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정부 “저수율 평년보다 높아 가뭄 우려 적다”
1973년 이후 강수량 최저치…최악의 가뭄사태
밭작물 가격 최대 2배 넘게 뛰어
6일 오후 전남 화순군 사평면 주산리 주암호 상류가 메말라 있다. ⓒ연합뉴스
최근 50년만에 최악 가뭄이 찾아오면서 전국 농가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지난 2월 정부가 농·공업 용수 공급에 자신감을 보였던 것과 대비돼 눈길을 끈다. 가뭄에 밭작물 가격이 최대 2배 넘게 오르면서 어려운 물가 사정에 엎친데 덮친격으로 악재가 계속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월 봄철 영농기를 앞두고 전국에 농업·공업 용수공급이 정상적으로 이뤄 지고 있다는 자료를 냈다. 특히 “저수율이 평년보다 높으며, 향후 강수도 평년과 비슷하거나 많은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가뭄 우려가 적다”고 발표했다.
이어 “농업용 저수지는 평균 저수율은 82.6%로 평년(72.8%) 대비 113.5% 수준으로 가뭄 우려는 없을 전망”이라면서 “주요 수원인 다목적댐과 용수댐의 저수량도 예년 대비 118.4%, 106.2%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발표 후 다음 달인 3월 전국 강수량이 1973년 이후 가장 적게 내린 것으로 나타나면서 가뭄 예·경보가 발표되기 시작했다. 다만 이때도 정부는 전국의 농업용수 분야의 저수지는 평균 저수율이 81.7%로 평년(75.3%) 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농업용 저수지 저수율과 다목적댐 저수율도 평년대비 높였다는 등 큰 문제가 없다는 식의 자료를 발표했다.
일각에선 시급하게 농업용수 공급 대책을 마련해야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저수지 등을 활용해 용수를 공급했을 뿐 별다른 조치 없이 넘어간 셈이다.
결국 이달에 이르러 6개월 전국 누적 강수량(166.8mm)이 평년 강수량(344.8mm)의 절반 수준을 기록하면서 50년만에 최악의 가뭄사태가 벌어지고 나서야 정부는 대응에 급급한 모습이다.
지난 5일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부장관은 서울 도봉구 하나로마트 창동점을 찾아 “심각해지는 가뭄 대응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부랴부랴 진화에 나섰다.
정부가 대응에 급급한 사이, 가뭄에 양파와 감자 등 밭작물 가격은 최대 2배 넘게 치솟았다.
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 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이달 8일 기준 양파 15kg의 도매가격은 1만9760원으로 1년전 9828원보다 101% 올랐다. 한달 전 1만1998원과 비교해도 64.6% 상승했다.
감자도 이달 8일 기준 20kg 도매가가 3만9560원으로 1년전 2만5148원보다 57.3% 상승했다. 깐마늘(국산) 20kg도 8일 기준 17만5667원으로 1년 전 14만6833원보다 19.6% 올랐다.
하지만 이들 작물의 최대 수확기가 6월인 점을 감안하면 아직 가격이 더 치솟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는 밭작물 생산·유통 등을 지원하고 가뭄 대책 상황실 운영 방안도 검토 중이지만, 당분간 큰 비소식이 없어 열매를 맺지 못하거나 맺더라도 상품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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