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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히든캐스트(87)] 잔상이 오래 남는 배우…‘데스노트’ 김시영


입력 2022.05.22 12:16 수정 2022.05.22 12:16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6월19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7월1일~8월14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연장공연

뮤지컬에서 주연배우의 상황을 드러내거나 사건을 고조시키는 배우들이 있습니다. 코러스 혹은 움직임, 동작으로 극에 생동감을 더하면서 뮤지컬을 돋보이게 하는 앙상블 배우들을 주목합니다. 국내에선 ‘주연이 되지 못한 배우’라는 인식이 있는데, 이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홍광호·김준수·고은성·김성철·강홍석 등의 배우의 출연으로 개막 전부터 일찌감치 올해의 화제작으로 주목을 받은 뮤지컬 ‘데스노트’는 1차 티켓 예매부터 현재까지 매번 ‘피켓팅’(피 튀기는 티켓팅)으로 예매처 서버를 다운시켰고 모든 회차의 객석점유율 100%, 역대 최단기 전회 매진 행렬을 기록하고 있다.


‘데스노트’ 작품 자체의 완성도, 스타 배우들의 캐스팅 덕도 있지만 매 공연마다 꾸준한 호평이 나오는 건 배우들의 흡인력 있는 연기 때문이다. 특히 데스노트에 이름이 적히게 된 FBI 수사관이 자신의 의지가 아닌, 데스노트의 힘에 따라 지하철로 뛰어드는 장면의 잔상은 유독 오래 남는다. 씬 자체의 임팩트도 강하지만, 이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 김시영의 디테일한 눈빛, 표정 연기가 압권이다. 순식간에 등장했다 사라지는 캐릭터지만, 김시영의 10년 연기 내공이 응축되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오디컴퍼니 ⓒ오디컴퍼니

-2012년 뮤지컬 ‘영웅’ 데뷔해 올해 10주년을 맞았어요.


포기하지 않고 하다 보니 벌써 10년이 흘렀네요. 10년 동안 참여했던 작품 하나하나가 모두 의미 있는 순간들이었어요. 그 10년을 되돌아 보면 ‘이게 내 길이구나’라고 생각하는 순간들이 참 많았던 것 같아요. ‘잘했다 김시영. 앞으로도 잘하자 김시영’이라고 스스로에게 말해주고 싶어요(웃음). 앞으로의 10년이 더 기대가 되고 기다려집니다.


-10년 동안,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도, 주저앉고 싶었던 순간도 분명 있었을 것 같은데요.


포기하고 싶은 순간들은 있었죠. 하지만 옆에서 이끌어주는 배우님들이 많아서 포기하지 않고 계속 했던 거 같아요. 굳이 얘기하자면, 특히 강동주 선배님에게 많은 이야기를 듣고 힘을 얻었던 것 같아요. 힘들 때마다 저를 잡아주시고 이끌어주신 선배님입니다(웃음). 살아가다 보니 제일 많이 느꼈던 건 대화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었어요. 그 사람이 저에겐 강동주 선배님이었고요. 정말 큰 힘이 됐어요.


-현재 ‘데스노트’에 출연하고 계시죠.


네, ‘데스노트’는 ‘선’과 ‘악’을 모두 보여주는 작품인 것 같아요. 합격한 이후 기대도 되고 걱정도 됐어요. 말 그대로 복잡한 기분이었죠.


-FBI 수사관으로 데스노트에 이름이 적혀서 스스로의 의지와 다르게 뛰어 내리는 씬이 정말 인상 깊더라고요.


원작을 찾아보며 어떤 인물인지 찾아보고 흉내도 내봤지만 짧은 순간에 다 보여줘야 한다는 것에 부담이 되기도 했어요. 한마디로 힘들었습니다. 하하.


-씬 자체도 워낙 강렬하지만, 김시영 배우의 눈빛, 표정의 잔상이 오래 남던데요.


그 씬에서 함께 연기하는 홍광호 선배님과 고은성 배우가 주는 에너지가 어마어마해요. 그걸 받고 집중하다보니 그렇게 보였던 것 같아요.


-FBI 수사관 역 외에 직접 연기하는 캐릭터 중에 애착이 가는 인물이 있다면?


극중 시부야에서 택배원 역으로도 등장해요. 코로나19로 힘들 때 실제로 제가 배달 일을 했던 적이 있는데, 그때 생각이 나더라고요(웃음). 무대에서도 보여줄 수 있다는 게 재미있고 즐거운 경험이었어요.


-‘데스노트’ 중 가장 애정하는 넘버(혹은 장면)가 있다면요?


극중 넘버 중 ‘데스노트’가 있는데, 그 넘버가 제일 애정이 가요. 자신을 믿고 자신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마음이 저에게 용기를 주거든요.


-다음 시즌의 ‘데스노트’에 또 출연하게 된다면 맡고 싶은 역할이 있을까요?


‘엘’ 연기를 해보고 싶어요! 왜냐하면 제가 천재가 아니라 천재 연기를 해보면 어떨까 생각해 봤습니다(웃음).


-앙상블 배우로서 작품에 참여하면서 어떤 고충이 있는지도 궁금해요.


이번 ‘데스노트’를 하면서 몸을 더 쓰고 싶은 데 극에서 짧게 순간순간 걸음걸이 하나하나로 보여드려야 해서 어려웠어요. 이 부분은 제가 해결해 나가야하는 부분인 거 같아요. 그래도 관객분들이 알아봐 주시고, 선·후배 그리고 동기들이 인정을 해주실 때마다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주·조연 배역에 대한 갈증은 없나요?


없습니다! 앙상블과 주·조연 모두 같다고 생각해요. 주연, 조연, 앙상블 그 무엇이든 주어지는 역할에 최선을 다해 잘하는 배우로 기억에 남아야죠.


-그간 많은 작품들을 해왔는데요.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 하나를 꼽자면?


모든 작품이 다 기억에 남고 소중해요. 굳이 한 가지를 꼽자면 전 작품인 ‘빌리 엘리어트’를 말씀드리고 싶어요. ‘데스노트’의 전 작품이기도 하고, 어린 배우들의 에너지가 성인 배우들보다 뛰어난 모습을 볼 수 있는 공연이거든요. 많은 걸 기억하고 싶은 작품이에요.


-앞으로 꼭 해보고 싶은 캐릭터, 혹은 작품이 있나요?


하고 싶은 캐릭터보단 작품이 많은 거 같아요. 지금까지 참여하지 못했던 작품들은 다 하고 싶어요! 너무 욕심인가요? 하하.


-김시영 배우가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변하지 않고 지켜온 신념이 있다면요?


매순간 다치지 말고, 아프지 말고, 사고 나지 않게, 최선을 다해서, 안전히 무대에서 ‘잘’하자!


-김시영 배우의 앞으로의 10년은 어떤 모습일까요?


지금과 같이 같은 모습이었으면 좋겠어요. 모두는 아니겠지만 인정받는 선배이고 배우이고 싶어요. 처음은 모두 두렵고 걱정이 되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 부딪히고 도전하고 잘 하고 싶습니다. 그러다 보면 저의 모습을 통해 새로운 꿈을 꾸는 사람도 생기지 않을까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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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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