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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역설…세계 군비증강에 K방산 수출 '청신호'


입력 2022.06.07 06:00 수정 2022.06.03 17:36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전쟁 장기화에 K방산은 수출 기회 늘어났다

유럽·동남아 주요국은 국방예산 증가율 두 자릿수

올해 K방산 수출 실적 '100억달러' 이상 기대

지난달 1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주 말라 로한의 들판에 파괴된 전차들이 놓여 있다. ⓒ뉴시스·AP 지난달 1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주 말라 로한의 들판에 파괴된 전차들이 놓여 있다. ⓒ뉴시스·AP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길어지면서 세계 각국이 군비를 늘리고 있다. 유럽 지역 내에서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 국가를 중심으로 국방 예산이 늘어나는 상황이 무기를 수출하는 국내 방산 업체들에게는 기회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방산 수출 실적은 100억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난 1월 약 4조원대의 천궁2 지대공미사일 수출 계약을 맺었고, 2월에는 2조원대의 K-9 자주포 수출 계약에 성공했다. 여기에 북미와 유럽, 동남아, 중동 등 지역 국가들로부터 추가적인 수출 계약이 언제든 성사될 수 있는 상황이다.


앞서 폴란드 국방장관은 지난달 31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와 한화디펜스, 현대로템 등 국내 방산 업체들을 차례로 방문해 무기 수출 등에 대해 논의했다.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기 위해 수요가 늘어나자 한국 방산 업체를 찾은 것이다.


폴란드 측은 회담에서 한국에 전차와 장갑차, K4 고속유탄기관총 등의 수출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무기 수입을 늘리는 건 폴라드만이 아니다.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유럽 전역의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졌다. 이미 2010년 중반부터 꾸준히 국방비를 늘려왔던 세계 각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명분으로 국방비 증액을 가속했다. 유럽과 동남아시아 주요국은 연간 두 자릿수 이상의 국방예산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방위 산업은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기회를 맞게 됐다. 우리나라 방산업계는 이미 지난 5년 동안 크게 성장했다. 지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 동안 우리나라의 글로벌 무기 수출 실적은 직전 5년 대비 177%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글로벌 무기 수출 비중은 2.8%로 세계 9위 수준에 그쳤지만, 성장률로만 보면 독보적이었다.


지난해 방산 수출 실적은 역대 최고 수준이 70억 달러를 넘어서, 최초로 무기 수출액이 수입액을 상회했다. 올해도 '가성비'를 인정받은 국산 전차와 장갑차, 미사일 등을 중심으로 활발한 수출이 기대된다.


지난해 10월 23일 제8기 국민조종사들이 탑승한 국산항공기 FA-50, T-50 4기 편대가 대형을 유지하며 선회하고 있다. ⓒ공군 지난해 10월 23일 제8기 국민조종사들이 탑승한 국산항공기 FA-50, T-50 4기 편대가 대형을 유지하며 선회하고 있다. ⓒ공군

한국항공우주(KAI)는 수출 주력 기종인FA-50 수출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KAI는 지난달 동유럽 슬로바키아 수도 브라티슬라바에서 열린 국제방산전시회(IDEB 2022)에 참가해 FA-50 마케팅을 펼쳤다.


고등훈련기 T-50을 개량해 무장 능력까지 갖춘 FA-50은 훈련기와 격롱격기로 동시에 활용할 수 있어 해외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폴란드가 FA-50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폴란드 측은 36개월 내에 FA-50을 납품할 수 있느냐는 질의서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폴란드 외에도 노후 전투기 대체가 시급한 체코, 헝가리, 오스트리아 등 유럽 일부 국가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 초 우리나라 대표 지대공 유도무기인 천궁2 수출에 성공한 LIG넥스원은 이 수출을 계기로 국제 사회 경쟁 무대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 국산 유도무기의 첫 수출로 해외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기 시작한 시점에, 세계 각국의 국방 예산이 증가해 추가 수주 가능성이 열렸다.


한화디펜스가 생산하는 K9 자주포는 지난해 12월과 올해 2월에 호주와 이집트에 각각 1조원대와 2조원대의 수출 계약 소식을 전했다. 올 하반기에는 호주로 레드백(Redback) 장갑차 추가 수출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현대로템이 생산하고 있는 K2흑표 전차도 노르웨이, 폴란드 등 러시아 인접국에 대한 수출을 타진하고 있다. K2흑표는 최신형 4세대 전차임에도 동 세대 전차인 미국 M1에이브럼스, 독일 레오파르트2 대비 가격은 훨씬 저렴하다는 강점을 지니고 있다.


SK증권 나승두 연구원은 "전 세계적으로 국방예산이 증가하는 시기에 진입한 상황에서 우리나라 방위 산업은 해외 시장에서의 다양한 기회를 맞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미국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한미 국방상호조달협정(RDP) 체결 논의가 시작된다는 점도 고무적"이라며 "올해 우리나라 방산 수출 실적이 100 억 달러를 상회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예상해본다"고 덧붙였다.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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