(31.1%) 등이 그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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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의 유가증권 잔액 급증은 본업인 대출 영업이 위축된 영향이다. 정부의 '6·27 부동산 대책'으로 기존에는 연 소득 최대 2배수까지 가능했던 신용대출 한도가 1배수 이내로 축소되면서 가계 신용대출 공급길이 축소됐다.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도 부동산 경기회복 지연과 각종 규제로 어렵다.


이처럼 본업이 위축되자 저축은행 업계는 이자수익 대신 주식·채권 등 유가증권에 투자하며 수익구조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다만, 저축은행이 보유한 유가증권이 늘어날수록 각종 시장 변동성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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